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현장]그래도, 한 표에 희망을 담는다
2016-04-15 김경숙 기자, 이지훈 기자
○ …구로지역 40여만 주민을 대표하는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그날, 주민들은 각자 지닌 한 표에 다시 한번 미래의 희망을 담아 95개 투표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거일이던 13일 낮 12시50분경, 개봉3동에 소재한 한 투표소는 점심시간 대임에도 투표를 하러 나온 주민 20여명이 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백일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갓난 아기를 품에 안고 나온 젊은 주부부터 백발의 어르신, 간편한 휴일 복장차림의 청년, 초등학생 자녀들 손잡고 나들이겸해서 나온 가족 등 다양했다.
같은 시각, 구로2동 주민자치회관에 설치 된 투표소와 통합건물인 구로청소년수련관 1층과 지하에 각각 마련된 투표소에도 주민 유권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5일 전 진행된 사전투표의 영향인지 전반적으로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이 역대 선거처럼 크게 몰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 투표율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현장에서 나왔지만, 오히려 이날 구로구내 투표는 (구로갑 62.9% , 구로을 61%) 서울(59.8%)과 전국 평균(58%)을 웃돌 정도로 상당히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었다.
동별로는 아파트가 많이 밀집돼있는 동네에서 특히 투표율이 두드러져 관심을 모았다. 오후4시를 기준으로 구로(갑)에서는 개봉2동(56.9%)이, 구로(을)에서는 구로1동(59.1%)과 신도림동( 58.7%)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투표결과로 나타난 민심의 작용도 있었지만, '당선'을 향한 여야 주요 후보들의 절절함이 그 어느 선거때보다 더 했던 점도 이번 구로 투표율에 영향을 준 요인의 하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 가운데 장소를 잘못 알고 오는 경우도 간혹 있어, 투표소관계자들이 어르신들에게 투표소를 안내하는 경우가 목격되기도. 오류2동제5투표소 투표관리관은 오후1시무렵까지 투표소를 잘 못 알고 와서 다시 돌아간 유권자들이 10명내외 정도 된다고 전했다.
출구조사 반응도 제각각
○… 선거일, 유권자나 후보 모두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을 꼽는다면 그 중 하나가 출구조사발표. 투표가 끝나는 오후6시 정각, 당락의 운명을 전하는 방송사 출구조사발표를 위해 구로지역 95개 투표소 가운데 10개 투표소에 4명씩의 조사원들이 배치돼, 투표 소에서 나오는 유권자 5명마다 한명씩에게 나이와 성별, 조사대상자가 찍은 후보와 정당을 그대로 기재하는 식의 조사가 진행됐다.
오전6시부터 구로2동 주민센터 투표소앞에서 출구조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김태형(23, 대학생)씨는 "60대 등 연령이 높은 분들 중에는 내가 왜 해야 하느냐, 비밀이 보장되겠느냐며 욕을 하거나 화를 내는 분들이 많으셔서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20~50대층은 조사에 잘 응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신다"며 연령대별로 출구조사에 대한 반응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출구조사후 희비 교차
○… 13일 오후6시 정각. 길게는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된 지 4개월, 짧게는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지 2주정도의 치열한 선거전을 치룬 각 후보진영은 방송3사가 내놓을 출구조사결과를 보기 위해 텔레비전앞으로 모여들었고, 이어 각 후보들의 당락을 알리는 희비의 순간이 이어졌다. 구로 (갑)과 (을)도 예외가 아니었다.
구로(갑)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지지자들과 선거캠프 관계자 20여명이 앉거나 서서 TV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방송에서 이 후보의 당선을 알리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일제히 환호성과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고, 조사결과를 지켜 본 지지자들 중에는 안도의 표정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힘 있는 악수를 나눈 뒤 사무실 문을 나서기도.
다음날인 14일 이른 아침 출근길에는 선거구 경인로변에 '구로가 가라는 길을 가겠습니다'라는 글귀의 당선사례 현수막이 일찌감치 걸려 주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당선인측은 또 문자와 메일 등을 통해서도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이인영'이라는 이름으로 "구로구민의 과분한 성원 덕에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구로갑 지역을 일자리 중심으로 5개 거점을 w벨트로 연결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13일 오후6시 경 구로(을) 박영선 당선인 사무실. 언론사 출구조사결과가 발표 된 직 후 박영선 당선인 사무실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지지자들의 환호가 쏟아졌고 과일과 떡 치킨 등 각종 음식을 차려놓고 축제분위기를 이어갔다. 박영선 당선인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응원을 하던 박칠성 구의원은 너무 기쁘고 눈물이 난다며 구로주민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남은 4년 구로를 위해 전력질주를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영선 당선인은 주민들의 바람이 크게 2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바람이고, 두 번째는 구로의 낙후된 지역을 개선해달라는 바람을 알게 돼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두 후보와 치열한 선거전을 각각 벌였던 새누리당의 김승제 구로(갑)후보와 강요식 구로(을)후보의 캠프는 출구조사 발표후 '썰렁'한 분위기로 대반전됐다. 오후 6시 20분경 찾은 김승제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입구쪽에 방송을 함께 볼수 있는 대형 모니터와 30여개의 의자가 배치돼 2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또 사무실 안쪽으로 승리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준비해둔 과일과 떡 등의 다과상도 차려져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지지자나, 자리를 뜨는 캠프 관계자나 모두 특별한 말들을 잇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구로(을) 강요식 후보 사무실도 다소 냉담한 분위기. 오후 7시경 강요식 후보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한 지지자는 출구조사가 예측했던 것보다 낮게 나온 것 같다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상황을 더 기다려봐야 겠다고 전했다.
이날 강요식 후보 사무실에는 20명 안팍의 지지자들이 자리에 앉아 초조하게 TV를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