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개인사무실 재추진 논란

자진철회 1년도 안 돼 번복?

2015-11-07     박주환 기자

구로구의회가 지난해 철회했던 의원 개인 사무실 설치를 다시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한 관내 시민단체들이 구의회를 방문, 예산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로구의 상황을 고려해 이를 재고해줄 것을 요구했다. 

구의회가 다시 개인사무실 설치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된 건 지난 10월 21일. 이날 구의원들은 제250회 임시회 첫날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다뤘다.

구의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해 찬반 입장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종 결정은 추후 운영위원회에서 내릴 예정이다.

구의회는 그러나 소요예산과 이전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는 등 내부적으로는 의회 내에 의원 개인사무실 설치를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보였다.

의원 개인 사무실 설치 공사에는 시설비 1억9500만 원, 자산 및 물품 취득비 9000만 원 등 총2억8500만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설치장소는 구로구의회 건물 5층으로 이곳에 의원연구실 11개와 탕비실, 복사실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5층에 위치한 내무행정위원회 회의실과 소회의실, 공무원대기실은 구로문화재단에서 갤러리로 사용하던 지하 1층 으로 이전한다.

구의회 측은 이번 구의회 개인실 설치는 의회 사무국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의회 가운데 18개 자치구의회에 의원 개인 사무실이 설치돼 있고 나머지 구의회들은 공간마련이 어려워 설치를 못하고 있는 만큼, 지하 1층 갤러리 이전을 통해 공간이 확보되는 지금이 설치에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 의사도  확고했다. 개인 사무실이  필요할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내년도 구로구 예산에 일반 주민을 위한  새로운 지역사업 배정도 어려운 상황에서 2억8천여만 원이나 필요한 사업을 꼭 지금 해야 하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구의회 김명조 의장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이 자리에 서호연 구의회부의장과 차도연 구의회 사무국장 등이 동석한 가운데 지난 4일 오후 3시부터 구의회 5층 회의실에 모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역시민단체 진영에서는 안병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대표와 이근미 구로여성회 대표, 김경숙 구로시민센터 사무국장, 박경선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남부구협의회장 등 4명이 함께했다.

안병순 대표는 "지난해 구의회가 개인 연구실을 추친하려다 지역사회 요구를 수용해 멈춰선 것에 대해 많은 주민들이 환영을 표했는데 (이번에) 재추진 의사를 확인하고 상당히 실망스러웠다"며 "노후한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나, 동주민센터 민원 상담실 부족 등 더 시급한 문제들도 예산부족으로 시행하지 못하는 마당에 의원 개인 사무실 설치는 시기에 맞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근미 대표도 "주민예술공간인 구로아트밸리의 지하 갤러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더라도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의원 집무실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상항에서 이곳을 주민들을 위한 장소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구로시민센터 김경숙 사무국장도 "(의원들) 개인 사무실은 지난해 주민들 반대로 철회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다시 논의가 나온다는 게 당황스럽다"며 "개인실 없이 10년, 20년을 보낼 수는 없겠지만 만들지 않겠다고 결정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다시 고려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구의회 측은 이에 대해 "서로 정당이 다른 구의원 4~5인이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어 중요한 전화는 나가서 받고 민원인이 오면 서로 자리를 비켜주는 등 불편한 부분이 많다"며 "의정 연구공간은 민원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원활한 의정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조 의장은 특히 이번 개인 연구실 설치 추진은 의원들이 계획한 것이 아니라 지난 7월 부임한 차도연 사무국장이 운영 상황을 지켜본 후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제안해온 것이라며 추후 운영위원회를 열고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차 사무국장은 "현재 의원실은 독서실 수준도 안 돼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가 어렵다"며 "개인 연구실 설치는 의원들도 부담스러워하는 측면이 있지만 시설개선 차원에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사무국이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경선 협의회장은 그러나 "사무국이 추진한다고 하지만 의원들의 동의 없이 사무국의 의지만으로 사무실 설치를 추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지난해 개인 사무실 설치를 철회했던 것은 좀 더 현장 민원을 수렴하겠다는 대승적 결단이었다. 이런 모습이 더 멋진 모습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