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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인권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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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인권은 어디에…
  • 송희정
  • 승인 2006.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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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교사가 동료교사 성폭행 충격
학생의 모범이 돼야할 현직 교사가 같은 학교에 근무한 동료 기간제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주민들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네티즌들에 의해 인터넷상으로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피해자 인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로경찰서는 지난 15일 구로 관내 모 중학교 교사 왕 모(28)씨를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 인터넷 선정․ 인신공격 ‘위험수위’
경찰에 따르면 왕씨는 지난 1월 9일 광명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기간제 여교사의 송별회 회식자리를 마련, 이날 함께 자리했던 동료 교사 2명이 집으로 돌아간 뒤 술에 취한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해자 왕씨는 경찰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은 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피해자인 여교사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법률 자문을 받은 뒤 경찰에 해당 교사를 고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교사가 작성한 사건경위 및 심정에 대한 글이 제3자에 의해 인터넷으로 무작위로 퍼다 날라지면서 이번 사건은 본질이 가려진채 선정적, 인신 공격적 표현이 인터넷을 뒤덮고 말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을 보면, 사회적 약자인 피해 여성이 겪었을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얘기는 온데간데없고,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인신공격과 선정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여성 성폭행 사건을 3류 소설인양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낮은 성의식 수준을 재확인하는 듯해 씁쓸할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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