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44, 구로4동) 씨의 직함은 여러 개다. 구로4동 자치회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사)한국자치학회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구로구 마을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직함은 여러개일지라도 모두 '마을'이라는 주제어로 묶일 수 있다.
"어린이집원장을 10년 하다가 동 통합 전인 2006년 구로6동 놀토학교가 대박나면서 마을일만 하기 시작했어요. 자치위원은 올해로 9년째에요. 2008년 구로4동과 6동이 통합되자 자치회관 관장을 맡게 됐고요. 재작년 한국자치학회와 연을 맺고서는 자치구를 돌면서 마을만들기 컨설팅을 했어요. 제 관심영역은 처음 자치위원으로 활동했던 2005년부터 늘 현장이에요. 벌여놓은 일은 많지만 모두 한 방향이죠. 바로 마을입니다."
최근 시작한 마을상담원 일도 그냥, 그냥 주어진 일만 하진 않는다. 마을공동체사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면서도 대안모색에 여력을 쏟고 있다. 선정단체들의 네트워크사업과 탈락 단체를 위한 사후관리 및 상담일이 그러하다.
"작년 붐이 일었을 때 고민이 많았어요. 9년 몸담았던 주민자치위는 실패한 정책인가, 새롭게 등장한 마을공동체의 실체가 무엇인가 등등 갈등이 있었죠. 그렇다고 등지진 않았어요. 현장에 들어가 보자. 실현가능한 일인지, 또 주민자치위와 매칭가능성은 없는지… 그 와중에 마을상담원에 지원한 거예요. 현재 마을공동체사업은 일반주민들의 참여가 미미해요. 제 역할은 단순 상담이 아닌 구로의 공동체자원을 엮고, 꿰고, 이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활동범위나 대인관계가 워낙 폭 넓은 까닭에 오해의 시선도 적잖이 받았다. 지방의원 출마를 염두에 두고 마을일을 한다는 뒷말도 그중 하나다.
"9년간 자치위원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정치적 중립을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이에요. 한결같음이죠. 마을일을 하면서 운대가 참 좋았어요. 2006년 주민자치박람회 때 놀토학교가 대상을 탔을 때부터 만나게 되는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항상 필요한 때에 구원투수가 돼 줘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제 소임은 지역현장에 더 깊숙이 뿌리박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