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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안전, 내 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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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안전, 내 손으로 "
  • 최대현
  • 승인 2003.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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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오전 초등학생들이 등교하는 횡단보도 한 켠에서 '정지선은 양심선'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녹색어머니회'가 그들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교통경찰관 같은 제복을 입고 항상 자리를 지킨다.

서울미래초등학교(구로5동) 미래녹색어머니회 회원 76명도 작년에 개교한 학교의 인근 횡단보도를 언제나 지키고 있다. 3년간 활동했다는 유정해(38)회장은 "어느 봉사보다 어머니들이 필요성을 느끼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킨다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미래녹색어머니회는 현재 요일마다 학년별 회원들 5~6명이 팀을 이뤄 매일 아침8시부터 1시간동안 등교길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황색불 일 때 깃발을 내리고 녹색불 일 때 건너라는 신호로 호루라기를 부는데 깃발 내릴 때 아이들이 뛰쳐나가는 경우가 많아 아찔할 때가 종종 있다"며 유회장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하영선 부회장(39)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안 지키는 거 같아요. 저희들과 아이들이 보고 있는데도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그럴 때면 저희가 무안하고 민망해요"라며 그동안 겪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미래녹색어린이회 회원들은 보통 2주일에 한 번씩 횡단보도를 지킨다. 1년에 한 번 정도 지키는 다른 학교보다 횟수로만 보다면 봉사노동(?) 강도는 훨씬 세다.

2주일에 한 번인데도 엄청 빨리 차례가 돌아온다는 회원들은 "나오는 날은 남편과 아이들 챙기고 나까지 챙기느라 전쟁이지만 내 아이들 지킨다는 생각에 할 수 밖에 없다. 한 번 봉사하게 되면 빠져 나올 수가 없다"고 말한다.

미래녹색어머니회는 등교길 안전보호 외에도 교통캠페인과 안전교통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않았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이어 "아무나 할 수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내 아이들, 자녀들의 안전을 내 손으로 지킨다는 마음만 있으면 되요"며 밝게 웃었다. j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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