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연구실 설치 재점화, "의원복지냐" VS "주민복지냐 "
구의회 올해 첫 추경에 5억여원 상정 '빈축'
구의회가 4,5년 전 두 번이나 무산된 바 있는 의원연구실 설치를 재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금)부터 시작되는 임시회에 상정될 올해 첫 추경예산안에 의원연구실 설치관련 예산 5억2천여만원이 편성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시민사회단체진영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원 연구실이란 구의원 개인적으로 사용할 독립된 사무공간을 말한다. 현재 구로구 의회에는 의장실과 부의장실, 그리고 4~5명의 의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임위원회실이 있는데 공동사무실 사용으로 불편하다며 보다 나은 의원활동을 위해 의원개별사무실 설치가 필요하다며 의회가 예산과 공간까지 마련하며 본격 추진에 나선것.
구로구의회는 이와관련 지난6일(수)오전 운영위원회를 열고 의원연구실 설치 관련 추경예산안 예비심사의 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구의회 임시회에 상정, 본회의에서 통과되는대로 지체없이 바로 추진하겠다는 많은 의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볼수 있다.
실제 이날 운영위원회에 올라온 의원연구실 관련 예산안은 가결여부를 두고 7명의 의원들이 찬반토론을 벌였고, 결국 표결까지 가서 6대 1로 통과됐다. 이날 의원연구실 사업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1명은 김희서 의원(2선, 정의당)으로 확인됐다.
◇의원연구실(개별의원실) 설치 추진=구의회는 의원연구실을 11개 새롭게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의회 5층에 있는 행정기획위원회실과 소회의실, 자료실을 지하 1층의 빈 갤러리공간으로 이전시키고, 5층에 약 5평정도 되는 개인의원실 11개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원들의 사무공간이 있던 4층에는 기존의 의장실과 부의장실외에 의원들 다수의 사무공간으로 사용해온 상임위원회실 3곳은 각 상임위원장전용실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원연구실 설치등과 관련해 추경에 올라간 예산은 5억2325만6천원이다. 15일부터 시작되는 구의회 임시회에서 심사할 올해 첫 추경예산안 20억4600만원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의원연구실설치등과 관련한 세부내역을 보면 △의원연구실 설치 공사비 2억900만8800원 △행정기획위원회실과 소회의실등의 이전설치 공사비 2억900만8800원 △책장 쇼파 캐비닛등 개별의원실용과 공동이용 사무집기 3451만8000원 △냉난방기 신규설치(11개) 및 기존 이전(7개) 5756만9567원 △위원회실 등 이전 및 설치 1천17만5000원 △청소등 환경정비 297만4400원이다.
여기에는 냉장고나 프린터 TV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적잖은 예산이 추가로 더 소요될수 밖에 없다고 보게 되는 대목이다.
의회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번 임시회기에 추진해 의원개별사무실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는 방향으로 모아진 상태. 지난해 12월 정례회기때만 해도 봄 추경 또는 내년도 본예산 반영이라는 시기적 다양성도 있었고, 의견수렴과정과 의회내 변화의 모습 등을 보여준뒤라는 절차적 정당성등도 고려하는 분위기였으나, 올초 들어 봄 추경으로 선회, 그 배경에 자못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칠성 의장은 올해 초 동별 신년인사회장들을 일일이 참석하고 지역언론 기자간담회까지 가져가며 의원연구실설치의 필요성과 추진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의장단, "의원복지를" = 이런 가운데 지난6일 오전 구로구의회 5층 소회의실에서는 이같은 의원연구실 설치문제와 관련해 구의회 의장단과 구로지역시민사회단체진영 관계자들간의 간담회가 한시간 반 가까이 진행됐다. 의회측에서는 박칠성의장과 정대근 부의장, 박평길 행정기획위원장, 김희서 복지건설위원장이 참석했다. 김영곤 운영위원장은 선약이 있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주민대표단에서는 서동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운영위원장, 이광흠 열린사회구로시민회 공동대표, 송영덕 시민행동구로 공동대표 등 3인이 참석했다. 의원연구실 설치 필요성과 시기와 공간의 적절성 등에 대한 뜨거운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박칠성 의장(3선, 더민주당)은 의원연구실을 설치하기 위한 예산을 제1차 추경에 올린 이유라면서 3가지를 들었다. 먼저 구의원 16명 중 초선의원이 절반인데, 초선 의원들이 개인연구실을 많이 요구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4,5명이 함께 쓰는 공동사무실이라 지역구가 같은 의원들의 경우 민감한 사항과 관련해 민원전화나 민원인 방문상담시 적잖은 불편함을 겪고, 회기가 열릴때는 민원인들이 많이 와서 대화를 나눌 방이 없다며 의원들의 불편함을 이유로 들었다.
