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1 10:05 (수)
구청장비서실장이 취재를 막은 진짜 이유는?
상태바
구청장비서실장이 취재를 막은 진짜 이유는?
  • 최대현
  • 승인 2004.02.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일 오후6시경 공무원노조 구로구지부가 구청장실을 점거 중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구청으로 달려갔다. 그동안 줄기차게 구 집행부에 승진심사위 노조참여 다면평가확대 등의 인사제도 개선을 요구해온 구로구지부에 대해 구 집행부측이 계속 요구를 외면하자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6시10분경 구청3층 구청장실에 도착해 노조 조합원들이 둥그렇게 앉아있는 모습을 촬영하려던 찰나, 일어선 채로 노조원들과 얘기를 나누던 박평길 구청장비서실장이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구로타임즈에서 왔다”고 하자마자 비서실장의 태도가 돌변하더니 “구로타임즈는 안된다”며 두 팔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취재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박 실장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박 실장을 비롯한 구청장비서실 직원들의 저지로 구청장실에서 쫓겨나, 취재를 하지 못했다.

얼마 후, 노조조합원들과 함께 다시 취재를 시도했지만, 박 비서실장은 조합원들에게 “구로타임즈는 제발 부탁이다”고 애원(?)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똑같은 이유로 끝까지 공무원노조원들로 채워진 구청장실 현장 취재를 봉쇄했다.

이번 사태는 지역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의 정도를 추구하고 있는 ‘구로타임즈’란 존재에 대해 얼마나 부담을 갖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낸 취재현장이었다. 취재를 막는 이유가 “소송중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상식 밖이지만, 구청장실 점거현장 취재를 막는 구청장 비서실장이면서 소송이 종료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 또한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소송은 그가 스케줄등을 관리하고 있는 양대웅 구청장이 ‘시책업무추진비가 구청장판공비와 전혀 무관한 것’이라는 것등을 주요 골자로 구청장과 개인자격으로 두차례에 걸쳐 구로타임즈를 상대로 2억원대의 출판물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근 1년이 다 된 지난해 11월 법원조정으로 일단락된 바 있다. 어쩌면 소송이 끝난 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시책업무추진비가 규모야 어떻든 일명 ‘구청장 판공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으로 마무리 된 데 대한 감정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사태는 국민과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가 중앙보다 바로 이처럼 견제와 감시의 눈길이 취약한 지자체에서 더 교묘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지역내의 뉴스를 생생한 현장취재를 통해 주민의 시각에서 담아내려는 구로타임즈같은 신문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날 기자가 현장에 도착하기에 앞서 모 지역신문과 모 특수일간지등 2개신문사에서 취재를 해 갔다. 이들의 취재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구청장비서실장이 유독 구로타임즈에 대해서만 취재를 막아, 옆에서 지켜보던 공무원 노조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박 비서실장의 취재봉쇄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을 취재해간 신문 두 곳중 어느 곳에서도 관련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박 비서실장의 이날 취재봉쇄가 구청장의 의중이나 언론관과 무관한, 비서실장만의 뜻이었는지, 또 구로타임즈의 현장취재를 끝까지 저지하면서까지 알려지기를 꺼려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묻고싶다. 박평길 구청장비서실장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

* 구로타임즈 /최대현 기자 juleum@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