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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살아가는 사람들 ] 결식아동에 연극지도, 윤영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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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살아가는 사람들 ] 결식아동에 연극지도, 윤영미씨
  • 공지애
  • 승인 200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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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_ 연극으로 불어넣는 희망
일반적으로 연극이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 올려 관객에게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한다면, 교육연극은 ‘결과물보다는 공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중심을 싣는 것’이다. 즉 교육연극은 연극이란 매개체를 빌려 놀며 배우는 활동이다.

윤영미(35)씨는 5년 동안 교육연극 지도자로 활동 해왔다. 2001년부터 1년 넘게 푸른교실공부방(고척동)에서 결식아동 연극지도를 했었고 작년부터는 파랑새나눔터공부방(구로3동) 아동들의 교육연극을 맡고 있다.

“부모 사랑을 받지 못한 애정결핍으로 인해 도박에 빠지기도 하고, 아동방치로 인해 컴퓨터 중독이나 포르노 중독으로 왜곡된 성 가치를 갖게 되기도 해요. 이런 문제들을 방과 후 교실 담당교사와 연극 교사가 하나하나 풀어 간다면 완전한 치료까지는 아니어도 치유는 가능합니다.”

과정극은 전체적인 구도만 제시하면 그 안에서 학생들이 갖가지 상황과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연극이다. 처음 연극지도를 시작했을 때는 학생들이 서로 싸우고 규칙을 지키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 아예 수업을 일찌감치 접고 온 날도 있었다. 그런 날엔 영락없이 몸살이 난다.

그런 아이들에게 차츰 변화가 생겼다. 감정 조절 능력이 생기고, 상황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기초적인 법칙을 배우게 된 것이다. 1년 정도 연극을 진행하다보면 아이들에게 표현력과 창의력이 커지게 되고 연극의 맛을 알게 된다.

“그 때부터는 무대에 올리는 공연 만들기가 가능해져요.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중요한 경험이 되거든요. 지난 3월 파랑새 학생들과 “꼬마 도깨비의 하루”라는 공연을 무대에 올렸어요.“

교육연극에 참여했던 학생 중에는 직장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어 찾아오기도 한다. 당시 연습했던 대사도 잊지 않고 이야기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더듬는다. 그들 중에는 자신들이 받은 대로 봉사의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섬기는 자리에 있는 제자들을 볼 때 가장 가슴 뿌듯하다고 윤 씨는 말한다.

교육연극 워크숍에 참여하는 대상은 주로 교사들이다. 학생 지도를 위해 배우러 왔다가 교사 자신이 변화되어간다. 즉 성인에게도 교육연극은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윤씨는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지원이 늘고 교육연극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공지애 기자>homekong@ku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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