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개인사무실 추경예산 통과
주민·시민단체 "의회개혁 '뒷전', 셀프특권" 비판 '봇물'
구의원 자신들의 개인사무실 설치를 위해 올해 첫 추경 전체 예산 4분의1에 달하는 5억2천여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확정하는 것이 주민눈높이 의정활동이냐는 시민사회단체와 주민의 거센 비판에도 의원개인사무실을 만들기위한 구의원들의 방어벽은 정당을 초월한 '철옹성'이었다.
임시회를 앞두고 의장단과의 간담회, 기자회견, 주민토론회 등을 통해 의원개인사무실예산 추경편성의 부적절함 등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강력히 문제제기 했던 지역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지난 20일(수)의회 본회의에서 의원개인사무실설치사업예산이 확정되자 실망과 공분을 표출했다. 의원개별사무실보다 더 급한 주민사업과 구의회가 약속한 의회개혁의 구체적 실행후 추진이라는 시민단체의 제안은 '예산 통과후, 의회개선'을 내건 구의회의 벽앞에서 평행선을 그었다.
◇본회의장 찬반투표= 3월 구의회 안팎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는 '의원연구실'이란 이름의 의원개인사무실 설치사업(5억2천여만원)예산의 통과여부였다. 긴급예산 중심으로 편성해야할 추경예산에, 그것도 연초라 여유도 없을 올해 첫 추경예산 20억원 중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올라오자 의원특권예산이란 비난은 물론 시기적인 부적절함까지 겹쳐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의회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날은 임시회 마지막날인 20일(수) 오전10시부터 시작된 구로구의회6층 본회의장. 상정된 안건처리는 물흐르듯 '가결'로 흐르다, 추경예산안에서 멈춰섰다.
◇향후 진행상황 본회의에서 의원연구실 설치예산이 의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확정됨에 따라 구의회는 현재 의원 4-5인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4층 의원실 3곳을 행정기획위원장 등 상임위원장들의 독실로 사용하도록 하고, 의회 5층에 개별 의원실 11개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개별의원실이 들어서는 5층에 있던 행정기획위원회실과 자료실및 소회의실은 지하1층의 옛 갤러리실로 이전 설치된다.
구의회 사무국은 당초 이번 추경예산이 확정되는대로 계획을 세워, 6월 행정사무감사일정 등을 고려해 지하 1층 공사부터 먼저 진행하고 관련 공사를 9월전까지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본회의 전날인 지난19일 오전 의장단이 지역시민단체 및 주민과 가진 간담회에서 의원연구실 신설로 인해 지역청소년들이 뮤지컬연습장 등으로 임시사용 중에 있는 지하1층 갤러리 공간을 잃게 되는 문제해결을 위해 청소년들이 활용할수 있는 대체 공간을 마련한 후 의원연구실 공사를 설치하겠다고 밝혀 청소년들 공간관련 후속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과제로 남게됐다.
의원사무실 설치보다 교육 복지등의 예산이 더 시급하다며 의회사무실설치 추경예산에 반대해온 김희서의원의 이의제기로, 추경예산안 가결여부를 결정하는 찬반투표가 무기명투표로 실시됐다.
결과는 출석의원 14명중 12(찬성) 대 2(반대)였다. 김희서의원과 알수 없는 다른 한명의 의원을 제외한 의원 대다수의 압도적 찬성속에 초미의 관심사였던 의원개인사무실 설치사업비 5억2천만원이 든 추경예산안은 통과됐다. 이날 곽윤희 의원과 박종녀의원는 출석하지 않았다.
◇표결 앞서 찬반 토론 불꽃= 이날 표결에 앞서 본회의장은 의원개인사무실 설치와 관련한 재선급 의원 3명의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찬반토론으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본회의장 안팎에서 이날 처리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참석한 시민단체대표들과 주민들의 눈길이 쏠린 가운데 먼저 복지건설위원장인 김희서 의원(오류-수궁동, 2선, 정의당)이 나왔다. 김 의원은 △주민이 요구하는 예산부터 먼저 담아야 하며 △(급한 예산을 담아야 한다는) 추경의 취지로나 △ 주민및 시민단체와 충분히 소통하고 해도 늦지 않기 때문에 의원사무실 설치예산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인 19일(화) 오전 의원들 요청으로 이루어진 주민 및 시민단체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주민들 요구는 명확했다며 의회 스스로 얘기해놓고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 △의원 회의출석 △업무추진비집행내역 공개 △윤리위원회구성등 개혁과제를 우선 실행하면 의원사무실설치를 추진하는데 주민들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요약해서 전했다.
