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만난 고척공구상가 "신기해요"

고척공구상가 내 메이크구로페스타 축제 현장 물결

2021-11-19     정세화 기자

주말이던 지난 14(), 고척1동에 소재한 고척공구상가 앞마당은 가을 햇살과 노란 은행잎, 주민들 웃음꽃이 활짝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잠시 잊고 살아야 했던 축제 현장이 펼쳐진 곳은 구로문화재단 주최한 메이크구로페스타’.

메이크구로페스타는 구로의 산업 역사를 함께해 온 공구를 주제로 지역 안팎의 예술작가들과 공구상가 장인들의 콜라보레이션 전시 관람과 생활문화 체험행사이다.

체험부스 가운데 공구 도구를 들고 터프팅건과 실 직물을 이용해 만드는 나만의 휴대폰 고정대 그립톡 만들기나 어두운 밤 조명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네온사인 조명 만들기 체험 부스는 가장 먼저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주민들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이외에도 작은 유리조각을 이어붙인 스테인드글라스 거울 만들기를 비롯 와이어 철사를 이용한 아트 조형물만들기나무와 철을 사용해 따뜻한 소리가 나오는 오르골 만들기 목공예, 가죽공예, 금속공예, 섬유공예 등 가지각색 체험부스가 마련돼. 부스마다 공예 체험에 참가한 주민들의 미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단연 많은 주민들의 시선을 끌고, 호평을 받은 체험활동은 터프팅건체험이었다.

터프팅 체험을 위해 길게 늘어선 주민들을 따라가자, 마치 커다란 도화지를 연상시키듯 캔버스 천에 주민들이 하나 둘 수놓은 터프팅 아트를 만날 수 있었다.

터프팅이란 잔디를 심듯 터프팅 건()을 이용해 천 위에 실을 촘촘하게 심는 예술 기법을 말한다. 마치 만화나 영화 속에서 보던 총처럼 생긴 터프팅 건은 그 옛날 어머니의 재봉틀처럼 캔버스 천 곳곳을 알록달록 수놓고 있다.

저마다 공구 하나씩 들고 예술품 만들기 바쁜 주민들 사이로 구로 메이크페스타의 전시 투어를 시작한다는 큐레이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일부 주민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체험을 멈추고 큐레이터의 안내를 따라 전시장으로 향했다.

큐레이터 안내가 시작된 곳은 다름 아닌 고척공구상가 단지의 생산동 입구. 한쪽에서 주말인데도 제조 기계를 돌리는 탕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의 전시공간은 바로 고척공구상가’”라는 구로문화재단 유영주 큐레이터의 안내를 시작으로 고척공구상가의 1층과 지하1층 등을 돌아보았다. 실제 구로메이크페스타의 체험부스였던 터프팅’, ‘네온사인’, ‘와이어아트’, ‘오르골’, ‘스테인드글라스에 사용된 원재료가 고척공구상가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큐레이터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며 고척공구상가 곳곳을 돌아본 참가주민들사이에서는 지역 내 이런 곳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공구상가는 공구만 팔 것 같은데 이렇게 제조하고 예술로 이어진다는 것이 신기하고 너무 좋았다는 반응들을 나타내기도 했다.

6살 된 아들의 손을 잡고 전시를 둘러보던 김모씨는(31, 고척1)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어머니는 봉제 인형공장에서 인형을 만들던 여공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지금까지 나는 미싱 조차 이용해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오늘 터프팅을 아이와 함께하고 가죽공예 체험을 하며 어머니 생각이 나기도 했고, ‘공구공단이란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았는데, 예술로 재탄생하는 현장을 직접 보니 더욱 새롭게 느껴져 신기했다고 참가소감을 전했다.

 

 

구로문화재단 허정숙 대표는 메이크구로페스타의 기획 의도 중 하나가 구로의 역사를 주민들에게 어떻게 알리고, 주민의 삶 속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가장 주안을 두어 고심한 행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허 대표는 “‘구로공단과 더불어 공구’ ‘공구상가등 지역 내 소중한 지역 자산이 될 수 있는 자원이지만, 여전히 기성세대에겐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게 안타까웠다이를 문화예술과 접목하여 더 이상 우울한 역사가 아닌 자랑스러운 구로의 역사로 주민들에게 인지되고, 이런 지역 융합형 행사를 공구공단등 구로 지역사에 관심 갖는 주민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행사를 준비하며 지역의 청년 예술가고척공구상가 장인들의 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구로 지역에서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비전을 찾기도 했다고.

허정숙 대표는 지역의 역사와 더불어 지역의 문화 역량은 지역의 브랜드이자 가치평가로 직결된다이번 메이크페스타처럼 직접 제조업을 하는 고척공구상가 장인들의 생산품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청년 작가들을 보며 구로도 가까운 문래창작촌처럼 구로라는 역사가 문화 브랜드화 될 수 있도록 문화재단 또한 앞으로 지역문화와 주민이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를 접목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