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아래 폭약발파공사 안 돼요"
항동 학부모들, 이인영 국회의원 사무소 앞 폭염속 1인시위 이어져 "아이들 안전부터"
"통학로 한가운데 수직구 공사 반대! 학교 아래 폭약발파 공사 반대! 이인영 의원님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항동 초등학교와 항동중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15일(목) 오전10시경부터 구로(갑) 지역국회의원인 이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역사무소가 소재한 개봉1동 금석빌딩 출입구앞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시작했다.
◇ 15일부터 릴레이 1인시위
코로나19와 관련한 4단계 격상으로 인해 집회가 금지됨에 따라, 항동 초·중 학부모위원회 및 항동 거주민, 지역관계자등이 이날부터 1인 1시간씩 '1인 시위'릴레이에 나선 것이다. 1인시위는 이인영의원 지역사무소에 이어 21일(수)부터는 항동 수직구 공사 예정 현장에서도 시작됐다.
폭염이 이어지는 15일(목)부터 22일(목)까지 주말을 제외한 약 6일간 시위에 참여한 주민은 약40여명.
1인시위가 열린 1주일간 평균온도는 34도. 폭염주의 안내등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1인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피켓을 든 채 모두 부동자세로 시위 장소를 지켰다.
일부 학부모들은 오전에는 이인영 국회의원실앞 시위를 마친후, 오후에는 항동으로 들어가 오후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 "돈 시간 때문에? … 아이들 안전은?"
체감 온도 40도를 넘나 드는 '극악'의 무더위 속에서도 학부모들이 피켓까지 들고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07년 국토교통부와 사업시행자인 서서울고속도로(주)는 9천8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에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을 잇는 20여㎞의 '광명-서울 간 민자 고속도로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자체 등의 반대로 11년간 사업이 지연되다, 지난 2018년 5월 공사 승인이 났다.
이 공사계획에는 항동 아래로 지하 터널이 설치된다.
'온수터널'이라 불리는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 2공구'지역인데, 부천시 옥길동을 지나 구로구 항동, 부천시 춘의동을 잇는 지하 50M 왕복 6차선의 초대형 도심 지하터널이다.
현재 주민들이 시위까지 나설정도로 불안을 갖는 것중 하나가 항동초등학교와 항동중학교 사이 수목원과 인접한 '연동로'와 '서해안로'가 만나는 구간에 설치하려는 '수직구'와 관련된 것이다.
수직구란 터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를 옮기고, 화재 등 비상상황 시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온수 터널 공사와 관련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약 4.67km인 2공구 대상지 이내에 있는 수목원현대홈타운 단지는 기계식 굴착인데 반해 항동초~항동중 구간은 폭약 발파로 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최재희 항동지구현안대책 위원장은 "기계식 굴착의 경우 폭약 발파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고 공사비용과 시간소모가 약 1.5배에서 2배 이상 많이 든다"며 "서서울(고속도로) 등 공사 관계자들은 항동초~(항동)중 구간의 지반이 강해 '폭약 발파 공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개진하지만, 지난 지질조사 결과 항동초~중 구간은 싱크홀이 자주 발생 되는, 지역에서 발견되는 풍화토연암이었다"며 폭약발파공사에 대한 큰 우려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수직구가 위치하겠다고 계획된 구간은 인근 초대형 저수지가 위치해있어 지반침하 및 지하수 유출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대표는 이어 "대표적인 예로 인천의 삼두아파트에서도 아파트 지하 50M에 북항터널을 조성했는데, 당시 공사 기법이 발파식 공법을 사용했다"며 발파식공법의 문제를 지적했다.
"삼두아파트 또한 발파식 공사로 인해 지하수가 유출돼 지반이 침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하물며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되어야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밑으로 시간과 돈이 아쉬워 위험한 '폭약발파공법'을 사용한다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자녀살리기 위한 최후의 곡성"
시위 현장에 나온 학부모들 또한 입을 모아 '항동 수직구는 철폐되어야 하며, 아이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공사를 멈춰달라'고 읍소했다.
지난 16일(금) 이인영의원 지역사무실이 있는 건물입구에서 1인시위중이던 조정옥(47, 항동)씨는 세 아이의 어머니라고 밝혔다.
조씨는 "온수터널공사 자체를 반대하지만, 부득불 공사를 강행해야 한다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수직구는 철폐하고, 학교 밑 또한 안전한 공법으로 공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피켓을 든 채 "발파공사 또한 내 자식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가 언제 붕괴될 지 모르는 위험에 어떤 학부모가 손 놓고 있을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지난 21일(수) 수직구 공사 예정지인 현장에서 만난 세 아이의 엄마 전윤주씨(41, 항동) 또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온수터널을 중단하라고 말해왔지만, 국토부와 지자체, 국회의원 모두 '국토부에서 진행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라 항동구간만 중단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지역국회의원과 구청이 온수터널공사를 막을 수 없다면 최소한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수 있도록 △수직구 철폐와 △학교 및 발파공사는 막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주부 전씨는 "국토부와 이인영국회의원, 구로구청 모두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아이들 안전을 외치며 살려달라 소리치면 최소한 '뭐가 문제라고 말하는지, 그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귀 기울이고 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지 않느냐"고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항동초등학교 학부모위원회 송혜미회장은 '1인 시위'는 자녀를 살리기 위한 부모들의 최후의 곡성이라고 말했다.
