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화의 집 따가운 시선 '봇물'

지역적 고민 부재 방과후강좌와 유사 지적, "지역청소년 자치활동 열린 공간으로 "

2015-05-16     박주환 기자

구로청소년 문화의 집(수궁동소재)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지만 프로그램 내용이나 건물 운용에 있어 청소년들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청소년문화의집과 관계없는 단체가 건물 2층에 일부 상주하다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최근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사)한양인재개발에서 위탁받은 구로청소년문화의집은 지난14일 개관식을 갖기 40여 일 전인 4월 1일부터 프로그램을 운영 해왔다.

구청 측은 "다른 곳을 봐도 제대로 정착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난 4월과 비교한다면 기관 직원들의 적극적인 학교 홍보활동을 거쳐 5월 현재는 운영이 잘 되고 있는 편"이라고 자평했다.

◇학부모들 '실망'=하지만 실제로 시설을 방문하거나 프로그램 내용을 살펴본 상당수 학부모들의 시선은 이와 달랐다. 우선 프로그램의 참신함이 떨어져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기관을 이용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1층 북카페를 어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어 아이들로서는 위화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프로그램 내용의 경우 4월, 5월 간 큰 변화는 없었는데 방송기자단, 자원봉사단 등 활동 프로그램을 비롯해 동요, 댄스, 책, 난타 등 취미활동이나 박물관 여행, 직업체험 등 구성 자체는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구로라는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지역성과 본연의 설립취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지역의 학부모들이나 교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개별 학교의 방과후 활동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짚고 있다.

따라서 굳이 학부모와 학생들이 청소년 문화의 집을 이용할 필요가 있겠냐는 회의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먼저 궁동 주민 A 씨는 "준비된 내용은 다양하고 참 좋은데 지역적인 특색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그점이 제일 아쉬운 부분인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천왕초등학교 김수경 학교운영위원장도 "4월에 구성된 프로그램 내용을 확인 했을 때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학교에서 마련해 놓은 방과 후 프로그램과 매우 비슷해 마치 경쟁을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며 "현재 프로그램으로서는 학부모들이 학생들과 함께 문화의 집을 이용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1층에 만든 카페를 이미 어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등록을 하러 온 부모, 카페 자체를 찾아온 사람 등 1층에선 아이들보다 어른들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편안하게 자기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은 실제로 개연성을 갖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화의 집이 내놓은 프로그램 중 지역주민 프로그램은 노래교실, 난타, 요리교실, 요가 등 성인 86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체험프로그램을 제외한 아이들의 총 정원인 200명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때문에 지역청소년들과 호흡하는 전문 문화공간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지역성이 반영된 보다 내실있는 기획과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직능클럽은 왜?= 한편 구로청소년 문화의집에는 지난 5월 10일 경까지 시니어 직능클럽 이라는 단체가 2층 동아리실을 사무실로 사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시니어 직능 클럽'이란 보건복지부 노인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퇴직예정자나 퇴직자에게 사회참여 및 자원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를 갖는 사업이다.

구청 측은 이에 대해 "처음엔 구로의 어르신들을 위해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고 들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관련 민원이 계속 들어와 알아보니 목적에 맞지 않은 단체라고 판단했다"며 "문화의 집 측에 그렇잖아도 시설의 공간이 좁은데 동아리 실로만 사용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전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나래 권신윤 사무국장은 문화의 집 운영 방향 전반에 대해 "아직 프로그램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준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며 "구로는 청소년 공간이라는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이기 때문에 새로 생긴 시설은 청소년들의 자치활동을 위해 공간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