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청장개표] 12년 만의 '이동' … 투표에 담은 '갈증'

구로구청장 국민의힘 문헌일 후보 당선

2022-06-07     김경숙 기자

 

 

 구로지역의 표심이 달라졌다.

불과 3개월 전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던 구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난 10여년간 민주당에게  연속 주었던 지역정치권력의 추를 국민의힘 방향으로 상당 부분 이동시켰다. 

지난 1일(수) 저녁 우신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시작 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구로구 개표현장.  

구로구내 16개동 99개투표소에서 속속 들어 온 투표함이 하나씩 열리면서 투표용지가 쏟아지자 대기중이던 개표사무원들의 눈과 손이 바빠졌다.  

밤새워가며 다음날 아침까지 진행 된 개표결과 국민의힘측이 구청장과 시의원 2석(총4석), 구의원 9석(총16석)을 차지했다.

12년만의 지역정치권력 '이동'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 쏠려있던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 다수석을 민주당이 차지한 후 3번의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구청장과 시의원4석, 구의원 8석을 차지해 왔던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결과 시의원 2석, 구의원 7석으로 만족해야 하게 됐다. 

선거를 앞두고부터 지난 수개월간  지역사회의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던 구로구청장직은 국민의힘 문헌일후보(69)에게로 돌아갔다. 

기업CEO출신 문헌일 후보는 구의원3선 지역정치인인 민주당 박동웅후보 보다 4.6%p(8353표) 많은 52.3%의 득표율로 당선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관내외 사전투표에서는 박 후보(20.2%)가 문 후보(18%)를  앞섰으나, 투표당일 동별 본투표에서는 문 후보(34%)가 박 후보(27.4%)를 앞서면서 선거당일 본투표로 당락이 결정됐다.

문헌일 후보는 당선 결과가 확정 된 지난 2일(금) 구로타임즈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함께 해주신 분들, 반대 한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제가 했던 공약은 우선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구로구내 16개동에서 권역별로 1명씩 총 4명의 서울시의원을 선출하는 시의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그동안 모두 점유해왔던 4석 중 2석은 국민의힘 후보로 교체됐다. 

특히 제1선거구(고척동,개봉동)는 시의원으로 첫 도전장을 냈던 국민의힘 소속  40대 서병열후보가 시의원 당선인 가운데 가장 높은 표차로 당선됐다. 개봉동 토박이에다 구의회의장에 이어 시의원 3선 고지를 향하던 '5선 관록'의 황규복 민주당 후보는 낙선, 시선이 쏠렸다.

제3선거구(신도림, 구로1동,구로2동, 구로5동)에서는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은 청와대 행정관출신의 '정치신인' 박무영 민주당 후보(30)와 구의원 3선의 현역 의원인 서호연(64)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어,  국민의힘 서호연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들은 제2선거구와 제4선거구에서 당선됐다. 당락을 결정한 표차는 400~500여표로 '박빙'이었다. 이에따라 제2선거구(오류동,수궁동,항동) 현역 재선의원인 김인제후보(48)는 민주당 시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으면서 3선 의원이 됐다.  4선거구(구로3동,구로4동,가리봉동) 민주당 시의원 후보로 일찌감치 공천을 받아 출마했던  구의회의장 출신의  현역 3선구의원인 박칠성 후보(61)도 당선돼 초선 시의원으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
 

 

  구의회 양당체제로   
이번 선거결과 구로구의회 정치지형은 완전히 바뀌었다.  국민의힘 9명, 민주당 7명으로 양당체제로 재편됐다. 지난 10여년간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정의당 1명으로, 제3당인 정의당 소속 의원(홍준호 또는 김희서)이  다수당이나 양당 독주를 막는  균형추 역할 등을 해왔지만, 이제 그럴수 있는 제3당 인물이 없어진 것이다. 그동안 두 번의 당선을 통해 이같은 역할은 물론 다양한 주민과 시민활동가들의 다리역할을 해오던 김희서 후보가 3선을 앞두고 낙선했기 때문. 이에따라 다수당도 바뀌고, 균형추역할을 하던  3당 인물이 사라진 양당체제에서 구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다양한 주민 소통통로 등 의정 본연의 역할과 기능이 어떤 방향으로 작동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번 구로구 지방선거 투표율은 53.2%였다. 전국투표율(50.9%)을 조금 웃돌지만  4년전 투표율 60.1%보다는 6.9%p나 급락한 것.  

동별 투표율도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 구로 갑·을로 보면 구로(갑)지역이 52.1%, 구로(을) 47.8%로 차이를 보였다. 동별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동은 신도림동으로 56.5%였다. 이어 개봉2동 56.2%, 구로1동 55.8%, 항동 55.7% 순이었다. 가장 낮은 동은 가리봉동으로 35.1%였으며, 다음으로 구로2동 40.7%, 구로4동 43.1% 등의 순이었다.
 

인물 찾는 유권자들
투표율이 이처럼 저조했던 데는  대선 3개월만의 투표 피로감, 지지 정당에 대한 실망감, 당내 경선 후유증, 후보정보부재에 따른 투표포기 등 다양하게 분석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반이상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했는데, 그들을 투표소까지   나오게 한 요인이 무엇이냐는 것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치권이 선거가 끝난후 선거결과를 승패로만 보고 말것이 아니라 바쁘고 힘든 삶속에서도 투표소로 직접 찾아가  한표에 불과한 투표지 '한장'에 꼬깃꼬깃 담은 지역주민들의 갈증과 소망이 무엇인지 주민의 메시지를 제대로 들여다 볼수 있는  분석력과 혜안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 

이번 개표결과를 보면 지역이 내삶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로칼시대, 주민의 눈과 판단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지역정치인의 불통과 무능, 무관심 등이 일상적인 주민의 삶을 얼마나 힘들게 할수 있는 지 그동안 지역내 수많은 상황과 사례를 접하고 경험하면서 주민들이 중앙정치바람에 휘둘린  '줄투표'식이  아닌,  동네와 내삶의 변화를 가져 올 문제해결 역량 아니면 의지라도 보이는 인물을  선택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이 이번 선거개표결과 곳곳에 담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