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정비사업추진에 속앓이 분출

[오류시장정비사업 주민설명회 현장]상인들 "소송· 협박 등에 고통 … 정당한 개발을 "

2016-12-31     김경숙 기자
▲ 12월26일 오후 오류1동자치회관 강당에서 열린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수정안과 관련한 주민설명회장. 이상완 어르신이 소지분 공유지분자나 상인들이 신뢰할수 있도록, 구청등이 참여한 공영개발으로 진행해줄 것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일방적 추진논란을 빚어 온 오류시장 정비사업추진계획이 지난 12월초 서울시 심의에서 조건부로 통과된 이후 지난 26일(월) 오후2시부터 오류1동자치회관 1층 강당에서 첫 주민설명회가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구로구청 지역경제과 주최로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오류시장의 소지분을 가진 토지등소유자, 상인 등  20여명이 한창 바쁜 낮 시간임에도 참석, 그동안의 답답했던 심정과 고통들을  쏟아 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오류시장정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대서개발이나 오류시장 대지주 신산디앤아이, 특정 공무원 등과 관련한 호소와  '누구를 위한 구청'인지를 묻는 매서운 질타의 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설명회는 구로구청이 지난 4월 오류시장 정비사업추진위원회측과 정비사업계획안을 서울시 심의에 상정하기 전에  절차상 거쳐야 하는 주민설명회 이후 8개월여만에 처음  가진 공식적인 자리였던만큼 지난 1년 가까이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한 채  가슴속에 켜켜이  쌓아두기만 해야 했던 서민들의 고민과 울분이 처음으로 터져나오는 자리이기도 했다.


주민설명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구청 기획경제국 소해섭국장은 정비사업이 다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뒤 "의문이나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합해서 내부 검토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앞으로 의견을 상의 조정하고 효율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대표단을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오류시장정비사업계획 용역회사인 KTS엔지니어링 관계자로부터 서울시에서 가결된 정비사업계획 수정안에 대한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현재 도시계획시설상 '시장'을 폐지하고 오류시장 부지(오류동 38-7일대)와 경인로변 일부건물을 포함한 정비구역대상 부지 4894㎡에 지하5층 지상21층 아파트188세대 주상복합건물을 건립하는 내용의 정비사업계획수정안을 지난 8일 가결해준바 있다. 수정된 계획은 주변 스카이라인 등을 고려해 당초 계획인 지상36층을 지상21층으로 낮추고(아파트 188세대), 오류1ㅗ동의 문화복지관련 공공청사 부지로 기부채납하기로 했던 획지2는 사업비조달을 위해 매각할 수있는 보류지로 변경된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구로구는 이와 관련해 서울시심의위원회 요구에 따라 오는 1월14일까지 재공람 및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이같은 과정이 완료되면 이후 정비사업추진계획 승인,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심의,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수정계획 설명 후 한 참석주민이  사업성에 대해 물었으나 KTS엔지니어링측 관계자는 "사업성검토는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또 정비사업계획안에 담겨진 입점상인 등에 대한 보호대책도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아 이날 참석한 주민들의 우려나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전통시장  접목된   공영 개발 요구

◇분출된 주민의 소리= 오류시장 10평 남짓한 공유지분자라고 밝힌 이상완 어르신은 지난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입점상인과 공유지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리된 것이라며  △CGV영화관까지 유치할 수 있는 종합상업지역으로의 제대로 된 개발 △입점상인이나 소지분시장공유자들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 및 조속한 발표 △구청이 참여하는 공영개발 등이 이루어지기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상완 어르신은 "(과거) 구로구청이 오류시장에 도로를 개설해주겠다고 했다가 어느 순간 철회했는데, 그 때 그렇게라도 했더라면 오류시장이 훨씬 좋아졌다"며 "(오류시장이) 지금처럼 낙후된 배경에는 대지주 신산디앤아이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상완 어르신은 "오류시장 소지분 공유자들은 과거에 재건축한다는 대지주에게 사기를 당한 일이 있어 누구든 오류시장을 개발한다고 해도 믿을수가 없을만큼 노이로제에 걸렸다"면서 개발한다고 무조건 동의만 할수 없는 배경을 설명한 후 "그래서 구로구청등이 참여하는 오류시장 공영개발을 원하는 것"이라며 민간이 아닌 공공기관 참여개발을  요구하는 이유를 밝혔다.


