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31 11:21 (금)
자유게시판
구로에서 복(福)을 잘 나눴답니다.
icon 구풍협
icon 2006-02-15 13:27:12  |   icon 조회: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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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날에 귀밝이술, 땅콩, 호두 등은 드셨는지요?

덕분에 둥그런 정월 대보름달님의 빛을 받으며 동네에, 또 동네 사람들에게 복을 듬뿍 나눴습니다.

무지 추웠던 지난해 지신밟기와는 달리 포근한 날씨 속에서
'병술년 정월대보름 맞이 장승굿과 지신밟기'를 재미있고, 정겹게 잘 마쳤습니다.
가로공원에서는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깎은 장승을 세우며 마을을 지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담을 수 있게 해 달라며 장승굿을 잘 치뤘습니다.
또 지신밟기를 할 때, 동네 사람들도 시장 상인들도 어찌나 함박웃음 가득인지 지신을 밟고, 복을 빌어 드리는 우리들도 너무너무 재미있었답니다.

늘 해왔던 일요일을 토요일로 변경(많은 지역주민에게 지신밟기를 알리고, 평택지킴이도 되어야 했기에)해서 지신밟기를 하려니 수월치는 않았습니다.
정말 사람도 많고, 차량도 많이 지나다니고 그런 중에 고사를 서둘러 진행했습니다.
고사문을 열심히 읽는 중에 뒤에서 한 아주머니 “거 다 옳은 얘기만 하네” 이 말씀에 힘 입어 시작~
그렇게 6곳을 밟은 뒤, 치배를 재정비하고 “자~ 이제 시장으로 다시 들어가 남은 두 곳을 정말 정성스레 밟아 드립시다” 하고 들어간 시장 먹자골목....
이제 맺이(정리)를 하려 정말 재미있게 밟고, 또 소고춤도 보여드리니 주위에서 지신을 밟아 달라 부탁을 해 오기 시작하는데 그 때 부터 다시 시작이었습니다.
휘영청 밝은 달밤에 복을 나누는데 무엇을 못하겠는가 하구요.

정월대보름을 알리는 만장을 앞세우고,
웃음 가득 안은 채 시장을 한 바퀴 휘~ 정말 마지막으로 야채, 생선, 과일가게가 즐비한 곳에서 많은 분들에게 복을 빌어 드리는 의미로 재래시장 긴 골목에서 또 한 판 흥겹게 놀았습니다.
그 때, 쌀집가게 아저씨, 생선가게 아주머니, 야채가게 아저씨, 과일가게 아줌마의 주름진, 그러나 고귀하게 보이는 선한 모습으로 풍물소리에 흥겹게 어깨춤 들썩이는 모습 보며 가게마다 지신을 밟고 복을 빌어 드렸습니다.

지역에서 지신밟기 11년째.
예전엔 구로3동 벌집이라 해서 화장실이 따로 없어 공중화장실이 있는 동네.
그곳에서 해마다 백발이 된 어르신들과 흥겹게 놀았는데 그 집들이 없어지고 현대식 건물 아파트가 들어선 지금... 그 곳에 살던 분들은 어디로 가셨을까 걱정이 되었고, 5년 전만해도 떠들썩했던 가리봉시장도 지금은 조용해져 언제 그곳에서 지신밟기 할 날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름 가득한, 이도 얼마 남지 않은, 백발의 할머니 저만치 구경하시다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돈을 꺼내어 고사 상에 올려놓고 자식 잘돼라 휘청일 듯 그러나 곱게 절을 하시는 모습에 부모님을 생각게 하더군요.
추운 날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힘겨이 그러나 성실히 사는 우리 이웃에게 웃음을 드리려 한걸음 한걸음 따박따박 밟고, 가락 하나하나에, 또 덕담에 정성을 담아 밤 10시 반까지 구로동의 만액을 물리치고, 만복을 불러 들였습니다.

새해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오는 것을 느끼셨을 거라 믿습니다.

복을 나누는 자리에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진행하며 서투른 점도 있을 것인데 너그러이 봐 주시고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도록 동행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요~^^

구로지역풍물패협의회 의장 송은주 올림
2006-02-15 13: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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