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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434] 여울꿈터, 마을에 활짝 핀 '이모'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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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434] 여울꿈터, 마을에 활짝 핀 '이모' '삼촌'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5.12.26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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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학부모로 만나 '역사탐방'을 다니면서 시작된 '여울꿈터'는 작년 8월 보건소 건강네트워크 지원사업으로, 올해는 구로구마을공동체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울꿈터'는 자녀들의 참여도를 위해 공모해 결정된 동아리명이다. 작은 시냇물의 중간 소용돌이치는 자리의 뜻의 '여울', 지금은 작지만 언젠가 큰물로 갈 것이니 각자의 자리'터'에서 '꿈'을 가지고 살자는 뜻으로 만들었다. 한 달에 한 번 회원의 재능기부로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하는 공예수업과, 뮤지컬이나 공연을 보기도 하고 1박2일 여름캠프도 진행했다.


자녀와 학부모들로 구성된 동아리 인기
매달 재능기부로 체험강좌 공연 캠프등
아빠와 자녀가 함께 하는 당구 모임도
  

개봉중, 매봉초 고학년 맘들과 자녀로 모임이 주축이 되어 이제는 개봉동 학부모를 대상으로 확대되다보니 신청자가 많아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다. "마을에 문화센터가 없다보니 지원자들 많더라고요. 어머니들 반응이 정말 좋아요." 홍은영(41) 회장은 취지는 좋은데 모임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었다. 매주 발을 동동거리며 장소를 찾으러 다니는 게 일이었다. 올 9월부터는 개봉1동주민센터 다목적실에서 공예수업을 하고 있지만, 매번 장소 구하기가 쉽지 않자 홍은영 회장이 공간확보를 위해 분식집을 열고 거기에서 모임을 가져왔다. 공예수업은 회원의 재능기부로 이어졌다.

임정숙(41) 씨는 "모임에서 아이들은 이모, 삼촌이 많아졌다. 부모하고 이야기하기 힘든 고민을 이모 삼촌에게 털어놓고, 서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조언해줄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고척.개봉 권역모임에서 주최한 '우주인 다채롭다' 골목축제에서 전통놀이 부스를 맡아 딱지치기, 긴줄넘기, 비석치기, 제기차기, 달팽이놀이 등을 진행했다. 이 날 아버지 회원들의 활약으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버지회원 김희덕(44) 씨는 "엄마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바쁘다보면 아빠들이 이해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같이 모이다보니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다. 오류동과 개봉동에서 20년을 살면서도 술 한 잔 편하게 할 사이가 없었는데 모임을 통해 좋은 친구가 많이 생겼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올해 진행된 아버지를 위한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정작 아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인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한 번 교육으로 아빠들이 변할까 했는데 정말 달라지더라고요. 원래 연 1회 계획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한 번 더 실시했어요." 자연스럽게 아버지들이 모이면서 1달에 1,2번 아버지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당구모임도 생겼다.

토탈공예강사 이재은(44) 씨는 "방과후수업이 초등학교는 활발하지만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서 중학교 올라가서도 해줄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회원들이 서로의 재능을 모아 함께 수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은 먼저 다가오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가 다가가면 못이기는 척 반응하고, 또 그렇게 소통하다보면 달라지기도 해요."

여름에는 10가족을 공개모집해서 1박2일 캠프를 떠났다. 4륜오토바이나 짚라인, 잔디썰매타기에서 아버지의 활약과 몸게임을 하면서 가족이 더 친해지기도 하고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재발견을 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얼마 전에는 대학로에 합합뮤지컬을 보러 다녀왔으며, 내년에는 둘째 자녀와 함께 하는 문화 역사탐방을 계획 중이다. 직장인이 대부분인 부모회원들은 서로에게 일이 생길 때 도와주고 아이들을 맡아주는 등 마을에서 아이를 같이 키운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 회  원
 홍은영 박선영 이재은 임정숙 장선아
 김옥희 김미란 이나경 한옥희 김진이
 박지현 김은미 임재윤 김미자 황미옥
 한정남 최원용 김희덕 허    관 박재상
 장용 박윤전 박수진 박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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