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동 주부들의 '예리한 눈'으로 드러난 교육환경영향평가 허실,
치밀한 분석 끈질긴 문제제기로 '재평가' 도출... "폭넓은 의견수렴 정보투명공개 시급"
[인터뷰] 이근미 구로여성회장 (고척안전학부모대책위원장)
고척동 남부교정시설부지개발 사업과 관련해 인근 주민과 학부모 등 지역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업은 교통환경영향평가 심의 외에 올해 처음 시행된 교육환경영향평가가 충족되어야만 개발 사업에 승인이 나도록 제도화 됐다.
교육환경영향평가가 핵심 요건의 하나이지만 시행 초기라 제대로 알지 못해 심의과정에서 면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간과된 것들이 있는 상태에서 교육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됐고, 학부모들은 이와관련한 문제제기를 했다.
이런 가운데 남부교정시설부지 주택사업계획 사업은 구청으로부터 지난해 12월 12일자로 승인이 났다.
이에 고척동 학부모 및 주민 다수는 교육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서울시교육청에 재평가를 강력 촉구해 결국 재평가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남부교정시설부지개발 사업 추진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도입된 교육환경영향평가가 어떻게 진행됐고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근미 고척안전학부모대책위원회 위원장을 통해 짚어보았다.
▶교육환경영향평가란.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2017.2.4. 시행)에 의해 학생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보건, 위생, 안전, 학습)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의 입안자(시행사)가 교육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고, 서울시교육청의 교육환경보호위원회 회의를 거쳐 승인을 받도록 한 것으로, 학생들의 건강권과 안전한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고척동 교정시설부지개발과 관련한 교육환경영향평가는 어떤 절차 및 과정을 밟으며 진행됐는지요.
아주 복잡한 절차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시교육환경보호위원회 '서울남부교정시설 개발의 건' 회의는 2017년 7월 17일에 개최됐고, 고척초등학교와 고척중학교 교장이 참가해서 통과시켰습니다.
▶현 교정시설개발과 관련해 교육환경영향평가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나 지적되고 있는 부분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남부교정시설 개발에 관해 인근 학교 학부모, 학생들에게 상세한 정보가 제공되고, 협의 후에 추진되지 못한 점입니다.
작년 7월 16일(일) 오후에 고척초 학부모 회장, 운영위원장님이 방문해서 제보를 해주셨습니다. 이전인 14일 금요일 (당시 재직중이던) 고척초 교장이 학부모 대표들을 불러 남부교정시설 개발에 관한 문서를 보여주고, 설명을 하신 뒤 비공개라면서 문서를 수거해가고, 발설하지 말라, 비공개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학부모들이 모두 항의하며 7월 19일(수) 고척초 학부모 공개 설명회를 개최, 2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해 처음으로 시행사 설명회를 듣게 된 것입니다. 이 시점은 이미 교육환경평가 심의가 통과(7월17일 조건부 승인)된 후였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17일 보호 위원회 회의에서 있었던 고척초 교장의 발언입니다. "학부모들과 충분히 협의를 했고, 향후에도 협의 중"이라는 것. 고척안전학부모대책위가 이처럼 졸속으로 진행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9월 6일 서울시 교육청을 항의방문해서였습니다. 타 지역의 소식을 듣고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음을 알았어요. 강남서초교육청 소속의 교장, 교감 모두가 학부모 합의와 의견수렴이 되지 않아 어렵다고도 직접적으로 발언했고, 중부교육청은 직접 학부모가 심의회의에 참석해서 적극적으로 발언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하면 고척초· 중 대다수 학부모들은 전혀 들은 것이 없고, 알 권리마저도 보장 받지 못하고 처리한 결정이었습니다. 우리아이들 환경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건설에 관해 소식 하나 제대로 듣지 못하고 너무 졸속 처리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문제입니다.
