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의회 구정질문_구청장 권한대행에 묻다] "주민갈등 해소위한 숙의 충분했나?"

최근 구로구청의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공사 추진 관련 김영곤 의원 "주민무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행정처리 허탈"

2024-12-06     윤용훈, 김경숙 기자

구로구의회는 지난 12월 2일(월) 오전 10시부터 엄의식 구로구청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한 구정 시책분야 질의를 약 3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이날 시책분야 질의에는 김영곤·최태영·김철수·김미주·양명희·노경숙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명과 전미숙·이명숙 등 국민의힘소속 의원 2명 등 모두 8명의 구의원이 지역현안 등 11가지 사안 및 현안 등에 대한 '송곳 질문'을 퍼부었다. 사회를 맡은 정대근 의장을 제외한 구의원 15명 가운데 절반이 넘긴 의원들이 단상에 오른 것이다.

이번 시책분야 질문은 당초 선출직이던 전 문헌일 구청장이 지난10월 사퇴함에 따라 구청장 권한대행을 맡은 부구청장 체제에서 열려 큰 사안 없이 소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올해 각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구청의 입장과 해결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 열기로 가득찼다. 

구의원들은 당초 20여 개가 넘는 시책질의를 할 계획이었으나, 구청 집행부와의 사전 조정으로 이날 질의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구로구에선 풀어야 할 현안이나 문제점도 많다는 의미인 셈이다. 

구청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부구청장을 상대로 질의에 나선 의원들은 행정감사 및 지역 의정활동을 하면서 나타난 문제 및 현안 등에 대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구체적인 근거자료 등을 제시하며 주어진 질문시간인 20분은 물론 보충 질의까지 할정도로 꼼꼼히 준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데 비해 집행부인 구로구청측은 매번 그랬듯 이번 정례회 시책질의에서도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원론적이고 일괄적인 짧은 답변으로 일관, 대조를 보였다. 

이번 시책분야 구정질의에 나선 구의원들 질문과 엄 구청장 권한대행의 답변을 요약 정리했다. 

지난 2일 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엄 구청장권한대행에게 구정질문을 하고 있는 김영곤 의원.

 

김영곤 의원(3선, 고척1·2동, 개봉1동)은 하반기 지역 최대 핫이슈인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사업에 대해 질문했다. 흙운동장을 인조잔디 구장으로 조성하려는 데 대한 인접 주민들의 거센 반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구로구청은 인조잔디 구장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김의원은 이날 구정질의를 시작하며 2년 전 주민찬반 온라인설문조사에서 주민반대 70%가 나오면서 구청이 갈등조정시까지 사업추진을 보류하기로 하는 등 그간 있었던 일련의 추진 과정 등에 대한 설명과 문 구청장 사퇴후 분위기를 전한 뒤 "구청장 권한대행 체재 하에서 무리한 사업추진은 불가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구로구청은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을 위한 입찰을 11월 5일(화) 공고와 함께 13일(수) 업체를 선정해 19일(화) 고척근린공원 운동장에 공사를 위한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면서 "주민을 두려워하는 민선구청장보다 주민을 무시하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 관선 구청장 권한대행이 더 효율적으로 행정을 처리한다는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척근린공원의 흙운동장을 인조잔디로 조성하는 사업과 관련해 주민갈등 해소를 위한 숙의 과정은 충분했는지와 최근 구청에 접수된 고척근린공원 인근 2,400여 주민들의 반대 서명에 대한 구청장 권한대행의 입장이 무엇인지 물었다. 또 주민들이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위한 소송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이와함께 주민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구청이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제대로 된 공론의장 마련을 요청했다.

엄의식 구청장 권한대행은 김영곤 의원(3선, 고척1·2동, 개봉1동,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질의에 대해고척근린공원 운동장에 대한 인조잔디 조성과 관련 찬반 주민의 절충안을 바탕으로 2024년 11월 15일(금) 공사를 착공했다고 밝혔다. 

즉 펜스 4면 설치하는 것에서 축구골대 뒤 엔드라인 2면에만 설치하고, 구장의 규격을 당초 95m×65m에서 90m×60m로 구장의 규격을 축소했으며, 또한 4면 서치라이트 설치에서 공원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변경했고, 구장 외곽에 맨발 걷기 순환로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엄 권한대행은 "구청장 권한대행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궐위 된 구청장의 권한을 포괄적으로 대응하는 지위를 갖는다"며 "민주적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신규 정책 사업이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투자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러나 기존부터 추진해 오던 정책에 대해 반대가 많다거나 찬반 갈등이 첨예하다는 이유로 그러한 사업들을 권한대행이 방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영곤의원이  다시 보충질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11월 11일 엄의식 권한대행이 구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관련 절충안을 토대로 구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견을 좁혀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이미 앞서 5일 구청은 나라장터에 인조잔디 다목적운동장 조성사업 입찰공고를 게시하고 13일 입찰마감을 기다리는 시점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뒤 "엄의식 구청장 권한대행은 안으로는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을 이미 확정하고 밀어붙이면서 밖으로는 주민들과 절충안을 계속적으로 모색하는 듯 구로구민을 기만하는 표리부동한 태도로 선출되지 않은 행정 권력의 오만함을 보여주었다"고 비판의 화살을 던졌다. 

그러면서 "지방정부를 책임지는 자치단체장의 자리는 행정조직을 제대로 통제하고 적극행정으로 주민의 복리 증진에 집중하면서도 때로는 지역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자리이기도 하다"며 "주제 넘는 어설픈 판단으로 구로구민 간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행정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고척근린공원 또한 구로구의 근린생활시설로 우리 구로구민 곁에 변함없는 휴식의 공간으로 온전히 남아 있어야 할 소중한 토박이 자산"이라며 이제 더 이상 소모적인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이제라도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구로지역이 당면한 전례없는 상황과 관련한 구의회의 역할을 비롯 당부의 한마디를 남기며 연단을 내려왔다. 

"우리 구로구의 행정조직은 구청장의 무책임한 사퇴로 인해 겪어보지 못한 과도기적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선출 된 권력이 선출 되지 않은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지 못한다면 일부 소수  관료에 의해 구로구민의 생활 전반에 미치는 중대한 현안들이 행정의 연속성이라는 미명 아래에 일방적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구로구의회의 역할과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기인 만큼 정당을 떠나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더욱 합심해 금번 정례회에서 행정부가 제출한 2025년 사업과 예산안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