송혜미 학부모회장은 "학부모들이 울부짖는 근본적인 이유는 '내 자녀의 안전과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항동초등학교와 항동중학교 아래 폭약을 설치해 발파해서 터널을 만들면 학교가 붕괴될 위험이 있고, 이뿐 아니라 '수직구'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의 통학로에 최소 5년 이상의 공사 기간 동안 초대형 포클레인, 공사용 차량들이 24시간 수시로 이동할 텐데 어느 부모가 국책사업이란 명목 아래 내 자녀의 안전권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송 회장은 "지난 13일(수) 이인영 의원실과 면담을 했는데, 2년간 할만큼 했고 '수직구는 막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아, 이인영 의원실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회장이 밝힌 이인영의원실과의 면담은 지난 13일(목) 오전 10시30분경 항동초 학부모회장 및 항동초·중 학부모 약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인영 의원실의 보좌관과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학부모들이 요청한 것은 △통학로와 학교 안전 관련 해결대책 △수직구 공사 시 공사차량 24시간 운행 안전 대책에 대한 질의 및△이인영의원이 나서 수직구 철회를 요청할 것 △이인영의원 및 국토부장관·교육청·SH공사의 학부모 직접 대면 면담이다.
당시 이인영의원실측과의 면담에 참석했다는 한 학부모위원은 "학부모들의 요청에 대해 이인영의원 측 보좌관은 '이인영의원도 할 만큼 했다'는 식의 운을 띄우며 2년 동안 노선 철회 및 수직구 이동, 공사 반대를 요청했지만 (시행사)서서울고속도로측의 입장이 완강해 수직구에 대한 타협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학부모들이 나서서 싸우면 옆에서 지지하고 다시 한 번 수직구 이동 및 철회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게 지역민들을 지켜야 할 지역 국회의원이 학부모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냐"고 성토했다.
구로타임즈는 이같은 내용의 사실관계 파악과 의원실등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1일(수) 이인영의원 지역사무소를 방문했다. 그러나 해당 보좌관을 만날 수 없었으며 의원실 지역사무소 관계자들 또한 "함부로 말할 자격이 되지 않아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구로타임즈는 이인영의원 지역사무소 및 학부모면담을 한 지역보좌관 측에 '항동 온수터널 및 수직구 공사 관련 이인영의원실의 입장 질의서'를 메일로 보냈다.
또한 여러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인영의원실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이나 응답도 받지 못했다.
구로타임즈가 이인영국회의원 지역사무소측에게 보낸 질의사항은 △현재 이인영의원실에서 파악중인 공사 진척 상황 정도 △항동 온수터널 수직구공사와 관련한 이인영의원실 측의 입장 및 향후 조치 계획 △수직구철회 요청 계획여부 △항동초중 아이들의 통학 및 안전 확보 계획 △폭약발파공사에 대한 이인영의원실의 대응책 등이었다.
◇ "수직구 시공사 방음벽 관련 허가 신청"
한편 구로타임즈 취재 결과 지난달 28일(월), 수직구 시공을 맡은 ㈜한양 측이 구로구청 건축과에 '방음벽설치 가설 건축물 허가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로구청 건축과 측은 이와관련 "6월 28일(월)자로 시공사 ㈜한양으로부터 '방음벽설치 가설 건축물 허가 신청'이 들어왔다"며 "공사 시작일을 표기하지 않아 공사시작일은 알 수 없으나, 관계부서 협의를 마친 후 건축 심의(자문)를 받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가 및 반려가 확정되려면 관계부서 협의가 끝난 후 심의 자문을 거쳐야 하는데 (협의 및 심의) 그 기간과 진행하는 내용이 모두 정리되는 대로 (허가 및 반려) 진행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학부모들 "24일 인형시위"
무더운 날씨에도 항동 온수터널 공사 및 수직구 철폐와 관련한 주민들 시위는 계속될 예정이다. 항동초·중 학부모위원회 측은 24일(토) 수직구위치에서 '수직구 반대'를 외치는 아이들의 염원이 담긴 '인형시위'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인영의원실 및 수직구 부지 1인 시위는 공사를 막을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기약 없이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학부모들은 이와 더불어 "지역구 구청장과 국회의원은 주민과 함께 수직구 자리에서 눈물의 농성을 함께 벌이지 못 할 거라면, 최소한 '주민과 지역이 연대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주민의 입장에 서서 강력하게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