게다가 서울시에서 공개된 환경영향평가서 3차 결과 의견서를 보면서 심각성을 알게 되었어요. 고척초 일조권 침해, 조망권 침해가 심각해, 층고(層高)를 조정하거나 이격거리(아파트 동간의 거리)를 조정하라는 것, 이러한 심각성을 알고, 서울시교육청이 통과시킨 교육환경평가보고서 공개, 서울시 교육청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어요.
특히, 학생들에게 피해가 예상되는 개발이기 때문에 착공 전에 학부모 및 학생 의견을 수렴해 학교별 협약서 작성명시(공증받기) 공문으로 확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9월 6일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 한 이후 한 달 이상 (45일)이 지나서야 공개된 것입니다. 교육환경법에 '교육환경평가보고서 공개되어야 함'이라고 명시 되어 있음에도 그처럼 시간이 걸렸어요.
정보가 공개된 이후 확인된 내용은 뉴스검색만 해도 모두 다 알려진 사실인 대규모점포(대형마트)시설이 입점 될 예정임에도 평가보고서에는 교통유발시설(대형마트, 대규모점포)관련 평가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 고척초 일조권 문제가 심각해서 서울시환경영향평가 심의자료에 의하면 층고, 이격거리 조정이라는 지적사항이 있었지만 교육청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는 '이상 없음 문제없음'으로 통과시킨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017년 11월 13일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하는 쎈톡'에 직접적 질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요구방향은 교육환경평가 재심의를 요청하기 위해, 직접 권한이 있는 교육감과의 면담이었습니다. 11월 20일 교육감 면담 요청을 위해 직접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했고, 비서실을 통해 설명회 개최 확답, 교육환경평가 재심의 추진 검토를 받아냈습니다.
결국 11월 28일 오전10시 '교육환경 보호 관련 학부모 간담회'를 고척초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근 학교(고척초, 고척중, 덕의초, 고산초, 고원초) 학부모 및 주민 150여명이 참석해 간담회에서 확인된 내용은 재심의를 정식 요청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직접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기로 하였습니다.
12월 16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환경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학부모 500여명의 동의서명부를 제출했습니다. 고척초 대표 2인, 고척중대표 1인, 고척안전대책위 대표1인 결국 12월 29일 '재심의 확정'이라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 현재 상황은.
재심결정을 알리는 것, 재심의 결과가 나기 전에 개발착공을 막아야 하는 것입니다. (구로구청이 사업승인을 내주었기 때문에 착공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절차상 착공 전에 각 학교별 협약을 맺도록 한 지시사항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이 45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학생의 일조권, 조망권 피해와 대규모 점포및 마트로 등학굣길 안전문제와 관련한 과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서울시교육청 결과가 있음에도 구로구청은 시행사에게 사업승인을 내주었습니다.
현재는 구로구청 이성구청장의 소통과 배려가 없는독단적 행정이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구청의 사업승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부교육지원청이 구로구청에게 제대로 된 정보(재심의 검토 중)를 전달하지 않음에 따라 구로구청의 사업승인을 묵인했다고 봅니다. 이에 학부모와 구청간 갈등을 유발한 책임에 대해 남부교육지원청에 물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착공 전에 학교별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협약서를 쓰라고 한 사실(공문 체육건강과-15396 2017.9.14)을 각 학교, 시행사에 공문으로 공고, 재심의 결정사실을 학부모님들께 가정통신문으로 전달, 인근 학교 현수막 게시 등을 요청하려고 합니다.
서울시교육환경평가 재심의 결과가 나오기 전이기에 착공을 막아야 하고, 이를 위한 지도감독의 권한이 있는 남부교육지원청에 요구 할 계획입니다.
