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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 외국인 범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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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적 외국인 범죄 급증
  • 송희정
  • 승인 2007.05.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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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대비 140% 늘어...전문가 “한국문화 적응프로그램 마련해야”
구로관내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저지른 범죄도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만취한 30대 조선족 남성
술주정 나무라던 행인 살해

최근 구로지역에서는 술에 취한 30대 조선족 남성이 자신의 술주정을 꾸짖었다는 이유로 40대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구로경찰서는 지난 4월 29일 가리봉동의 한 술집 앞에서 자신의 술주정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행인 박모(44)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엄모(38)씨를 긴급체포했다.

이날 엄씨는 만취한 상태에서 길가에 주차된 오토바이를 발로 차는 등 술주정을 하다가 지나던 박씨가 “왜 술주정을 하느냐”며 나무라자 평소 갖고 다니던 등산용 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날 박씨의 동생(38)도 형을 도우러 왔다가 박씨가 휘두른 칼에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엄씨는 지난 2005년 8월 취업비자로 입국한 조선족으로, 금천구 가산동에 소재한 한 제조회사에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족 범죄 현황 = 중국 국적의 외국인 범죄가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구로지역에서 검거된 중국 국적의 외국인(조선족 포함) 수는 지난 2005년 239명에서 2006년 577명으로 무려 140%(338명)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폭력이 78건에서 159건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절도는 8건에서 11건, 살인․강도․강간은 단 한 건도 없다가 지난해 각각 1건, 7건, 1건이 늘었다.

2006년의 경우 중국인 범죄 검거인 수는 구로지역에서 발생한 총 외국인 범죄 검거인 수의 97.8%를, 내․외국인 전체 범죄 검거인 수의 3.0%를 차지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중국 국적 검거인 수에는 한족 등 다른 민족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가리봉동 등 조선족 집단거주지가 많은 구로지역의 특성상 조선족이 대부분이다”며 “구로관내 거주하는 조선족 수가 증가하면서 범죄를 저질러 검거되는 조선족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책 마련 시급 = 중국계 이주민들의 권리회복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조선족 범죄에 대해 중국이라는 대국 안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남기 위해 체득한 ‘전투적인 생존방식’이 별다른 여과 장치 없이 표출된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김용필 <중국동포타운신문> 편집국장은 “중국동포들의 근본심성이 악해서가 아니라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다보니 상대방으로부터 모멸감을 느끼면 힘이 약하더라도 싸워서 이겨야한다는 기질이 몸에 배어 있다”며 “그들의 문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순화시키고 한국의 문화를 체득하게 할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최황규 서울중국인교회 목사는 이러한 조선족의 기질을 한마디로 ‘칼의 문화’라고 설명한다.

최 목사는 “조선족의 초기 이주역사를 보면 한족 등의 압박에 대항하고 방어하기 위해 강인한 전투력, 즉 ‘칼의 문화’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은 ‘법의 문화’가 통하는 곳임에도 이곳으로 이주한 많은 조선족은 아직 과거의 문화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목사는 “조선족 범죄는 중국동포들의 문화와 한국인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문화적 충돌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동포사회는 스스로 한국사회에 적응키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 경찰은 법의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교회 등과 협조체계를 구축, 다양한 문화 적응훈련과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로구 통계를 보면, 중국 국적의 외국인 등록현황은 지난 2000년 586명에서 2002년 1,158명, 2004년 6,636명, 2005년 9,410명으로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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