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사진 합성 게시한 구로구청 간부 '일파만파'
"혹시 나도?" 구로구청 공직사회도 '뒤숭숭' 지역각계, 구청대응 비판 재발방지대책 촉구
구로구청 소속 중간 간부가 같은 부서내 동료 여직원의 사진을 무단 도용,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합성한 이미지를 제작하고 이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서 구청내부뿐 아니라 구로구 지역사회에서 논란의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반인도 아닌 간부 공무원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 동료 여성을 상대로 이 같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 자체가 충격이고, 도덕적 윤리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무원노조는 물론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 수사기관의 처리 결과 및 구청의 사후조치도 이해할 수 없고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건 경위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발생했다. 그리고, 관련 내용이 지난 19일(목) SBS 보도로 알려졌다.
SBS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구로구청 소속 구로구보건소에서 근무하던 20대 여 공무원 A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과 상사인 50대 초반 6급 간부 B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들을 보고 황당했다.
민소매 차림에 B씨를 끌어 안고 있는 여성이 자신과 매우 닮았고, 또 다른 사진에서는 해당 여성이 B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바라보는 모습이 담긴 것. 게다가 A씨 이름에서 따온 듯한 영어문구까지 더해 마치 사이좋은 연인처럼 보인 것으로 이미지를 합성했다.
해당 게시물은 B씨가 구청 내부 조직도에서 A씨 사진을 내려받아 AI로 생성한 합성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이 들게 하는 가짜 사진을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린 B씨를 성폭력처벌법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12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했지만 검찰은 그마저도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돌려보내 현재 구로경찰서는 B씨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구 조치와 입장 및 대책
구로구청은 지난해 12월 1일(월) 구로경찰서로부터 피의자혐의의 B씨를 대상으로 '성폭력범죄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수사를 개시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 난후 12월 4일(목)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위행위로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 등에 대한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조치였다는 것. 이어 구로구청은 12월 16일 이러한 '성폭력범죄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불송치(혐의없음)와 명예훼손 부분 송치라는 수사결과를 통보 받아, 12월 23일 역시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해직위해 사유 소멸에 따라 구청장은 직위부여 후 휴가를 사용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어 올해 1월 19일자로 팀장보직 없이 구로구 관할 동주민센터로 전보시켰고, 이어 3월 23일(월)자로 행정관리국으로 다시 전보, 현재 대기조치 시킨 상태다. 구로구청은 또 B씨에 대해 경찰의 명예훼손 등의 혐의 수사 결과와는 상관없이 구청 감사담당관 조사 등을 통해 공무원 품위 훼손 등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혐의가 인정될 경우 구청 자체 중징계 의결로 또 다시 인사 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당 직원이 만든 합성사진을 피해 직원이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고, 구(청)는 사안을 인지한 직후 직위해제 등 필요한 대응을 신속히 진행했다"며 "이후 경찰로부터 성범죄 혐의없음 통보가 접수됨에 따라 관련 법령에 근거해 복직 절차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피해 직원과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조치했고, 피해 직원의 의사를 반영해 가해 직원과의 분리 조치를 시행했다"며 "구는 그간 절차와 법령에 따른 조치를 우선적으로 이행해왔으나, 법적 판단과 별개로 공직사회가 지켜야 할 기준에 따라 후속 조치를 엄정히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엄격히 진행하는 한편, 징계 결론이 날 때까지 가해 직원에 대해서는 직무 배제 및 대기 조치를 취하고,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강화된 분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 성범죄 및 AI 악용 문제에 대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한 예방 교육을 4월 중에 실시, 강화하고, 내부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강조하고 "피해자 보호 중심의 대응 매뉴얼과 재발방지 대책을 보완하고, 피해자 보호와 구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겠다"는 구청의 입장을 밝혔다.
장인홍 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의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징계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가해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대기 조치함으로써 강화된 분리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공직사회가 지켜야 할 기준과 구성원 보호에 대한 책임을 고려할 결정"이라고 했다.
◇지역 각계 반응
구로구청 공무원의 이처럼 있어서 안될 행위 사건이 알려지면서 구로구청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해 구로구의회, 지역정계 및 시민단체 등도 이 사안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사건 전반의 투명한 공개와 철저한 재발 방지책 마련 및 사후 인권 침해 대책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구로구청공무원노동조합은 관련 성명을 통해 "구청장은 피해 직원에게 직접적이고 명확한 사과를, 전체 직원의 사기 저하에 대한 공식 사과와 조직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 했다. 또한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책임자 조치를 시행하고, 유사 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된 상태고, 직원들 사이에선 나도 AI로 생성된 합성물로 당할 수 있다는 불안이 팽배하고 있다며 뒤숭숭한 구청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구로(을) 당원협의회도 지난 22일(일) 이와 관련한 긴급 성명서를 통해 "상급 공무원이 하급 직원의 사진을 무단으로 활용해 연인 관계로 오인될 수 있는 합성 이미지를 제작·게시한 행위는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권력관계를 이용한 폭력이며, 공직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적 행위"라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로구청은 제대로 된 감사도 없었고, 실질적인 징계도 없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 전반을 낱낱이 공개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즉각 강화하고, 가해자와의 완전한 분리와 함께 AI 합성·딥페이크 악용에 대한 명확한 징계 기준 마련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박동웅 민주당 구로구청장 예비후보는 이와관련, "법적 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자 공직기강 해이의 극치"라며 "공직 사회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성희롱적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구청장이 어떠한 감사나 징계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피해 공무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의 법적 판단과 공무원 징계 양정 기준은 별개이므로 즉시 자체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와 피해자 보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지역 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도 지방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의 기강해이와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구청 공무원이 동료 여직원을 상대로 이러한 성희롱 및 성폭력 등을 가한 부적절한 행위가 발생했다고 비난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했다.
즉 전면적인 재조사와 함께 가해자에 대한 조치 재검토, 전직원 대상의 성인지 및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의무화, 재발 방지 제도개선 등을 구로구청에 요구했다.
특히 구로구의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임시회를 지난 3월 26일(목) 열었다. 구의회는 이날 각 상임위에서 구청 감사담당관, 총무과, 자치행정과, 위생과, 가족보육과 등 해당 부서를 상대로 비공개로 질의 및 현안보고를 진행한 뒤 27일(금) 본회의에서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