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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283]오쿠카오리씨(구로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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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 283]오쿠카오리씨(구로4동)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3.04.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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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업 참 재미있어요"

생활한복 조끼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오쿠카오리(40, 구로4동) 씨. 일본 규슈 후쿠오카가 고향이다.

2006년 어학연수차 잠시 머물 생각으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이듬해 상냥하고 자상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구로4동에 신접살림을 차렸는데 지금껏 그곳에서 살고 있다.

집안에 혼자 있기를 좋아했던 그녀는 작년부터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POP' 예쁜 손 글씨도 배우러 다니고, 가리봉동 다문화예절수업에도 함께하고, 구로1동 배꼽빠지는도서관에서 김산 시인으로부터 시 수업도 받는다.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는 구로구 사회적기업가 학교 창업인문과정도 수료했다. 웬만한 한국주부들보다 활동 폭이 넓다.

"대안적인 사회와 삶에 관심이 많아요. 환경, 여성, 생태, 예술… 등등 관심 분야가 많죠. 한국이나 일본이나 물질적으로는 풍요한데 뭔가가 허전하잖아요. 행복하지 않아요. 작년부터 한국 분들과 교류를 시작했어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래도 한국이 일본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이고 많이 나누는 것 같아요."

물론 한국에 살면서 충격 받은 일도 있다. 분명 한 마을인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멋진 고층빌딩과 오래된 단독주택이 공존하고 있는 풍경을 목격했을 때다.

"일본도 빈부격차가 있지만 한국은 더 심한 것 같아요. 높고 멋진 빌딩 옆에 오래된 주택가가 있어요. 고층빌딩에 사는 사람은 멋지게 차려입는데 오래된 주택에 사는 사람은 안 그래요. 같은 지역인데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처음 봤을 때는 충격이었어요."

그녀는 요즘 배꼽빠지는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시 수업에 폭 빠져있다. 제일 좋아하는 시인은, 당연히 시를 가르쳐주는 김산 시인이다.

"시는 어렵지만 참 재미있어요. 낱말 이해하기가 힘들지 않냐고요? 저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공부해요. 느끼는 대로. 아름다운 한국말에는 한국인의 마음과 문화, 생각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한국을 이해하게 돼요. 구로동에는 외국인이 많이 살아요. 서로를 이해하려면 언어부터 공부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한국 분들도 이웃에 사는 외국인의 언어를 배우면 그 나라의 문화와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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