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우리동네 이야기 24]가장 오래된 이발소

1950년대부터 명맥 이어온 '승리 이용원'

2015-03-29     박주환 기자

미용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발소는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 2014년 10월 발표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전국 일상행활 밀접 업종 사업자 현황'을 보면 미용실은 6만6000여 개에서 7만9000여 개로 1만3000 곳 가량 증가했지만, 이발소는 1만4000여 개에서 1만3000여 개로 1000여 곳이나 문을 닫았다.

구로동에서도 1980년대에는 성황을 이뤘다는 이발소 가게들 상당수가 문을 닫고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구로5동에는 현재 60여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 오며 구로구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로 알려진 곳이 하나 있다. 이발소 이름은 '승리 이용원'이다.

구로5동 주민센터와 신구로초등학교 사이 골목길로 올라가면 첫 사거리 왼편으로 '승리이용원'이라는 이발소 이름을 내건 큰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원래 위치는 지금 있는 곳에서 구로구민회관 방향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이었는데 35년 전 가게를 인수한 송운천(76) 어르신이 8년 전인 2007년 경 현재 자리로 이전시켰다. 다만 아직도 옛 건물엔 '승리이용'이라는 간판이 사라지지 않고 걸려있다. 옛 자리에 이발소가 처음 생긴 것은 1950년대 무렵, 당시의 이름은 '승진이용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송 어르신은 "내가 승진이용원을 인수하고 새로 개업한 게 1982년 3월 5일인데 그 전에 이미 주인은 여러 번 바뀐 걸로 알고 있다"며 "구로고등학교가 막 지어지고 있을 때 다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일대엔 집도 대부분 단독주택에 불과한 것이 그마저도 몇 채 없었고 구로보건소 버스정류장이 있는 도로 근처는 풀과 나무들뿐이었지만, 이발소만큼은 지금보다 많았다고 한다.

처음부터 승진이용원을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30대 초반에 가게를 인수해 '승리이용원'를 일궈온 송 어르신의 세월도 이발소와 함께 흘러 오늘에 이렀다. 15살에 처음 시흥에서 이발 일을 배웠다는 송 어르신이 가위를 잡은 지, 공교롭게도 올해로 61년째다.

"먹고살 방도가 없어 15살 당시 시흥읍에서 보수도 없이 이발 일을 배웠어요. 4~5년 동안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종로 등 다른 곳에서 세간 살이 하듯 일을 하다 구로동에서 내 가게를 차린 게 1982년예요."

오래된 이발소의 특성상 새롭게 찾아오는 손님은 드물지만 그래도 여전히 적지 않은 주민들이 승리이용원을 찾는다. 특히 구로동을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간 사람들이 손님 중 7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이제는 송 어르신의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문을 닫는 것을 매년 고민 중이라는 전언이다. 실제로 승리이용원은 현재 월~토 오전 중에만 영업하고 일요일엔 문을 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