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이슈] 구청장 지시 있었나?

오류시장정비사업1_박평길 행정기획위 위원장, 류시일 기획경제국장에 묻다

2018-09-28     김경숙 기자
▲ 지난 18일 구의회 행정기획위원회 청문감사장. 박평길 위원장(왼쪽 중앙)이 구청 기획경제국 류시일국장(오른쪽)에게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오류시장 개발 및 소송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전통시장활성화방안을 주제로 1시간 50분동안 공개 질의답변식 감사가 이어진 뒤, 진행만 하던 박평길위원장이 '오류시장에 대해 질의하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앞서 지적된 것과 상당부분 다른 내용을 짚어나갔다.   


박 위원장은  시장활성화팀 박범석팀장은 한달 전 부임했는데 그 전에 오류시장 정비사업 업무 관리자는 누구였느냐고 물었다. "실무자는 박00(여)씨였다"는 답변이었다.


구청 지역경제과측은 박씨에 대해 총무과 후생팀에서 승진(6급)해  지역경제과 유통관리팀(현 시장활성화팀)으로 발령 받아 평 주사로 1년 반 정도 근무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초 6개월간의 교육에 들어갔다가 복귀해 시장활성화팀으로 발령받았으나 우울증과 힘들다는 이유로 병가휴직을 내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구로구는 지난 7월24일자로  팀장급주사 70명에 대해 전보인사를 내면서 올 상반기 6개월간 교육을 다녀온 박00씨를 시장활성화팀장으로 발령낸 바 있다. 


그러나 인사발령난 지 일주일여만인 8월초 시장활성화팀장은  돌연 현 박범석팀장으로 변경돼 이 때문에 갑작스런 팀장교체 배경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정비사업담당 공무원은 어디에= 박평길 위원장은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한 서울시승인무효) 판결 이후에 이런 일이 벌어졌네요"라고 물었고 담당과장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오류시장정비사업 초기단계인 △추진위 신청승인(2015.12)부터  △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 추천(2016.5), △서울시 심의 및 승인고시(2017.2)등을 담당했던 구로구청 기획경제국 국과장과 팀장, 실무담당자까지 인사이동과 명예퇴직, 병가 등으로 전원 교체된 상태다.  과장은 지난해, 국장은 지난 6월로 명예퇴직했으며, 팀장은 이번 7월 타부서로 발령이 난 상태.  

 
지난 7월13일 서울행정법원(1심)은  구청이 추천하고 서울시가 승인한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해 불법쪼개기에 의한 동의절차하자로 승인은 무효라고 원고인 오류시장주민상인대책위측에 승소판결한 바 있다. 이후  피고 보조참가인자격으로 1심 재판에 참여했던 조합과 구로구청은  항소를 한 반면, 주피고였던 서울시는 실익이 없다며 항소포기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다시 박 위원장의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의 방향은 "구로구에서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류시일 기획경제국장에게로 향했다. 앉아있던 류시일 국장이 피감석에 섰다. 박 위원장은 " 류국장이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것도 사실이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당사자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 뒤 "오류1동 동장시절 오류시장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갖고 주민을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청장의 지시가 있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류국장은 당시 자신이 오류1동장이라 "지시라기보다, 오류1동의 방향설정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제의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전체적으로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류국장에 대한 박 위원장의 질문은 할 말은 많은 듯하나 말을 아끼며 신중했고, 류국장의 답변은 짤막했다.  


류국장의  답변에 박 위원장은 2015년 초 오류1동 경서농협강당에서 열린 오류1동신년인사회에서 이성 구청장이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을 의미심장하게 던졌고, 류국장은 관심을 두지 않아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2015년 오류1동신년인사회장에서의 구청장 발언은 구로타임즈 2015년 1월19일자로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이성 구청장은 1월12일 오류1동신년회장에서  동네주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오류시장개발 진척 상황에 대해  "지지난주 (오류시장 대지분자와 땅 매입자가) 본 계약을 하기로 했는데 계약이 파기되면서 8개월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허탈했다"며 "앞으로 더 이상 개발자 소개를 안 할 것이고, 오류시장에 대한 개발논의를 공개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오류시장부지 발전방향에 대해 오류시장구성원과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개발방향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받아들여졌다.  이성구청장은  당시 류시일동장을  오류시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낸 공무원으로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후 오류시장구성원과 주민들이 기대했던 오류시장 발전방향과 관련한 공식적 의견수렴이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정비사업 추진이란 이름으로 어느날 느닷없이 '대서산업개발'과 이 업체 대표인 박세문(현 조합장)이란 알수없는 이름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동네주민들이던 대다수 시장구성원들은 배제된 채 구청과 시행사(조합),대지분자인 신산디앤아이 중심의 절차가 일방적으로 강행됐다.

시장현대화를 위한 정비사업이라는데 전통시장시설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수도 없는 아파트형 주상복합건물건립계획에다, 정비사업동의율만을 맞추기위한 지분쪼개기 도로쪼개기 등 불법과 탈법적 행태들이 자리를 대신했다.  2015년 11월4일부터 12월23일까지 한달 반 동안 전방위적인 각종 형태의 쪼개기와 등기가 진행됐다.  

오류시장구성원들이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와 절차상의 하자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 등을 구로구청에 요청했으나 구청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서울시주민감사결과(지난해 5월) 동의절차하자에 대한 재검토 권고에도 불구하고  조합인가까지 내주고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까지 강행됐다. 

◇ "국민상대로 항소권 남용말라" = 박평길 위원장은  자료와 주변내용 등을 종합해볼때 누군가의 손이 작용한 특정인 개입, 특정공무원의 업무추진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서울시장이 항소를 포기한 마당에 구로구청장이 원심의 사실관계 등에 변동이 없는데도 항소했다는 것은 조합과 주민간의 분쟁을 대화를 통한 해결보다 사회적 갈등으로 연장시키는 느낌"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이에 대해 류국장은 "행정처분에 대한 적법성 여부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짧게 답변했다.
그러자 박위원장은  국민을 상대로 국가 항소권을 남용말라던 문재인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의 이같은 말에 대해  "우리 구청장이 유념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고, 류국장은 "의원님 말씀을 잘 유념하고, 모든 것이 '함께'라는 단어로 공감할수 있도록 행정집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가는 막강한 권력과 정보가 있다.  주민이 그같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에서 이기기 쉽지 않으므로 1심에서 패소했다면 이유가 있을텐데. 항소하는 것은 비용낭비다.  항소를 자제하라. 이것이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다.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출발이 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청이 항소에서 패소하면 어떻게 할 것이며, 책임은 누가 질것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류국장은  "(2심)'법원 판결이후 말씀드릴 일이다. 책임 관련해서는 재판이 진행중이라 말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박평길위원장은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무효확인판결 관련 감사보고서를 통해  오류시장을 현대식 전통시장의 기능을 살리는 측면에서 전면 재검토해나가야 하며 개발방식도 원점에서 논의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라며 구청 지역경제과에 시정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보고서에서 "그동안 오류시장 정비사업 추진과정에서 서울시든 구로구청이든 오로지 개발만을 염두에 둔 채 조합입장에서 무리하게 이 사업을 추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이제 더 이상 논쟁의 장이 아닌, 토론의 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원점에서 오류시장 개발문제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위원장은  오류시장주민과상인들을 상대로 낸  구청의 항소는  국민이 요청하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던 이성구청장의 저서 <돈바위산의 선물> 책 내용과도 배치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