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1 10:05 (수)
[탐방 경제현장 9] 늘푸름보호작업장
상태바
[탐방 경제현장 9] 늘푸름보호작업장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4.03.30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매로 피어나는 장애인들의 희망

"늘푸름보호작업장은 지적장애, 자폐 등 발달장애인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장애인 보호 작업장 겸 사회적 기업입니다."

2009년 은평구에서 처음 설립돼 2012년 11월 현재의 서울온수산업단지공단으로 이전해 2층 건물을 임대하여 늘푸름보호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안성기 원장은 중증 장애인들에게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과 고용기간동안 작업 기회를 제공하여 장애인들의 자활기반을 도모하고 나아가 직업에 소외받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는 구로구을 포함해 부평 등 인근지역 및 은평구 등지에 거주하는 20세∼48세의 발달장애인 남녀 30명과 비장애인 7명 등 40명 가까운 직원들이 화장지, 조명기구(LED포함), 특수페인트 등을 가공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화장지 특수페인트 등 납품
 
1층 공장에는 장애인들이 제지회사에서 들여온 키 높이의 대형 화장지 원지 롤을 가지고 노후 된 화장지가공설비들을 가동하면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점보롤(300M, 500M), 페이퍼타올, 두루마리(50M, 70M) 등 화장지 및 핸드타울, 티슈 등을 재단 포장하여 대부분 관공서 등 공공기관에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 여러 가지 LED조명 및 전기기기와 도로에 사용되는 특수페인트를 역시 조립 또는 가공해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사전에 주문받아 생산하고 있다.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1%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규정에 의거, 대부분 공공기관 등에 납품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직접 기계를 다루고 포장하는 일련의 작업공정이 단순하고 생산성이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떨어지지만 이곳의 장애인들은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아침 9시에 출근해 오전 5시 30분이면 작업을 마치고 귀가한다는 이들은 가족이 데려다 주기도 하고, 같은 방향의 직원과 같이 출퇴근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대부분 성장기에는 특수학교 등에서 교육을 받지만 그 이후 생의 주기에 가장 중요한 성인이 되어 출퇴근할 수 있는 일자리 기회가 없다시피 한 게 현실이다. 이런 먹먹하고 암담한 상황에 늘푸름보호작업장 같은 보호시설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그래도 다행이다.

안성기 원장
안 원장은 "중증의 발달장애인이 안착해 일할 수 있는 직장은 거의 없습니다. 간혹 기업에서 장애인을 일정부분 고용해도 관리하기 힘들고 비장인과의 관계나 작업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장애인 대부분이 스스로 그만두고 다시 장애인들만이 함께 일하는 근로사업장이나 보호작업장에 다사 와서 일하고 있다"면서 현 장애인의 고용실태를 설명했다.
 
   IS09001 등 품질 인정

그는 장애인들의 손을 거쳐 간 제품이 일반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제는 일반제품과 같은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곳 늘푸름보호작업장의 경우 친환경제품인증, KS, ISO9001, ISO14001 및 고효율에너지인증서 등을 획득해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런 제품의 생산성이나 경쟁력보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들이 모여 스스로 자립을 위해서 생산하는 것, 단순한 생산을 위한 생산이 아닌 취업의 장을 열어주고 일에 대한 보상과 동시에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생산자체가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늘푸름보호작업장은 장애인 한명이라도 더 고용해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회사제품을 더 많이 팔아 매출을 늘려 작업장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다.

안 원장은 "공공기관 외에 제품의 판매나 영업이 가장 힘들기 때문에 관내 일반가정이나 대형건물, 기업, 병원 등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구매해주면 그 만큼 공장가동률이 늘어나 장애인 한명이라도 더 고용해 일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때론 경쟁력에서 밀려날 수 있지만 모든 분들과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나눈다면 한 걸음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길로 걸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 02-374-609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