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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과 함께 박경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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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과 함께 박경양 목사
  • 공지애
  • 승인 2005.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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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98 ] 결식아동 방과후교실 7년째 운영...“아동보호는 지역에서부터”
구로구 궁동 평화의교회 박경양 목사는 7년째 지역빈곤아동을 위해 신나는 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는 미래의 주역입니다. 지역의 아이가 굶고 있다면 미래가 굶는 것이고, 지역의 아이가 분노하고 있다면 미래가 분노하는 것입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회장으로 전국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박 목사는 궁동에 교회를 세우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실천할 일을 찾아다니다가 소외와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현안 중에 최우선이 바로 ‘교육’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 실정에 있어서 교육은 한 개인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역 빈곤아동을 위한 방과후교실을 열었다.

“궁동에 의외로 소외된 이웃이 많더라고요. 이 지역에서 신나는집이 혼자 서기 힘든 아이들이 언제든 기댈 수 있는 곳이 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빈곤아동, 위기아동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지만 부모가 할 수 없다면 그 지역에서 돌보는 것이 이치라고 박 목사는 힘주어 말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고 정체성을 찾게 되면서 자신이 가난한 아이로 구분되는 것이 싫고 자존심 상해 신나는 집을 떠나기도 한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청소년 문화교실’이다. 빈곤아동 뿐 아니라 지역의 중고생 청소년이라면 누구든 어우러져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방과후교실 아동이 평균적으로 학습이 뒤처지는 이유가 바로 취학 전 선행학습을 할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박 목사는 또 한 번 대형사고를(?) 쳤다.

‘빈곤아동을 유아교육에서 고등교육부까지 논스톱으로 돌볼 수만 있다면 적어도 성인이 되어 사회에 부담이 되지 않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어린이집을 시작하게 되었다. 공동육아형태로 이루어지는 어린이집에는 전체 아동의 20-30%가 빈곤아동으로 무상보육을 받고 있다.

그 뿐 아니다. 환경문제에도 적극적인 박 목사는 신나는집 먹거리의 50%가량을 친환경으로 제공하고 있다. 싸고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비만을 일으키기 쉬운 패스트푸드로 인해 아동비만이 늘고 있으며 이는 평생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나는집을 시작할 때부터 나오던 아동이 지금 중3과 고1이 된 남매다. 이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능력이 없는 아버지와 살고 있었다. 자신들이 정부보호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박목사는 이들에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제출에서부터 임대주택 신청까지 도와주기도 했다. 이들 남매는 가양동 한 임대주택으로 이사를 했고 그 지역 방과후교실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신나는집이 좋다며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면서 이곳으로 나온다.

“아이들은 집이나 학교에 있는 시간보다 신나는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요. 보통 학생들은 쉬는 날을 좋아라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쉬는 날을 제일 싫어해요.”

그만큼 가정이나 학교에서 느끼지 못하는 채우지 못하는 것을 신나는집에서 충족하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현재 빈곤아동으로 추정되는 수는 100만에서 160만 정도지만, 사회보호를 받는 아동은 불과 15만 정도라고 말하면서 사회의 유해환경에서부터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역할을 각 지역에서 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거창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는 것보다, 정말 지역의 소외된 아동에게 필요를 헤아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본다면 누구든 용기 있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사회의 시민운동단체라든가 종교계가 앞장섰으면 하는 견해를 피력했다.

서서히 대안학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박목사는 지금의 어린이집, 신나는집, 청소년문화학교를 다듬으면 그것이 바로 대안학교 아니겠냐며 끊임없이 지역주민과 비전을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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