김의원은 "(의회내) 똘똘 뭉친 권력과 힘앞에서 지금 당장 이 사안을 막아내기 어려울수 있고, 통과될수 있겠지만, 역사와 민심이 똑바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평가는 언젠가 반드시 있다고 본다"며 "마지막까지 열린 마음으로 주민의 생각을 수용하는 자세가 있기를 바란다"고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이어 행정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평길 의원(개봉2-3동, 2선,자유한국당)이 찬성토론을 위해 단상앞에 섰다.
박 의원은 전날(19일 오전) 시민사회단체와 가진 토론에서 "다른 입장에서 보면 절차적 민주주의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7-8대 의회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연구실 설치와 관련해 의원들이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잘 경청하며 앞으로 주민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하고, 의회개혁에 앞장서겠다"며 더 이상 의정연구실 설치와 관련한 논쟁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표결돌입 직전 운영위원장인 김영곤 의원(개봉1-고척동1·2동, 2선, 더불어민주당)이 자유발언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의원연구실은 의원의 특권이 아니라, 지방자치분권시대에 의회에 대한 시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한 지방의원의 전문성과 역량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환경조성”이라며, 의원 의정활동을 위한 공적공간이란 관점에서 보아줄것을 주문했다.
또 이번 추경안에 반영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 "의원연구실 예산안은 2015년과 2016년 본예산안에 반영됐다가 시민단체 등의 저항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다"며 8대의회 출범 이후에도 초선의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행감 등 바쁜일정으로 지난해말 2019년 본예산에 의원연구실 예산을 반영하지 못한채 해를 넘겨 불가피하게 이번 추경예산안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영곤 위원장은 이어 제8대 구의회 출범이후 진행했거나 향후 추진할 운영관련 개선방안을 밝혔다. 전날 19일 오전 2시간반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에서 시민단체 및 주민들이 의원개인사무실설치에 앞서 선 실행을 강력히 요구했던 이른바 '의회내 개혁과제'들 중 일부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김 위원장은 8대 의회들어 회기일수를 120일 이내로 규정하고, 올해 기존74일에서 92일로 17일 연장하는 한편 구정질의도 연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며, 앞으로 연간 회의일수 및 구정질문횟수를 연차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구의회 의장단의 업무추진비집행내역을 매달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과 관련한 조례안을 올 상반기내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리특별위원회도, 올 상반기중 구성해 7월1일부터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의장단 등의 업무추진비집행내역 공개나 윤리특별위원회구성은 지난해 하반기에 새로 출범한 제8대의회에서 추진의사를 밝혔던 것이나 내부적인 일부의 반대로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해 왔다.
이날 밝힌 개선계획안에는 그러나 지난 겨울 의회 운영위원회까지 통과됐다가 상당수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회기내 의원들의 상시적인 회의출결 확인시스템이나 안팎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해외연수개선방안등은 들어있지 않았다.
지난 7대의회에 이어 세번째로 추진한 이번 의원개인사무실 설치사업은 '추경'예산에 편성한 것이라 더 큰 논란과 비판이 쏟아졌지만, 의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더라도 반드시 관철시키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곳곳에서 보여 더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같은 배경에는 의원개인사무실을 추진해오다 무산된 의회의 과거 경험에 의한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가 선거 등이 없어 의원특권예산 등의 논란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가장 적은 때이기도 하고, 이번 상반기로 임기가 만료되는 예결위원장선출 등으로 인한 의회내 이해집산이나 역학구도 변화 등이 아직 심화되지 않은 시점이라 의원 대다수의 힘을 모아 추진할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민들 "실망 분노" = 의원개인사무실 설치 관련 추경예산의 철회를 위해 주민토론회부터 의장단간담회 의회방청 성명서발표 등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온 지역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은 지난 19일 예산특별위원회에 이어 20일 본회의에서 관련예산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구의회와 의원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의원개인사무실 설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나 사업의 우선순위로 보나, 지난해 출범한 8대의회가 약속했던 개혁과제부터 제대로 해결해가는 자체적인 노력을 수반한뒤 추진하는 약간의 시기적 조율을 요청했음에도 이 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의회에 대해 대단히 한심스럽다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서동규 운영위원장은 "한심하기 그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위원장은 " 의견수렴을 한다고 많은 간담회 등을 했다는데, 일방적으로 외친 간담회가 아니었나생각하고 불통의정에 다시 실망을 금치 않을수 없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동네 주민 2명과 함께 지난 19일 오후 8(찬성)대 1(반대)이 되는 예결위심사및 표결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던 황의숙 시민행동구로 운영위원은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게 놀라웠다"며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전혀 안되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렇게 의회가 나아갈까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주민토론회부터 예결위심사현장과 본회의처리과정까지 지켜본 구로조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대한 사회복지사는 "5억2천만원의 돈이 국민의 세금인데, 이처럼 막 써도 되는지 실망이 컸다"고 답답한 심정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