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소리] "노인정이나 쉴 공간 하나 없다니…"

어르신부터 청소년 어린이들까지 한목소리 , 오류시장 전통시장기능 회복 요구도 높아

2016-08-22     김경숙 기자
현재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오류1동 주민들은 마을에 살면서 어떤 점을 가장 불편해하고 있을까.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15일을 전후해 동네 골목사이사이로 들어가 들어봤다.  
 
"50년동안 살아오면서 내라는 세금 다 내고 살았지만 나이 팔십이 넘어도 우리 노인들이 가 있을 노인정이나 쉴 공간 하나 없는 것이 정말 불만이야. 다리도 시원찮아서 먼데 가지 못하잖아. 가까운 데나 있어야 가지".

오류1동에서 50여년을 살아온 윤상수(82)할머니는 오류1동에 살면서 느끼는 불편한 점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여가시간을 보낼 공간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가 없으면 걷기도 힘들다는 윤 할머니는 "몸이 괜찮던 예전에는 요가도 배우러 다녔지만 이제는 오류1동주민센터도 못 올라가서 배우러 다닐 수 없다"며 "두메산골만 가 봐도 대 여섯집에 하나씩 경로당이 있는데 어떻게 서울에서 이럴 수 있느냐"고 그동안 마을에 살면서 섭섭했던 생각들을 봇물처럼 쏟아 놓았다.

윤상수 할머니가 언급한 '경로당'에는 단순히 '경로당'시설 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늘어나는데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밥도 해 먹고, 좋은 프로그램 있으면 다른 동네처럼 재미난 강좌도 들으면서 무료한 노후를 보다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제대로 된 마을공간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여유나 연령대와 관계없이 동네에 살고 있는 많은 어르신들의 공통된 소망이었다.

땀이 물 흐르듯 쏟아질 정도로 덥던 지난 15일 정오경. 오류초 인근 한신아파트로 올라가는 골목 막다른 집 대문 앞에 앉은 한 할머니가 맞은편 도로를 쳐다보며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올해 90세로 홀로 살고 있다는 최금희 할머니도 이웃과 함께 지낼 공간을 꼽았다. "노인들도 다 그렇게 말하는데, 경로당 비슷한 게 있으면 참 좋겠다"는 것. 저녁5시 정도 되면 인근 다가구 주택에 사는 50~80대 이웃들이 나와 서너시간 얘기를 나누다 각자 집으로 들어가는데, 해질녘 나온 이웃들은 오후까지 에어컨도 없는 찜통 방안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잠자거나 TV를 보다 나온다고 할머니는 전해주었다. "할 일없으니까 자고, 심심하니까 와서 얘기하고 가는 거야".

현재 오류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반경 200m내외의 도시재생 희망지사업 대상지 1만여평방미터는 수십년 전에 지어져 노후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들이 밀집돼있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직장인이나 주부나 마음껏 뛰고 좀 긴 호흡으로 산책할 야외공간도 없다. 오류초등학교 운동장이 그나마 마을의 유일한 광장이지만 이도 개방하지 않으면 쉴 데 없는 도심 속 '섬'같은 곳이 오류1동 학교주변 주택가의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남녀노소를 떠나 전 연령대의 주민들이 꼽는 최대 현안이 '공간부족'.

오류시장과 주택가 사이 골목어귀에서 부모님과 쌀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종혁(42)씨도 4살, 6살 된 남매를 둔 아버지 입장에서 오류동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답답함의 일면을 털어놓았다. "그럴 듯한 공원이나 문화시설, 큰 놀이터라도 학교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고, 아파트 놀이터는 텃세가 심하다"고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모들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오류1동에서 살아가는 청소년의 고민들도 다르지 않다. 5년 전 오류초등학교 뒤쪽 주택가로 이사 왔다는 오태훈(우신중3)군도 아이들이 갈 데가 없다고 전했다. "축구를 하고 싶어도 오류초등학교 운동장은 조기축구회 때문에 이용 못하고, 학교에서 끝난 뒤인 오후3,4시경에는 초등학교(운동장)에 들어갈 수 없고 갈 데도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주로 PC방으로 향하는 이유의 하나라는 것. 오군이 동네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축구를 할 수 있는 잔디구장"이었다.

오류1동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바람을 들어보기 위해 나선 취재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공간문제' 다음으로 전통시장인 오류시장의 부흥이었다. 70년대를 전후해 8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구로(갑)일대는 물론 인근의 경기도 광명· 부천시에서까지 장을 보러 올 만큼 명성을 날리던 오류시장이 10여년 전부터 개발을 이유로 임차상인들을 내보내면서 슬럼화의 가속화로 시장기능이 상실되다시피하면서 지역사회의 시름도 적지 않은 상황.

경인대로변을 끼고 주거와 상업지역의 센터에 위치한 만큼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느냐에 따라 오류동 지역경제와 주민의 삶의 질에 결정적 역할을 미칠 수 있는 곳이라 전통시장으로서의 오류시장의 기능에 대한 관심은 뜨겁기만하다..

이는 특히 오류시장 안에서 수십년동안 장사를 하다 다른 곳으로 떠나지 못하고 시장 주변의 골목어귀나 입구에 자리를 잡아 장사를 하고 있는 많은 상인들의 소망이며 과거 오류시장을 이용해왔던 동네주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오류동에서 살아왔다는 지 모(40, 주부)씨는 "오류시장도 고척시장처럼 정비가 잘돼서 전통시장으로서의 제 기능이 되살아나고 안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림> 이 기사내용은 오류1동 도시재생희망지사업을 알리기 위한   오류1동마을신문 <오동통> 창간예비호(8.19일자)에 기고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