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_구로문화원 유화반] 오늘도 유화 매력속에 '풍덩'
지난 8일(수) 오후 구로문화원 5층 강의실. 유화 물감의 독특한 기름 냄새가 풍기는 강의실에는 중장년 이상의 여성 회원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캔버스에 신중히 붓칠 해가며 그림을 완성해 가고 있다. 모두가 취미로 시작한 아마추어 화가다. 이중 개인 전시회 및 단체 전시회에 출품할 만큼 실력 있는 회원들도 빠지지 않고 강의실을 찾아 그림 그리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구로문화원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30분부터는 유화 심화반을, 금요일 오후에는 유화 기초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유화반은 2010년 개강, 올해로 15년 차를 맞는 인기 강좌중 하나다.
교직 생활 퇴직후 바로 그림 그리기에 입문했다는 정종희 수강생(81, 오류1동)은 "교단에서 아동화 지도를 하다가 평소 그림을 좋아했고, 퇴직 후 여유롭고, 무료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화원 회화반에 등록해 그림을 그린지가 벌써 10여년 이상됐다"며 "이제는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문화원 강의실 뿐 아니라 별도의 화실을 마련해 여행에서 느낀 배경 등 여러 가지 소재로 나만의 감정이나 생각 등을 그림에 담아 표현해 그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취미생활로 그림을 그리면 집중도 잘 되고, 생활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끼며 자녀나 친지 등에게 선물을 하면 받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고 감사하고 있다"고 그림그리는 소감을 전했다.
수채화와 달리 유화는 두껍게 바르거나 엷게 칠하거나 하여 그림의 표면에 다양한 질감을 표현하거나, 풍부한 색과 광택, 무광택을 나타낼 수 있는 등 폭넓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덧칠 등을 통해 그렸던 부분을 수정 보완 변화시킬 수 있어 오히려 초보자들이 배우기 수월하고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또 기름 물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색이 선명하며 무게가 있고, 잘 변하지 않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이든 중장년 이상은 수채화보다 유화를 더 선호한다는 말이 있다고.
아주 값 비싼 그림을 투자목적으로 구입해 걸어놓을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수강생의 경우 잘 그린 그림이든 못 그린 그림이든 나만의 그림을 걸어놓을 때, 또 친지 및 가족 등에게 선물 할 때 더 많은 행복을 느끼는 것이 매력이라고 한다.
처음 초보자들은 사진이나 자료 사진 등을 보고 그리지만 2-3년 지나고 나면 자기 나름의 그림을 창작할 수준에 오르고, 그런 수강생 작품을 연말쯤에 문화원 전시공간에서 전시도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문화원 5층 공간에선 도솔회 주최로 일부 수강생 작품을 건 회화전시가 1월 31일(금)까지 진행 중에 있다. 또 이같은 구로문화원 전시 경력을 가진 수강생의 경우는 한국미술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고.
오류동에서 살다 강남구로 이사 한 후에도 구로문화원을 찾아 온다는 김경선 수강생(59)은 "평소 그림을 배우고 싶었지만 바쁜 일 때문에 배울 기회가 없다가 휴식을 하게 돼 5-6년 전 회화반에 등록해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다양한 구성 형태로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실수를 하더라도 덧칠 등을 통해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유화가 매력적이며, 해가 갈수록 그림의 완성도가 높아가는 것을 느낄 때 자존감이 높아지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훌륭한 강사 선생님의 지도 덕에 실력이 향상되고 있고, 더욱이 같은 반 선배 수강생들의 그림 그리는 열정적인 자세와 그 그림을 감상할 때 배우는 점도 많고 겸손함도 배우게 된다"고 했다.
유화반을 지도하고 있는 화백 김장건 강사는 "회원마다 개성이 다르고 실력 차이가 있어 개인 레슨 수준으로 각 회원들이 그리는 작품 과정에 형태, 색채, 구성 등에 대해 여러가지 조언 및 기법 등을 지도하면서 그림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며 "문화원이라는 공공기관에서 회원들이 손쉽게 접근하여 저렴한 수강료로 거의 개인레슨으로 회화 그리기를 배우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수강료는 분기마다 15만원이다.
결혼 전 그림을 접했지만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2017년 김 강사를 만나고부터라는 이세영 수강생(68, 오류 2동)은 이제 어엿한 화가로 성장했다. "거의 매일 오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새벽까지 그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정도로 그림 그리기에 빠져 있다고. 개인전을 10여차례 열었고, 단체전에도 50회 정도 참가한바 있다"는 이 수강생은 "이런 전시회를 가지면서 상을 받고, 많은 작품을 간직하고 있다"며 나이 든 사람들에게 그림그리기 취미는 삶에 여러 가지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