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분들과 이렇게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그리고 그 결과, 우리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참여해 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도 그렇고. 아이들이 이제 좀 더 나은 급식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민발의에 필요한 7800명의 서명을 단 3개월이라는 시간에 받기는 쉽지가 않았다. 그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쓴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급식운동을 진행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하나. 지역 내 한 사회복지관 관장이 복지관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가져온 서명용지를 모두 자필로 싸인해 같은 이름이 수십장 나왔다고 한다.
"안타깝기도 하고, 그만큼 급식을 바라는 마음 같기도 하고 그래요. 이 일로 지역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구로남초등학교, 구로중학교, 구로고등학교를 졸업한 구로구 토박이인 고씨는 99년부터 구로청년회에서 지역사업부, 등산동아리 등의 활동을 하며 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300~400명의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마을잔치를 벌여,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지역에서 공기를 좋게 하고, 산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할 수 없지만, 그냥 내 자신의 삶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지역도 나아질 것 같다"며 그는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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