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바란다]"지역 구석구석 '썩은 물' 정화해주세요"

대통령 향한 주민의 소리, 부정부패척결 · 기본‘제자리'· 경제살리기 봇물

2017-05-15     김경숙 기자

대통령선거와 구로제3선거구 시의원선거가 열린 지난 9일, 구로전역 95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꾸준히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4일과 5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사전투표에 30% 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참여하다보니  선거때 투표소별 주요광경 중 하나였던  유권자들의 기다란 줄은 거의 많이 볼수 없었다. 투표소현장 선거관계자들도 사전투표의 영향으로 밀리지 않고  여유있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구로지역 투표율은 79.5%. 지역유권자 35만524명 중 27만8805명이 당일뿐 아니라 관내·외사전투표, 거소선상투표, 재외투표 등으로 참여해 전국 투표율 77.2%보다 높은 참여율을 나타냈다.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서초 송파 양천 마포 등에 이어 7번째로 높았으며, 실제 서울시투표율 78.6%를 상회하는 것이었다.

▲ 지난 9일 오후 5시경 구로3동경로당내 구로제3동 제2투표소.대통령 선거운동을 보면서 선거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던 아들 태균(6)이를 데리고 투표장을 찾은 이지민(41)씨가 아들과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고 있다. 어린자녀들과 투표하는 이같은 현상은 전과 달리 많이 눈에 띄었다.


투표 당일, 투표소 현장마다 이전 투표현장과 크게 다른 한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투표를 하러 오는 부모들이 늘어난 것. 부모들은  유치부 아이들을 직접 기표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기표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고사리손으로 투표함에 직접 투표지를 넣도록 하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사태에 이어 진행된 대통령선거라   투표현장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민주시민체험교육의 장이 되어 있었다.  


9일 오후4시반경 아들 허민혁(6)군의 손을 잡고 구로3동주민센터 2층에 설치된 제1투표소로 들어간 허욱진(43)씨는 기표소안에서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고 나오더니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함께 넣었다. 

허씨는 "(민혁이가) 나중에 커서 오늘 선택한 사람이 만든 나라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투표할 때 누구를 찍었는지 보여주었다"며 "대통령이 소신을 갖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불평등과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주기를 바란다"고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박안나(35,구로3동)씨는 "어렵지만 열심히 일했고 세금도 내고 있는데, 우리는 서민이 아니라며 현재 제공되는 서민혜택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뒤 "복지도 좋지만, 내가 일한만큼 혜택을 받을수 있기 바란다"며 조심스럽게 서민지원정책에 대한 제반적인 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우리사회의 시급한 방향 중 하나인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에 대한 주민들의 소리도 이어졌다.
고척2동 고척고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안내를 하던 최문승씨는 "가장 시급한 것이 경제가 빨리 살아나고, 청년취업이 늘어나야 한다"며 경제살리기와 공약이행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투표를 하러 온 주민 최동환(36)씨도 "야근을 많이 하는등 노동여건이 너무 열악하다"며 근로자 권익향상을 위한 개선을 요청했다.


오류시장에서 40년동안 성원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동 (60)대표는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서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며 전통시장을 활성화시켜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전통시장과 영세상인들을 살리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낮춰주고, 대형마트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순심(63,오류1동)씨는 "서민들이 살수 있도록 세금을 있는 사람에게 많이 받고, 없는 사람들에게는 낮춰달라"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송은주(구로5동)센터장은 미래 주역인 아동청소년의 권리 보호와 선거권 만18세이상 보장, 미세먼지등 환경개선, 대학등록금 반값실현, 평화통일 기반 재건 등에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그동안 생각해왔던 많은 것들을 풀어놓았다.


미래 희망을 위해 정의와 상식,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교사인 이운구(57, 궁동)씨는 대통령에게 바라는 한마디에 "정의로운 민주주의가 강물처럼 넘쳐흐르고, 부정부패의 적폐를 몰아내 주었으며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또 "더는 차별없는 세상, 공정하고 투명한 나라, 단절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상생의 번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류시장의 성원떡집 서효숙(57) 사장은 "지역 구석구석에 썩어있는 물들을 제대로 끌어내 정화 해야 한다"며 구청장과 구청 등 한국사회 기초지방자치단체와 단체장의 '힘'이 지역주민의 삶 과 소통 등에 어떤 영향과 폐해를 미치고 있는지 정밀하게 파악해 개선될수 있도록 해달라고  바람을  피력했다.


대통령에 바라는 주민들의 소리를 듣는 현장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새로운 변화와 정치문화를 촉구하는 소리도 나왔다. 그 어느때보다 심각한 국가적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며 안정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제 정치권도 정쟁보다 대화와 협력을 통한 제대로 된 정치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때라는 것이다.


투표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처음이  대길이어야  나라도 잘되는 것"이라며 국무총리인준 등 첫단추가 잘 꿰어져야 정책도 일관되게 잘 풀려나가는 것인만큼   정치권 전체적인 변화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살짜리 아들과 빗속을 뚫고 투표장에 온 이지민(41,구로동)씨도 "경제나 안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니, 정치권이  싸우지말고 무슨 일이든 대화로 잘 해결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재인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특권과 반칙없는 사회,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강조했다. 지난 겨울 국민들이 광장까지 나가 칼바람을 맞으며 촛불을 들어야 했던 이유였다.  또 하나의  허울좋은 광고성 캠페인이 아니라 삶속에 피부로 와 닿는 상식이 되기를 주민들은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