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화의집 부실, 주민들 '날선 시선'
구로청소년문화의집이 지난 4월 수궁동 주민센터 인근에 문을 연 이래 두번이나 관장이 바뀌면서 제대로 운영이 되겠느냐는 우려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기다 주민욕구를 파악하지 못한 프로그램 구성이나 회계서류 등의 허점등에 대한 지적도 나오면서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한양인재개발원에 대한 불신마저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양인재개발원에 의하면 구로청소년문화의집의 관장이 물러난 것은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이어 9월 17일자로 수 년 전 전 동구로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최용진 관장이 새로 발령을 받아 벌써 세 번째 시설장이 부임했다.
개관후 5개월새 관장 두 번 교체
운영 초기라고는 하지만 시설관리 등을 책임져야 할 관장이 두 명이나 자리를 떠났다는 소문이 인근 동네에 퍼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운영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불만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부재한 가운데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던 지역적인 분위기도 이같은 실망과 불만의 소리에 한몫 더하고 있다.
수궁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주변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면 프로그램은 많은데 선뜻 시간 내서 참가할만한 것은 별로 없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며 "관장이 자주 바뀐다는 얘기도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아직 자리를 못 잡은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동네에서 만난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관 소식은 건너 들었지만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지 아직 와 닿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 한목소리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로청소년문화의 집 운영상황에 불안감과 문제의식을 가진 지역사회 주민 등 몇몇은 동네 구의원을 통해 청소년 문화의 집의 프로그램과 운영상의 부실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개선방향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구로청소년문화의집이 공개한 개설강좌 참여 현황을 보면 지난 9월과 10월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세부적인 강좌 28개를 모집했으나 실제 이중 바둑, 스피치, 아이클레이, 드럼, 통기타 등 14개 강좌가 최소 수강인원 미달로 폐강됐다.
지역주민을 위해 개설했다는 프로그램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성인 난타의 경우 총 정원 20명 중 3명밖에 신청하지 않아 폐강됐다. 정원 50명의 노래교실과 10명의 공예교실도 각각 3명, 1명만 신청하는 데 그쳐 수강인원 미달로 폐강됐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니 일각에서는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굳이 수요도 없는 성인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과 함께, 청소년전문 기관 본래의 목적에 맡게 청소년 프로그램 내실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을강좌 절반 미달 회계서류 미흡 지적
그런가 하면 일부 회계관련 서류 처리 과정에서도 지출관련 기안이나 관장서명을 누락하는 등 미흡한 모습을 보여 문제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정확한 회계정리를 위해 구로구청 직원이 찾아가 업무점검을 하며 돕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한양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전임 관장들의 경우 연륜을 고려해 나이가 많은 분들을 모셨는데 운영초기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야근도 늘어나다 보니 체력과 건강상의 문제가 작용 했던 것 같다"며 "회계 문제에 있어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잘 단속을 하겠다고 구청 측에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구청도 이에 대해 "시설이 정착하는 데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 아무래도 운영 초기단계이다 보니 모자란 부분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구청에서도 직원을 보내 노력하고 있고 점점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양인재개발원은 이미 구로구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와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등 구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같은 운영부실을 시행초기나 경험부족 등으로 이해하기에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본지는 이와 관련 한양인재개발원 측의 입장 등을 듣기 위해 전화를 통해 수일간에 걸쳐 여러 번 접촉을 시도했음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지난16일 한양여대에 소재한 사무실로 찾아가서야 잠겨진 문을 열고 나선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현장에서 본 사무실 내부는 바닥에 서류와 집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는데 사무실 관계자는 이사를 준비 중이라고 할뿐 자세한 배경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청소년 문화의 집과 관련한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있다는 김희서 구의원은 "한양인재개발원은 진로직업센터를 비롯해 10곳 이상의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을 맡고 있고 구로구와 MOU도 체결한 적 있는 업체"라며 "문화의 집의 운영은 초반이지만 이미 지역에서 많은 위탁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처음이라 그렇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운영초기 미흡 사실, 주민의견 수렴할 것”
시설 운영에 대한 이같은 문제제기가 불거지자 한양인재개발원과 청소년 문화의 집측은 "운영 초기 단계에서 여러 시행착오와 미흡함을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새로 부임하는 관장을 중심으로 미팅과 협의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내년부터는 주민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개설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17일자로 새로 부임한 최용진 신임 관장 또한 "부임 후에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어려운 사업과제들이 아님에도 운영상의 미숙함으로 부실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며 "지역에서 교육자로 일했고 구로구 주민이기도 한만큼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주민들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