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들 “다시 주민 속으로”

2006-06-10     송희정
5.31지방선거에서 지역일꾼에 도전했으나 주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후보들은 과연 이번 선거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지역에서의 향후 전망을 어떻게 세우고 있을까?

지난호 당선자들의 당선소감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선거 패배 이후 지역 곳곳을 누비며 낙선인사(?)를 다니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낙선자들이 선거기간 읽은 지역의 민심과 향후 활동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나라당 열풍이 휩쓴 이번 선거에서 나름대로 선전을 했다고 평해지는 일부 낙선자들은 패배의 충격을 딛고 재기의 발판 마련을 위한 행보에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선거에서 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34.9%의 득표율을 얻은 열린우리당 남승우 후보는 고척동 근상빌딩 7층에 마련했던 선거사무실을 정리하고, 당 경선 때 사용했던 구로경찰서 옆 성보빌딩 사무실로 활동 거점을 옮겼다.

남 후보는 이번 선거의 패배 요인에 대해 “현 정권에 대한 정치적인 불만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 등 전국적인 요인에다가 후보의 낮은 인지도, 지역조직 거점 미형성 등 지역상황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자평한 뒤, “선거운동기간동안 주민들을 만나면서 정치․경제 불만에 따른 성난 민심을 확인했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남 후보는 이어 향후 재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시 나온다, 안 나온다는 식의 단선논법으로는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뒤, “구로지역 문제 해결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이번 선거에 출마했던 지역 인재들과 함께 단체 및 연구소를 창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의원 제1선거구에서 32.7%의 득표율을 얻은 열린우리당 이호대 후보 역시 남 후보와 같은 맥락에서 활동 전망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처음 나의 정치를 시작했고, 큰 은혜 속에 선거를 치렀다”며 “향후 지역에서 남 후보의 연구소 마련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전망을 밝혔다. 덧붙여 이 후보는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이후 민심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무조건 싫다, 어찌 그럴 수 있냐? 라는 역정을 많이 들었고, 과거 민주당과 분당한 데 대해서도 혼이 났다”며 당시 곤혹스러웠던 마음을 전했다.

시의원 제2선거구에서 15.1%의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한 민주노동당의 임윤희 후보는 개표결과 발표 이후에도 선거운동기간 못지않은 열정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고. 임 후보는 “민주노동당 지역선본 전체 평가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뚜렷하게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신중을 기한 뒤, “이번 주까지(18일)는 그동안 격려를 보내준 주민들을 만나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의원의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시의원 선거에서 22.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민주당 정승우 후보는 패배의 요인에 대해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휘둘린 거다”라고 단언한 뒤 “당만 보고서 묻지마 식으로 한나라당에 표를 준 것이다”라고 현재의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정 후보는 향후 지역 내 행보를 묻는 질문에 대해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겠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시의원 3선거구에서 22.9%로 득표 2위를 기록한 김종욱 후보는 선거기간 현장에서 바라본 지역 민심에 대해 “(주민들의) 정치혐오증이 심했다”고 전한 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한 달 정도 쉬면서 지역에 있을지, 밖에서 공부할지 천천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구의원 출신의 시의원 후보로 관심을 모은 민주노동당 홍준호 후보는 향후 지역 내 활동계획에 대해 “주민운동연구소(소장 박홍순) 차원에서 함께 활동하며, 반대가 아닌 참여로서의 주민운동을 일궈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의원 선거 라선거구에 출마해 득표율 3위(19.3%)를 차지, 낙선의 고배를 마신 열린우리당 윤수찬 후보는 “선거기간 현 정부에 대한 반감에 명함도 안 받고 손을 뿌리치는 주민들이 있어 참 어려웠다”고 민심을 전한 뒤 “지역 안에서 단체 활동의 반경도 넓히고, 그동안 지방자치 공부한 것도 함께 나누며 4년 후를 준비하겠다”고 활동계획을 전했다.

구의원 선거 마선거구에 출마해 2위 김경훈 당선자와 2.2포인트 차로 경합을 벌인 민주당 최정문 후보는 “선거 때처럼 지역을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인사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한 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지역 내 봉사활동을 하면서 향후 4년을 주민 속으로 들어가 (재출마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인터뷰를 시도한 낙선 후보들 중에는 7일 오후 1시 현재 연락이 두절되거나, 연락이 됐더라도 인터뷰를 미루거나, 인터뷰 도중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다.

모 후보는 선거에 대한 평가와 향후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묻지 말아 달라. 지금 심기도 불편한데 뭘 묻느냐”며 언짢은 마음을 그대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