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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한그릇에 사랑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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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한그릇에 사랑을 담아~
  • 최대현
  • 승인 2003.06.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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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2일 12시30분 경 고척근린공원. 공원 광장 한 켠 천막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국수 한 그릇씩을 시원스레 먹고 있었다. 그 위로는 두 나무 사이로 '장애인 및 결식 노인 등을 위한 무료 급식소 설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고척 2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담봉사회 33명의 회원들은 매달 한 번씩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250여명이 한 끼를 해결하고자 찾아오는데, 이날은 다른 날보다 50여명 많은 300여명이 찾아와 식사를 제공한 지 30분만에 김치가 떨어지기도 했다.

최창수(63) 회장은 "국수 한 그릇이라도 드시고자 오시는 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말한다.

청담봉사회가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기간은 지난 1991년 창립 이래 12년. 처음에는 음식점에서 소년소녀가장, 무의탁 독거 노인들을 초청해 음식을 제공했으나 지난 2002년부터는 재정상의 어려움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고척근린공원에 급식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초창기에는 회원이 비교적 많고 의욕들이 넘쳐 성대하게 진행했지만 해가 거듭될 수록 회원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정말 봉사한다는 마음과 회원들이 1만원씩 내는 회비로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회원들은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재정적인 여건이 조금 더 좋으면 예전처럼 다양한 봉사를 할 수 있을 텐데... ”라며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음식을 드신 분들이 다가와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고맙다'는 얘기를 건넬 때는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말한다.

청담봉사회는 현재 이같은 무료급식 외에도 인근 독거 노인을 찾아 목욕을 시켜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회원들은 한 노인이 현수막 아래로 다가오자 환한 미소로 '어서 오세요'라며 반가운 인사와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한 그릇을 담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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