▶이번 교육환경영향평가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적, 행정적인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알리지 않는다는 사실,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음에도 지키지 않고 있고 매우 심각합니다. 학생의 안전, 학습,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해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 있으나 이를 집행하는 행정기관은 아직 학부모와 학생들 편에 서 있지 않음을 피부로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 찾아다니면서 요구하고 외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또한, 이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로 대응하더라구요. 교육환경평가서 정보공개 권한 책임소재가 교육부장관까지 확인하니까요. 남부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으로, 더 나아가 교육부까지 책임을 밀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교육환경에 관한 법률>, 교육환경영향평가시 사업 부지에 관한 사항 검토를 넘어 전체적인 도시개발계획을 보면서 통합적으로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 서울남부교정시설 개발권 주변에 한일시멘트부지개발, (고척)4구역개발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개발로 인한 교육환경변화를 다 담고 있지 않고 개별적으로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과밀학급, 교통으로 인한 등하굣길 안전 등의 문제가 심각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교육환경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교육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한다면.
교육환경평가제도의 취지는 명칭 그대로, 교육환경을 보호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는 교육청이고, 교육청이 주도해서, 학생, 학부모, 교사 및 지역주민등의 의견을 책임 있게 수렴하고 반영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첫 번째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학부모들이 처음 소식을 접하고, 정확한 관련 정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해줄 것을 요청하니, '시행사 반대'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요청 등을 통해 자료를 받기는 했으나 그 기간이 무려 2달이나 걸려, 학부모들의 체계적인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학교 구성원 특히, 학부모들에 대한 의견수렴과정에 대해 제도적으로 보장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환경평가과정에서 학교 측과의 협의를 교장 및 학부모 대표들만의 협의로 갈음하는 정도가 아니라, 교육청이 주관하는 공개 설명회 개최, 관련 자료집 제작 배포 등 전체 학부모들에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정시설개발 관련해, 교육환경영향평가나 교육환경 시정을 위한 학부모 모임의 향후 활동계획은
교육환경평가 재심의 결정은 애초 교육환경평가심의시 충분히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결정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지적사항인 학생과 교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조권 등의 문제, 대규모 점포 등에 따른 안전한 통학로문제, 한일시멘트 부지 등 인접지역 개발사업까지 고려한 학생 수 증가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대책 등을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과 함께 연구하고 의견을 모아 대응 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재심의 결과가 끝나기 전에 공사가 시작되어서는 안 됩니다. 재심의 결과가 끝나기 전까지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구청 등 관련기관에 주민의 힘을 모아 호소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지역주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개발로 심각히 침해 받는 교육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남부교정시설 부지 개발사업'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발은 단순히 교육환경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3만평면적의 개발인데 나무가 있는 공원다운 공원, 공원면적은 1000여평 밖에 되지 않아, 겨우 3%에 불과합니다. 고척 개봉지역의 주 도로인 경인로는 지금도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상습정체구간인데 남부교정시설 3300세대, 한일시멘트부지 2000여세대가 입주하고, 함께 입점예정인 코스트코 등 대규모점포 이용객까지 고려하면 말 그대로 교통지옥이 될 것입니다. (남부교정시설 부지의 대규모 점포 부지 면적은 1만3천평임. 참고로 롯데마트 구로점(구로1동) 부지는 4700여평임) 무엇보다 이 지역은 항공기 소음피해지역인데, 45층 고층아파트 건립이라니, 이 동네에 사는 보통주민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개발이 이렇게 된 것이 부지매입비용을 LH공사가 부담하게 되어, 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민간업자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고층아파트와 대규모점포 등을 무리하게 설치한 계획으로 설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은 주민을 위한 개발이 되어야 합니다. 주민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사람(주민)중심개발'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개발계획으로는 민간업자의 이익만 챙기는 개발입니다. 이에 현재의 남부교정시설 개발계획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으려 합니다. 서울남부교정시설부지개발 구로주민청원서명운동(가칭)에 많은 참여바랍니다.
[편집자 주]이근미 고척안전학부모대책위원장 인터뷰 내용 중 다른 의견이나 제언 등이 있다면 관련 기고 또는 인터뷰로 추후 후속 보도를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