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문화재단 대표 '연임1년' 논란
"정관 2년의 절반, 전례없던 일" "주민 문화서비스 고려한 결정인가"
지난 15일(목) 열린 구로문화재단(이하 재단)이사회에서는 구로문화재단 '허정숙 대표이사의 연임여부 등을 결정하기위한 안건이 상정, '1년 연임'으로 수정가결됐다.
연임여부에 대한 관심까지 쏠렸던 이날 회의에서 구로문화재단 정관이 정하고 있는 임기 2년도 아닌 '1년 연임'으로 결정되면서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이사 연임 기간이 이번처럼 1년으로 결정 된 경우는 구로문화재단이 지난2007년 8월 출범한 이래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
구로문화재단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이사회 평가에 의해 임기 2년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돼있다.
이에 따라 2년도 아니고, 그 절반인 '1년 연임'으로 결정되자 의문과 의혹의 시선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구로타임즈 취재를 종합해보면 '허정숙 대표이사 1년 연임 가결'은 15일(목) 오후4시 열린 구로문화재단 제42회 이사회에서 '비밀투표'로 결정됐다.
이날 회의에는 문화재단 이사진 총 14명 가운데 12명이 참석했다.
이사 1명과 감사 1명 등 2명은 개인 스케줄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참석자는 △구로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성 구로구청장을 비롯해 △허정숙 구로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상재 구로구청 행정관리국장 △김현숙 구로구청 생활복지국장 △박성호 전 기업은행지점장 △이호성 구로구상공회 회장 △안성훈 전SBS프로듀서 △강희설 성공회대 연구교수 △박평준 TLI 아트센터관장 △김명조 전 구로구의회 의장 △현준우 비상교육 에듀테크 컴퍼니대표 △이재순 구로구청 문화관광과장등 12명이다.
신도림 선상역사 3층에 위치한 문화철도959 문화교실에서 열린 이날 이사회는 약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했던 A씨는 "2시간 동안 이사회장 안에서는 대표이사 연임안에 대해 1시간 50분 정도 열띤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회의장 밖에서는 구로문화재단 노조원들이 노조 자켓과 노조 피켓을 든 채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이어 "회의장 밖에서 (문화재단)노조가 대표이사 연임반대에 대한 강력한 의견을 전달하자, 대표이사 연임에 대한 이사진들의 의견이 나뉘어지기 시작했다"며 "일부는 대표이사의 업무 실적 등을 높게 평가해 연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반응이었고, 일부는 노사 문제뿐 아니라 지난 행감(구의회 행정사무감사)등 대내외로 대표이사에 대한 문제가 시끄러워 연임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의견이 충돌하기도 해, 이사장(이성구청장)님이 '연임을 해도 전쟁, 안 해도 전쟁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부터 연임기간을 놓고 치열한 의견등이 오가던 이사회에서 1년 연임으로 수정가결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관련 구로문화재단 측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연임을 두고 이사진의 의견이 충돌하자, 연임 당사자인 허정숙대표와 (투)표권이 없는 이재순 감사를 제외한 10명이 '연임 안건에 대한 비밀투표'를 진행했다"며 "이사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자 이사장(이성 구청장)님께서 이를 종합해 총 세 가지 안건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세가지 안은 △(1안) 2021년 12월 31일까지 연임한다 △(2안) 2022년 8월 9일까지 1년간 연임한다 △(3안) 연임하지 않는다였다는 것, 이 관계자는 "투표결과 1안 올해 말까지 연임한다 3표, 2안 내년까지 연임한다 5표, 3안 연임하지 않는다 2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시끌'
허정숙 현 대표이사의 '1년 연임'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 곳곳에서는 노사갈등 및 대표 자질 논란이 거세지자 이사장인 이성 구청장이 내년 6월말로 끝나는 구청장 임기에 맞춰 1년으로 연임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담은 곱잖은 시선들까지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구로구청 문화관광과측은 "이사회가 진행되던 중 연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자 이사회 도중 나온 의견들 중 타협점들을 모아 이사장인 구청장님께서 안건으로 올린 것일 뿐, 구청장님께서 재단 대표의 연임을 독단적으로 주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로문화재단의 책임자인 대표이사의 연임기간을 '1년'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치 못한 결정이었다는 지적과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구로문화재단 노동조합측은 "정관과 어긋난 대표의 '1년 연임'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1년 연임에 대해 재단 이사회 측은 투명하게 회의록을 공개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남은 연임 임기 1년간 노사와 화합해 직원에 대한 고소 철회 및 직원들의 인권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제는 (재단)대표가 노조와의 갈등을 멈추고 화합을 도모할 때"라며 "노동자들이 애사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인권 모독적인 언사를 멈추고, 안정된 인사권을 확보해 재단 직원들이 지역민들에게 더 좋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서 구의원(오류·수궁·항동,정의당)은 "문화재단의 근본적인 존속 이유는 '구로구 주민의 문화복지 증진'"이라며 "1년 임기연장이 과연 '주민에게 좋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나'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굉장히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사회 투표를 통해 '1년 임기'가 결정되었다고 하나, 이는 이사장인 구청장의 임기에 맞춰 재단 대표 임기를 연장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정관에서 2년이라고 밝힌 것은 문화재단이 주민들에게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데 최소한 2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인데, 2년 연장이나 계약 종료가 아닌 1년이라는 또 다른 선택지가 선택 된 것은 주민의 문화 서비스 제공 목표가 아닌 이사회와 구청장 마음대로 재단 대표의 임기를 바꿀 수 있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김 의원은 "지난 (재단 대표 임기) 2년 동안 재단과 노사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양측이 팽배하게 대립하다 보니, 노사갈등이 외부로도 너무 내비쳐져 주민들에게도 '문화재단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불신이 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새로 시작하는 임기 1년 동안 재단 대표와 노사 양측 모두 '주민을 위해' 내부적으로 타협점을 찾아 문화재단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고민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대표는 1년 동안 노사갈등 및 재단 내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노사는 주민 서비스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되며, 구청 또한 양측의 대립을 잘 중재해 대표와 노사, 구청 모두 문화재단이 주민들에게 안정적으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