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파행 운영…'냉각'

예결위원장 선임 관련 새정치-정의당 정책연대... 새누리 '꼼수정치' 반발, 구정질의장 퇴장

2015-12-10     김경숙 기자
구정질의 첫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퇴장에 앞서 의회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개회 첫날부터 파행 운영된 구의회 제2차 정례회가 19일간의 회기 반환점을 앞두고 표면적으로는 정상화됐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과 관련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발로 전례없는 긴장감 팽팽한 '살얼음판 정국'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속에 지난해 철회했다가 올해 다시 강행해 2억45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놓은 구의원 개별의원실설치사업은 다시 백지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구로구의회는 지난달 27일(금) 오전10시 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51회 제2차 정례회를 개회한 후 오전10시10분부터 제1차 본회의를 열고 구로구의회 의원의 비용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 9개 안건을 상정해 원안 가결하며 평소처럼 순조로운 의사진행을 이어 나갔다.
 

사태는 오후1시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임하기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가 열리면서 발생했다. 오전에 선임된 예결위원 9명 가운데 새누리당의원 4명 전원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첫 파행운영이 시작된 것이다.
 

예결위는 정당별로 새정치민주연합 4명(박종현· 박칠성· 윤수찬· 이호대의원), 새누리 4명(박용순· 정대근· 박평길 ·박종여의원), 정의당 1명(김희서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러다 보니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임을 놓고 새정치연합과 새누리의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캐스팅보트권을 가진 김희서 의원.
 

이날 예결위회의 시작 10분 전쯤 새정치민주연합측은 정의당 김희서 의원에게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김의원이 줄기차게 반대해온 '의원 개별사무실 설치 예산 백지화'에 대해 정책연대 확약을 내밀었고, 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예결위원장을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새누리 예결위원들측에 전해졌고 이에 반발한 새누리당 위원 4명 전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오후 1시부터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결산위원회 회의가 진행돼 이 자리에서 위원장으로 박종현 의원, 부위원장으로 김희서 의원이 단독후보로 추천받아 선임됐다.
 

새누리당측은 이에 대해 민주적 ·정상적 절차가 아닌 '꼼수 정치' '야합 정치'라고 강력 비난하며 30일(월)부터 3일동안 구정질의가 진행되는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돌아가며 신상발언을 하고 7명 전원이 퇴장했다.
 

새누리당에서 예결위원장으로 밀기로 했던 박평길 의원은 30일 구정질의현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개인사무실 설치문제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가장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충분히 논의과정을 거쳐 찬반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지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놓고 담합을 결정할 사항이 아님을 잘 알 것"이라며 '일부 정치양아치들의 의회쿠데타' 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박종려의원은 2일 시책분야 구정질의 현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차라리 내년에 총선도 있고 전략상 야당에 예산결산위원장을 줄 수 없어서 꼼수를 썼노라고 정정당당하게 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근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같은 성토속에 정례회 파행운영은 구정질의 3일동안 진행되다, 지난3일(목) 상임위원회별 안건심사부터 새누리당 의원들이 상임위원회에 들어가 심사를 진행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수그러든 분위기다.  주요 사안이 많은 정례회인만큼 파행운영보다 참여하면서 의견을 표출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심사는 얼음처럼 차가워졌고, 여야 대립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지난3일 조례안등 17개 안건이 상정된  내무행정위원회 심사에서 지난 임시회때 계속심사로 넘어온 구로노인복지관 인근 2층 규모의 공유재산부지 매각안건은 여야가 계속심사(새정치민주연합측)와 표결(새누리측)을 놓고  5시간넘게 기싸움을 벌이다 결국 표결로 진행, 부결되기도 했다.
 

새누리측은 이에앞서 의장 등에게  의회 정상화를 위해 박종현 위원장의 사퇴후 예결위원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절차에 따라 재 투표하자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같은 움직임 등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특별하게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새누리가 '몸통'이라고 겨냥하고 있는 박종현 예결위원장이 새누리의원들의 비난과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등을 밝히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8명중 김명조 의장과 김영곤 의원이 빠진 가운데 ) 의원 6명이  예결위회의에 들어가기 전 점심식사후 커피를 마시면서 구의 재정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 폐지된 개인의원실을  지금 이시점에서  설치하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김희서의원의 의견에 모두 동감하기에 그러면 김의원에게 협조를 구하자며 바로 직접 만나 '우리도 방만드는 것이 급하지 않다. 나중에 하면 협조해줄수 있느냐고 해서 얘기가 된 것"이라고 지난 1일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측이 위원장이 될 경우) 총선이 내년인데 4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갖고 (예결위 심사중) 계속 문제 제기를 하면  파행이 일고..."라며 예결위원장을 구청장과 같은 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김희서의원은  의장이  정당별로 구성한 4대 4대 1의  히든 카드가 될 수밖에 없어, 정책협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의회 입성후 정책적 연대를 다수 여당인 새정치민주연합보다 야당인 새누리와 더 많은 것을 함께 하며 오히려 '새누리 이중대냐’는 소리까지 들었던  김희서 의원은 요즘 심경을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는 만화영화 캔디노래에 빗대서 표현했다.
 

김 의원은 예결위가 열리기 수일전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으로부터 '김의원이 원하는대로 개인의원실 설치 백지화에 동의하면 예결위원장을 민주당에서 하도록 협조해주겠느냐'는 의사타진이 들어왔을 때 그렇다고 답변은 했지만 실제 새정치내 조율이 가능할 것이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얘기가 들어왔을때  나중에 오해가 없도록  새누리당 정대근 의원에게  그같은 제안이 왔었고 고민하고 있음을 뉘앙스로 전달했고, 실제 새누리측이 그런 의사를 갖고 있는지도 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대근 의원은 당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당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에 신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해  받을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희서 의원은 "구로구 예산이 어려워 각 부서마다 3%, 5% 깍고 신규사업도 어려운 상황이므로 의원 개인사무실보다 주민복지예산이 먼저고, 아이들 교육과 안전에 돈을 더 먼저 써야 하는 것이 예산의 주요 원칙이고 주민의 뜻이라고 확신한다"며 "(내) 원칙은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이 아니라 오직 주민 뜻이며, 그 원칙에 맞으면 때로는 새누리당 의원, 때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협력할 때도 있으며, 때로는 양당의 15명 모든 의원들에 맞서 싸우기도 하고 설득도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단호하게 의원사무실 예산(2억4500만원)을 대표적으로 삭감해서 주민들의 예산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여기에 동의하는 의원들, 예결산위원들과 주민뜻에 맞는 내용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어떤 비아냥도 외로움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구의회 정례회는 이제 절반정도 돌아서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심사도 본격화됐다. 오는 10일부터 진행될 예결위 활동과 정례회가 끝나는 15일 제5차 본회의까지 과연 누가 가장 '주민의 마음'을 잘 읽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펴나갈지 주민들이  관심의 고삐를  놓으면 안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