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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구의회 행정사무감사 | 현장속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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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구의회 행정사무감사 | 현장속 이모저모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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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님들은 외출 중” "너무 이른 노트북 구입?"
구집행부에 대한 구의회의 2004년도 행정사무감사가 지난달 19일 6일동안에 걸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난 구집행부에 대한 의회측의 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은 총 126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32건(20%)이 줄어들었으며, 건의사항도 44건으로 전년에 비해 26건(37%)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수범 사례의 경우도 총 28건으로 전년에 비해 절반정도인 22건(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결과보고서는 예전 것과 비교해 한층 얇아졌다.

이러한 행정사무감사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건수 올리기에 혈안이었던 예년에 비해 핵심 사안을 집중 파고들어 심도 깊게 다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의원 다수를 차지하는 한나라당측 의원들의 ‘봐주기식’ 감사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서로 엇갈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구정 전반에 대한 정책감사 및 방향 제시 보다는 지역별, 사안별 등 다소 지엽적인 문제에 치중, 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감사의 본래 취지와 역할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현안 챙기기 및 주요 이슈에 대한 업무보고식 감사 행태 등도 여전한 것으로 지적돼 의원들의 자질과 준비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행정사무감사 현장 이모저모를 통해 2004년 행정사무감사 전반을 짚어보도록 한다. 〈편집자 주〉


○....... “윤 의원님들은 외출 중”
대체적으로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의원들의 사전 준비와 성실한 태도로 전에 없이 활발하고 열띤 분위기로 진행됐다는 게 의회 안팎의 중론. 지난 14일부터 강·총평이 열린 지난 19일 전날까지 대부분의 의원들은 하루평균 6시간씩 강행군을 이어가며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감사에 임했다.

특히 김종구(개봉1동)의원은 다리 수술로 지난달 1일 퇴원, 미처 기브스를 풀지 못한 상태에서 목발을 짚고 감사장에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 동료의원들의 격려와 박수를 받기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소 불성실하게 감사에 임한 의원들의 행보는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 밖에 없었는데 바로 윤주철(구로5동,도시건설위 소속)의원과 윤준태(구로6동,도시건설위소속)의원이 대표적인 경우.

구로구축구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윤주철의원은 감사 이틀째인 지난달 15일 생활체육축구협회 서울시 25개구 회장단의 중국축구 친선교류를 위해 중국을 방문, 감사 강·총평이 있던 19일에야 귀국했다. 윤의원은 출국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방문일정과 겹쳐 운영위에 감사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관철이 안 돼 부득이하게 감사에 참석하지 못 한다”며 “주요 검토 및 질문 사항들은 사전에 동료 의원들에게 위임해 놓았다”고 밝혔다.

한편 윤준태의원은 감사기간중 감사장내 가장 얼굴보기 힘든 의원으로 꼽혔다. 지난 16일의 경우만 해도 본지 자체 시간체크 결과 윤의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식사시간을 제외한 총 4차례에 걸쳐 3시간여 동안 감사장 밖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출타 사유에 대해 윤의원은 “현장 감사를 다녀왔을 뿐”이라고 답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디를 누구와 무슨 목적으로 다녀왔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대답을 회피했다.

○....... “뭐가 문제냐?” 뒤바뀐 역할
감사 시간의 효율성을 고려해 도입한 정회상태에서의 ‘1대1 대면’ 감사 방식은 의원별 다양한 주제의식을 갖고 사안에 심층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들의 준비 및 자질 부족으로 문제 핵심에 접근치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 감사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지역에서 불거진 주요 이슈들에 대해 담당 공무원을 불러 앉혀 “뭐가 문제냐?”고 오히려 반문, 담당 공무원이 장시간에 걸쳐 문제점을 설명하고 개선책을 보고하는 역할이 뒤바뀐 촌극이 벌어지기도.

일부 사안에 대한 중복 감사도 여전해 몇몇 담당부서 직원들은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의원들 앞자리 이쪽저쪽을 옮겨 다니며 동일한 내용을 감사받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기도.
집행부측의 한 인사는 “거의 모든 의원들에게 불려 다녔지만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핵심을 찌르며 향후 정책 방향까지 제시하는 의원들은 소수일 뿐”이라며 일부 의원들의 느슨한 감사태도를 꼬집었다.


○.......“제발 자리좀 지켜달라”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내무행정위원회와 도시건설위원회 나눠져 각각 구청3층 기획상황실과 5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는데 감사장의 분위기도 이들 위원회별로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구 살림살이 전반에 대한 다소 민감한 사안을 주요하게 다루는 내무행정위의 특성상 이곳 감사장의 분위기는 고성과 열띤 격론의 장이었던 것에 비해 주로 기집행된 사업들을 다루는 도시건설위는 큰 소리 없이 다소 차분하게 진행 됐다.

이러한 감사장 분위기와는 별도로 감사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행보도 바빴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의원들이 출석 요구한 담당 공무원들을 즉각 감사장으로 불러오는 일.

한 감사장에선 평소 업무를 수행키 위해 다수의 공무원들이 해당부서로 돌아가 감사장내 공무원대기석이 텅 비자 “제발 자리를 지켜 달라”는 사무국 직원의 호소가 잇따르기도.
이에 대해 사무국의 한 직원은 “하루 종일 감사장에 매여 있어야 하는 공무원들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1년에 한번 있는 ‘감사’인데 부서 직원 중 한명 정도는 앉아 있는 게 의원들에 대한 기본 예의 아니겠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 너무 이른 노트북 구입?

이번 행정사무감사장에는 의원별 개인 노트북이 최초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노트북은 올해 예산에 반영된 자산취득비 3991만원을 들여 의원 전용으로 구의회 차원에서 일괄 구입한 것.

하지만 한 대당 190만원에 달하는 노트북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활용도는 미비했다.
홍준호의원, 백해영의원, 김호승의원 등 일부 젊은 의원들은 각종 자료 검색 및 감사보고서 작성에 노트북을 십분 활용, 감사가 끝난 후 “많은 도움이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상당수 의원들은 노트북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낀 듯 감사기간중 노트북을 켜두지 않거나 아예 갖고 오지도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중에는 60대의 나이 많은 의원들은 물론 40~50대 젊은 의원들도 적지 않았으며, 위원회별로는 도시건설위원회 위원들의 이용률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와관련해 한 의원은 “사용도 잘 못하는데 가져 와 봐야 짐만 되고 해서 집에 두고 왔다”며 “공무원들 보기 부끄럽게 양 손가락으로 띄엄띄엄 두드리는 것보다 아직은 종이에 쓰는 게 더 편하다”고 밝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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