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시장 중간쯤에 위치한 한 가게는 평소 꽉 차있던 닭 냉장고가 텅텅 비어있고, 활기차게 닭을 손질하던 주인마저 아예 자리를 비워버렸다. 제사 때문에 닭은 사러왔다는 한 주민은 10여분간 주인을 기다리다 “한창 시간에 주인이 자리를 비울 정도로 안 될 정도인 줄은 몰랐다”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
쇠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구로공단역 인근에서 쇠고기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광우병 보도 뒤 손님이 거의 없어 돼지갈비와 삽겹살 메뉴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쇠고기 음식점은 ‘100% 한우’, ‘돼지갈비 실시’ 등의 현수막을 걸고 홍보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구로지역내 음식점회원업소가 3000여개에 이르는 한국음식업 중앙회 구로구지회의 한 관계자는 “육류 관련 음식점들은 피해가 워낙 심해 일부에서는 메뉴를 바꾸거나 업종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봉동 남부순환로인근에 있는 한 고기전문점은 최근 해물탕으로 완전히 전환했으며, 유명한 육류전문 한식회관들도 아구찜, 해물탕등의 생선류를 새로운 주 메뉴로 선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내 상당수 음식점들이 조류독감 등으로 이처럼 어려워지자, 음식업중앙회 구로구지회는 지난12일 구로구청에서 구로역까지‘닭과 오리,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대 주민캠페인 행사를 연데 이어 앞으로 다각적인 육류 안전 홍보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편 오리농장 운영및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구로구청 청소행정과는 매일 방역을 진행하며 혹시 모를 조류독감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3000여 마리의 오리 중 10마리에 대해 조류독감 혈청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안전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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