40년동안 오류시장안에서 떡집을 해오고 있는 김영동 사장도 A4용지 5쪽 분량에 정비사업추진으로 인해 그간 겪어 온 고통과 제안의견 등을 담아 가슴절절하게 호소,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영동 사장은 지난 10년간의 오류시장 역사를 오류시장 대지분을 갖고 있던 이들로 인한 상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로 설명하며 상인들의 가슴을 더이상 멍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 오류시장에서 40년동안 성원떡집을 운영해오고 있는 오류시장의 소지분공유자이며 상인인 김영동 사장이 대지분 소유주들로 인한 지난10여년간의 고통을 상세히 소개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지 말고 정상적인 개발이 진행되도록 구청의 제대로 된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오류시장 대지주였던 장모씨가 개발한다고 들어와 장사를 잘하고 있던 상인들을 하나둘씩 내보냈고, 개발한다는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주어 20,30년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했던 상인들이 많았다. 이후 대지분을 신산디앤아이에서 인수받아 남아있는 임대상인들을 내보내고 시장출입구인 소방도로를 막겠다고 해 상인들은 생업을 전폐하고 서명을 받아 구청에 제출해 (출입구폐쇄를) 겨우  막을 수 있었다"고 그동안 겪어온 일들을 풀어놓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오류시장 정비사업으로 다시 10여년전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힌 김 사장은  "현재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서개발이 나타나 시장정비사업을 위한 동의서에 도장을 안찍으며 내쫓겠다며 공갈협박이 시작됐고, 15개월 전부터 일곱집에 대한 소송을 걸어 동의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은 소송을 취하해주었고, 세 집이 소송진행 중"이라고 전하며, 대서개발과 신산디앤아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류시장 정비사업 추진과정에 '단장'이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구청 공무원 O과장의 부적절한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김영동 사장은 O과장이 "(내게) 땅가격을 지정해 팔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수시로 전화해 '빨리 대서개발에 가서 동의서를 찍지 않으면 불이익당한다'고 괴롭혔다"고 털어놓았다.


김사장은 "상인들은 지난 10년간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다. 더 이상 아픔을 주지말라"며 "개발을 하더라도 정당하게 개발을 진행하고, 상인들 가슴에 멍들게 하지 말아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다른 한 주민은 정비대상 부지내의 경인로변 개인건물의 경우는 시장정비사업에 참여할 의지도 없고, 충분한 의논조차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심의가결이 된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일이 거꾸로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뒷 땅 산 사람이 (정비사업추진으로) 앞땅을 흡수하겠다는 것은 '내 욕심' 아니냐"는 말로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상인 보호등과 관련한 대책과 절차를 자세히 질의답변할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마련이 필요하다는 상인들의 의견 제시도 이루어졌다.


주민들의 소리를 허심탄회하게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와함께 정비사업추진계획안을 서울시 심의에 올리는데 필요한 동의자수를 맞추기 위해 지분을 서너평, 심지어 한평씩 나눈 일명 '쪼개기'가  동원된 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적정성 논란과 이에 대해 "법적으로 하자가 없었다"는 구청측의 '기계적 역할'에 대한 질타도 강력하게 이어졌다.


하고싶은 말이 쌓일대로 쌓인 가운데 열린 구청과의 대화였던만큼  다양한 주제들이 거침없이 분출된  현장이었다.

◇구청측 답변=오랜시간 조용히 참석자들로부터 터져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은 소해섭 국장은 "투명한 진행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개발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참석자들의 뜻을 확인할수 있었다며 진행과정의 미진한 부분들을 더 들여다보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 본다며  "(참석한 공유지분자와 상인들측에서도)의견을 통합 정리해서 내놓는 것이 중요하므로 대표단을 구성해줄 것"을 다시한번 당부했다.


소 국장은 이와함께 서울서남권은 물론 인근 경기도 일대에서까지 찾을 정도로 50년 전통의 명성높던 오류시장이  전통시장 가치가 접목 된 현대적 개발방향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민 의견에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나, 책임질수 없는 발언이 될수 있어 말을 하지 않았다"는 말로 공감을 표명, 어떤 식으로든 전통시장이 존립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마음에 일말의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말문을 튼  주민들은 구청의 향후 발걸음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소지분의 공유지분자들과 상인들은 이달 초 회의를 갖고 대표단을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