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앞 학교 학부모들 '속탄다'
어느날 담앞에 대형 환풍구 ... "먼지 소음 아이들 어쩌라고"
경인고와 고원초 학부모들이 학교근처에 설치한 돔구장 환풍시설로 인한 소음과 먼지 등에 의해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뿐만아니라 조성 예정인 구일역 서부출구와 경인고로 이어지는 도로개설에 대해서도 아이들의 안전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경인고 학부모들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수개월 전인 지난 5월 경. 경인고 담장이 낮아 이를 개선하려던 학부모들은 담장 너머 지척에 학교 건물만한 높이의 환풍구가 세워지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현재 고척동 돔구장 환풍구는 경인고 후문으로 들어가면 맞은편에 조성돼있는 모습을 확인할수 있다.
이후 경인고 학부모들은 바로 옆에 위치한 고원초 학부모들과 함께 서울시와 구로구에 민원을 넣었다. 이에 동의를 표해 서명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3000명이 넘었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환풍구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에 의한 아이들의 건강 및 안전 문제다.
경인고의 한 학부모는 "환기통 높이는 학교 건물과 비슷할 정도로 높다. 지하주차장 공기순환용이라고 하는데 분명히 학교가 가깝게 있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교육시설에 대한 배려 없이 위치가 결정된 것"이라며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걱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원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다른 학부모도 "고원초는 창문이 다 환기구 쪽으로 방향이 나있고, 실제로 교실에서 보면 환기구가 정말 가까이 보인다"며 "공사 중에도 인부들의 대화소리가 교실에 다 들려서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두 학교 학부모들은 이에앞서 공사 기간 중에도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소음과 먼지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사 소음과 먼지로 인해 날이 더워도 창문을 열지 못해 에어컨을 가동할 수밖에 없어 일부 초등학생들이 감기 기운을 보이고 있다"며 "환기도 제대로 할 수 없어 구석진 교실엔 곰팡이도 생겼다"고 토로했다.
실제 구로타임즈가 돔구장 공사작업이 거의 마무리 됐던 지난 달 30일경 경인고를 방문했을 때도 공사 소음은 여전했다
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은 각 학교에 6m 높이의 방음벽을 설치해 주는 것과 앞으로 발생할 학습권 침해에 따른 지원 대책 마련이다. 환풍구가 이미 설치된 마당에 이를 옮길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위한 노력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다.
경인고의 한 학부모는 "6m 이상 방음벽을 설치하면 소음이나 안 좋은 공기를 어느 정도는 막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돔구장 문화행사라든가 학교에 인접한 축구장 등의 소음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음벽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학교 측은 현재로서는 발생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다만 고원초 관계자는 "추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관련 기관에 방음벽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서울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을 토대로 사전에 점검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환풍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유해 가스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어 시에서도 현재로서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며 "만약 가스나 소음이 생활기준치를 넘어서는 상황이 생긴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경인고 인근 도로개설 '우려'= 학부모들은 이밖에도 구일역 서부출구로부터 경인고로 이어지는 도로 개설에 의한 우범지역화와 교육환경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해당 길이 생기면 늦은 저녁에 낮선 사람들이 다니게 돼 걱정 되고, 경기나 행사가 열리면 관중들이 복잡한 길을 피해 돌아다녀 학교 앞이 매우 혼잡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경인고 학부모들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도로를 만들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예산이 좀 더 들더라도 우회도로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철도공사협의와 예산 확보만 가능하다면 우회로를 만들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원초의 학부모도 "초등학교에서도 방과 후 수업과 돌봄 교실이 있어 아이들이 늦게까지 학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근처에 주민이 아닌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면 부모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는 이에 대해 일단 9월로 예정된 사업진행을 유보해줄 것을 구청에 요청했으며 "돔구장을 운영하면서 민원이 발생했을 때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줘야 하고 학습권 침해가 없도록 사전에 항상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구청 계획에 의하면 해당 도로는 돔구장 체육공원 접근도로 기능을 하게 되며 폭 3m, 길이 125m로 예정돼 있다.
◇돔구자 개장식은 11월=한편 6월 준공을 목표로 했던 고척동돔구장은 지난 달 30일 확인한 결과 축구장 인조잔디를 제외하고는 거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구일역 연결도로와 이어지는 보행데크 및 고척교 확장은 앞으로 두 달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연결도로에 조성할 야구테마거리는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최종 개장과 개장식은 당초 예정대로 11월 초를 전후해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