박 의장은 이와함께 2014년과 2015년 의원연구실설치를 추진할때만 해도 개별의원실을 갖춘 구의회가 서울시 25곳 가운데 16곳이었으나, 현재는 구로구와 성북구를 제외한 23곳으로 늘어났다며 의원연구실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번 추경에 급하게 잡은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공지해야겠다고 생각해 동신년인사회 등에 가서 알렸다"며 의원발의 조례제정 증가를 통해 보듯 의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정대근 부의장(2선, 자유한국당)도 자유로운 의정생활과 공부하는 의정생활을 위해 필요하다면 의원연구실에 대해 많은 의견을 받았으니 이해해달라고 거들었다.
◇시민대표들, "주민복지부터"= 의장단의 이같은 설명에 대해 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의원연구실에 대해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시기적으로나 사업의 우선순위로 볼 때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추경예산이란 것이 긴급하게 쓰여질 사업에 우선 편성해야 하는 것인데 구의원 연구실 설치가 최우선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공적인 예산을 쓰는 것인만큼 주민복지 등 긴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고 새롭게 출범한 제8대 의회가 주민눈높에 맞도록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후 시간을 갖고 진행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핵심을 이루었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이날 의회측의 필요성 주장들에 대해 매서울 정도로 짚어나갔다. 비판적 시선이 쏠린 문제점중 하나는 '시기'였다.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이광흠 공동대표는 "뭐가 급해서 시급한 사업을 먼저 편성해야 할 추경에, 그것도 올해 첫 추경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예산을 반영해서 추진하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평길 행정기획위원장(2선, 자유한국당)은 "그리 급했냐고 하는데 (추경에 반영한 것이) 옳지 않고,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12월 (2019년) 본예산에 반영하자고 얘기나온 것을 주민의견수렴시간을 가져보자며 여기까지 왔고, 주민평가와 의원연구실 연계는 적절치 않다"며 "논의가 시작된 이상 종지부를 찍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시민행동구로 송영덕 대표는 "의원 연구실이 개인의 돈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고 전제한 뒤 "한정된 돈으로 분배투입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의원활동) 평가가 필요한 것"이라며 의원연구실 설치는 의원실 평가와 연계해야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출범8개월 된 제8대구의회 의원들이 현재 의원연구실부터 급하다고 말할만큼 제역할을 했느냐는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송영덕 대표는 "8대 의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의회 개혁안들이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송대표는 또 주민들의 반대속에서도 수백억을 들여 수목원옆 지하에 건립한 구로자원순환센터가 결국 설계문제로 나타났는데, 구의회가 구청장의 당시 불통행정에 대해 제동을 걸고 설계를 꼼꼼히 체크해주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불법지분쪼개기로 동의율을 맞추며 강행하는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한 주민과 상인들의 고통과 호소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했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송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의원연구실을 한두번 추진하다 안한 것이라서 해야한다는 것이 절차적 당위성이냐며 일침을 놓았다.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서동규 운영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공간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서 위원장은 행정기획위원회회의실 등을 이전 설치하기로 한 구의회건물 지하1층의 빈 갤러리공간은 현재 지역청소년들이 연습공간으로 이용중인 곳이라며 " 공간이 없어 발을 동동거리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마련에 노력해야 할 판에, 청소년 연습공간마저 빼앗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구의회가 가진 예산심의권이 의원실을다만드는데 써야 할지, 주민복지를 위해 써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구 의원실이 먼저가 아니라고 반대입장을 다시 밝혔다.
의장단과 시민단체대표들의 얘기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김희서 복지건설위원장(2선, 정의당)도 의원연구실추진에 반대하는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예산의 우선순위는 주민복지라고 생각한다"고 원칙을 밝힌뒤 "의회내에서는 소수파로 6대1, 15대 1일지 모르나 많은 주민들의 의견은 (의원연구실이) '먼저가 아니다'라고 생각할수 있으므로 불편하더라도 그같은 의견이 반영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위원장은 주민현장에서 들려오는 시급한 주민사업의 예로 중학교 책걸상 교체(5천만원), 미세먼지위해속에 중고등학교에 설치 안된 공기정화기 설치(1억8000만원), 관절염 등으로 바닥에 앉기 어려운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입석교체비(2억), 여전히 예산부족으로 힘든 지역아동센터 교사와 아이들, 공간을 찾는 장애인단체들을 들었다.
한시간반에 걸친 간담회 후 박칠성의장은 "(갤러리)비어있는 공간이라고 해서 진행하려 한 것이지, 아이들의 공간을 뺏을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한 뒤, 의원연구실설치안은 이번 임시회에 상정해 예결위 본회의 등당초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에따라 구로시민사회단체진영은 15일(금)오후 의원연구실설치와 관련한 주민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