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시장정비사업]서울시 항소포기, 구로구청 항소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 서울시승인무효 주민승소판결 관련

2018-08-10     김경숙 기자

구로구청과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이  불법지분 쪼개기로 법적 동의율을 맞춘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서울시 승인이 무효라는 행정법원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반면  구로구청의 추천을 받아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심의 및 승인고시를 했던 서울시(주 피고)는  '실익이 없다'며 항소를 포기해 대조를 이루었다. 


오류시장상인들이  절차상의 하자 등을 지적할 때마다 재판결과에 따르겠다고 공언해오던 구로구청이 행정소송 1심 판결을 거부하고 항소 하자  주민과 상인에게 고통주는 항소권 남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책임연장및 절차강행등을 위한 시간끌기 '꼼수'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13일 오류시장내 김영동 성원떡집대표를 비롯한 시장정비사업구역내 토지등 소유자 6명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승인처분은 무효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핵심쟁점이던 오류시장 집합건물내 3평점포 9명앞 지분쪼개기는 불법이며, 여기서 나온 무자격자들의 동의권 행사로 맞춰진 동의율은 법적 동의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절차상 하자등을 지적했다. (구로타임즈 7월23일자 1면 참조)


이에 대해 보조참가자격의 피고로 참여해 소송을 벌여온 구로구청은 지난 30일(월)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을 추천했던 구로구청 지역경제과측은  "법률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어 항소를 하게 됐다"고지난  9일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 23일(월)에는 또 다른 보조참가자격의 피고로 소송에 참여했던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 박세문 조합장도  항소장을 제출했다.  박세문 조합장은 1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지분쪼개기이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던  대서산업개발(오류시장정비사업 시행사)의 공동대표이다.


이에 반해 지난 7일(월) 주 피고인이던  서울시는 오히려  서울행정법원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항소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지난9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안의 경우는  외부 여러 곳의 법률자문 등을 통해서도 항소에 대한 실익여부를 검토했다"며 그 결과  법리적으로 명확한  무효사유가 있어 실익이 없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분쪼개기의 위법성과 절차상하자 등이 지적된 이번 행정법원의 1심 판결내용은  서울시법리 검토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해 5월 오류시장상인과 주민들의 주민감사청구를 통해  서울시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로부터도 지적돼, 서울시와 구로구청 관련 부서에 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재검토 권고가 이루어진 바 있던 내용이다. 

또 서울시시민감사 옴브즈만위원회가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주민감사결과와 관련한 제도적 개선 조치를 요구한데 대해, 서울시 도시활성화과는  지난해 7월하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 추천 및 승인과정에서 발생했던 집합건물 점포의 불법 지분쪼개기와  동의율 산정 문제에 대한  주의와 신중한 추천 등을 요청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문을  시달한 바도 있다.  


이에 따라 구청이  항소를  강행한 것과 관련한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다.  


전통시장활성화를 위한 오류시장주민대책위원회 서효숙위원장(오류1동, 성원떡집 대표)은  "구청이 그동안 지분쪼개기가 다른 시장에서도 있던 일이고 불법이 아니라며 줄기차게 우리를 반대자로 몰아왔다"며 "결국 자신들이 고집을 부린 것이 너무 창피해서 부리는 또 다른 고집이며, 상인들 한번 더 골탕먹여보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위원장은 나아가 주민을 위한 구로구행정의 수준이 여전히 요원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반면  "서울시의 항소포기는  행정법원의 명확한 법적 판결을 인정한 것으로 현명한 조치였다"고 환영을 나타낸뒤  "이제 서울시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었으며 한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서 위원장은 "의견이 묵살되고 강압적으로 끌려왔던 방식이 아니라, 이제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시장의 상인과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오류동에 맞는 전통시장을 만드는 합리적인 개발방안 등을 마련할수 있도록 상인들도 뛸테니 서울시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시민행동구로의 송영덕 대표는 "주민들이 문제제기를  할 때마다 구로구청장 스스로 판결 결과가 나오면 따르면 될 것 아니냐고 자신있게 말했는데, 막상 판결 결과가 나오니까 항소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선택"이라며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없는 사건을 갖고 항소한다는 것은 시장상인 등의 고통을 더 가중시키는 것이며, 책임지는 시기를 뒤로 미루려는 의도로밖에 안보인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지금이라도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어떻게 바로잡을지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면서 "책임지는 시기를 뒤로 미루고싶어하는 마음은 이해되나, 이는 책임있는 행정이나 정치인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법률전문가는  "물론 1심 판결이라 (구청이) 항소를 다툴 수는 있지만 1심판결의 내용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데, 그 내용이  서울시 주민감사결과에서 지적했던 것을 그대로 확인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법리상 명백해 서울시에서도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판단하에 항소까지 포기한 것 아니냐. 그럼에도 구로구청이 항소를 강행하려는 것은 법률판단에 따르겠다는 의도보다 자기의 지난 시절 행정잘못을 계속 덮고, 일정한 의도하에 어떤 목적을 강행하려하는 오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면서  "그것은 행정기관이 갈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지난해 말 YTN보도에 따르면 문재인대통령이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항소권을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는 막강한 권력과 정보가 있기 때문에 국민이 소송에서 이기기 쉽지 않고, 1심에서 국가가 패소했다면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