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개표 안된 개봉2동 497표.. 그후 4년 재발방지 대책등 '안갯속'

2026-06-29     김경숙 기자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개봉2동에서 교육감선거 관련 투표지 약500장이 개표되지 않은 사실이 지난 23일자 KBS보도로 알려지면서 선거관리부실 등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개탄과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그같은 사태 발생 4년이나 지났는데도 유사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처리절차 등  관련 제도적 시스템이나 지침 조차 일선 선거관리현장에 보이지 않고 있어, 엄정하고 체계적인 선거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할 선관위가 부실한 선거관리 재발 방지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알면서도 개표 종료"

KBS 뉴스는 지난 23일(화) 4년 전인  2022년 지방선거개표 당시 개봉2동의 교육감선거 투표지 497표가 개표도 안된 채, 개표 종료가 이루어졌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선거당일 개표결과를 보면 개봉2동에서 나온  서울시장표수는 총 1만384표였는데, 서울교육감 표는 9887표로  497표가 적었던 것.   

KBS취재결과 교육감후보앞으로 유권자들이 투표했던 이 497표는 개표가 되지 않았다. 개표종사원들이 개봉2동 투표함을 개함해서 시장과 교육감, 구청장표로 구분해 바구니에 담았으나, 이 바구니가 후보자별 유효표와 재확인대상표를 분류 출력해 개표상황표가 나오는 '투표지분류기운영부' 단계로 넘어가 처리되지 못했다는 것.  

이들 투표지는 선거 다음날 CCTV를 통해 운반용 바구니에 담긴 상태로 발견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고도 정정하지 않았다고 KBS뉴스는 전했다.

서울시 선관위측은 이에 대해 "논의결과 당락에 영향이 없고, 추가 개표에 따른 규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서…"라고 KBS측에 답변했다. 

 

지난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구로구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우신고등학교 체육관. 개표 동별로 개함된 투표함에서 나온 투표지를 분류정리중인 개표관계자들.

지역주민들   "어이없다"

이같은 KBS보도를 접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지역커뮤니티카페나 단톡방 등에서는 "우리동네에서 사고가 있었다는게 어이가 없다. 정말 선관위는 해체하고 설계가 필요한 조직같다" "부정이든 부실이든 선관위는 답이 없다" "4년 전 것인데 왜 지금 얘기가 나올까. 그때 얘기해서 진상규명해야 되는 것인데" "고인물은 썩는 법, 가족회사 선관위 해체하고 다시 만들어야 될 것같다"등의 의견들이 이어졌다.

 4년  전 ' 그 때  무슨 일이'

4년 전 서울시장부터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의 투표지를 개표하는 구로구 지방선거개표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는 여느 때처럼 수궁동에 소재한 우신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됐다. 

당시 구로구개표관리를 맡았던 사무국장을 비롯한 구로구선관위 직원들은 지금 없다. 

당시 상황에 대해, 4년 전 마포구선관위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는 김태욱 현 구로구선관위 사무국장은 "그 때 구로구선관위가 다른 지역 선관위보다도 훨씬 늦게까지 개표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개봉2동의 교육감표수가 서울시장이나 구로구청장표와 무려 500표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보이지 않는 표를 찾느라 사방으로 비상이 걸렸던 것.  

그러다 개표장으로 사용한 학교 체육관 내에 CCTV가 설치돼있는 것을 확인하고 CCTV로 하나하나 추적한 결과 운반용 빈 바구니 사이에서 투표지 담긴 바구니를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뒤늦게 실종됐던 '교육감표'를 찾은 구로선관위측은 정당추천 선거관리위원들도 포함된 구로구선거관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결과를 당시 교육감선거 개표결과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한다. 

선관위 상부에 모든 상황을 보고했으나 서울선관위측이 KBS측에 말한 것처럼 '개표결과 후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인데다 개표종료 후 추가개표 관련 법규정이 없고', 개표종료후라  참관인들이 없는 가운데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구로구선관위 관계자는  24일(수) 구로타임즈에 설명했다.

지금은 재발방지 준비됐나

유권자 497명이 선거 당일 직접 투표소에 가서 행사했던 소중한 투표권이 정작 개표에 반영되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한지 4년이 지난 올해, 이번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원인분석과 종합대책 마련, 조직내 대대적인 사례교육 및 전파, 투개표관리를 맡고 있는 지역선관위로의 구체적인 업무지침 등은 이루어졌을까.

이와관련해 구로타임즈는 지난 24일(수) 이번 6.3지방선거 구로구 투·개표관리업무를 총괄한  구로구선거관리위원회측에 "발생해서는 안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4년 전 구로구개표장에서 일어난 일은  어디선가  발생할수도 있는 일인데, 이번 선거에 (중앙·서울시)선관위 상부로부터 개표 반영절차 등과 관련한 매뉴얼 등이라도 있었는지"를 물었다.      

구로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후에 어떻게 반영한다는 것은,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이는 매뉴얼로 하기보다 법규정으로 해야하는 성질의 것"이라 고 덧붙였다. 

국민이나 주민은 몰랐어도 선관위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유사한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나 대책마련 등 변화된 내용을 4년이 지난 지금 일선 현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선관위 난맥상을 만드는  가장 큰 문제  하나가 이 안에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