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옴부즈맨 채용 동의안 부결
구의회 임시회, 후보3명중 2명 '논란'..."법적 문제 없다"
구로구 옴부즈맨 신규채용 동의안이 구로구의회 임시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16일(월) 해당 안건을 심의한 구의회 내무행정위원회에서는 동의 요청 후보자 3명 가운데 차 모 현 구로구옴부즈맨 위원장에 대한 재임용 적정성과, 서울시 감사담당관 출신 최 모 씨와 구청장과의 관계 등을 이유로 동의안을 반대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번 구의회 임시회에서 동의를 받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구청 측으로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지난 4년 동안 수많은 주민고충처리과정을 통해 구로지역, 주민, 공무원사회를 정확히 들여다보고 조정 및 개선방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옴부즈맨의 '지역 경륜과 연속성'이 단절됨으로써, 맨 처음 시작하던 4년 전 초기단계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그 배경에 짙게 깔려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사전 조례개정 등 논란이 없도록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하지 못한 구청 측의 안이함 등에 대해 비판적이기는 하지만, 타 자치단체에서 견학까지 올 정도로 안착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주민을 위한 옴부즈맨제의 활성화와 연속성을 위해 혜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구로구의회는 지난 17일(화)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옴부즈맨 신규채용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앞서 16일 열린 내무위 상임위원회에서 반대 5표, 찬성 2표, 기권 1표로 부결된 동의안이 임시회 본회의에서 반대 없이 통과해 최종 부결 된 것이다.
이제 구로구옴부즈맨 신규채용은 구의회와 추가 협의를 진행하거나 채용 인물 변경 등의 과정을 거쳐 4월 16일 열리는 제246회 임시회에 재상정해야 한다. 246회 임시회는 4월 20일 회기가 끝나기 때문에 동의안 가결 여부도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규옴부즈맨의 임기시작 시기도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4월 20일 새로운 동의안이 가결된다면 그로부터 1~2주 정도 후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동의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내무행정위원회 소속 정동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은 현 차 위원장의 재임용이 구로구 조례에 따르지않은 것이라 주민 눈높이에서 벗어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조례보다 상위인 법에서는 새롭게 공모에 참여하면 연임 제한이 사라지기는 하지만, 구로구 조례가 연임 1회(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지역 정서에 반하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법리상 문제가 없다 하더라고 조례에 따라 주민들은 이번에 임기가 모두 끝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형평성에도 맞고 또 그런 기회를 통해 이전의 옴부즈맨이 정말 잘했었는지 비교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 측은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의 '지방공무원 인사분야 통합지침' 중 '근무기간 만료 후 재임용'을 근거로 들며 "공개모집을 거쳐 신규임용절차에 따라 임용하면 연장이 가능하다"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다만 "향후에 관련 구 조례에(법상의) 재임용 규정을 포함시켜 오해 소지를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차 위원장의 신규공모 참여와 관련해서는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차 위원장은 다른 자치단체에서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등 임기가 끝난 후엔 구로구에 남을 계획이 따로 없었으나 이성 구청장을 비롯한 구청 측이 지난 1월 초 쯤 구로구옴부즈맨 정착을 위해 남아줄 것을 권유해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구청 측은 차 위원장에게 구로구옴부즈맨 업무의 단절 우려와 노하우 전수라는 명분으로 재임용 응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위원장과 함께 지난 4년간 옴부즈맨 활동을 펴 온 이득형 위원은 재임용에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구로구옴부즈맨 운영에 있어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구로구의 조례는 1회 연임만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상위법에 따라 재임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무리가 있는 결정이기는 했다"면서도 "다만 그동안 경험을 해보니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문서작성, 공문발송 등 실무를 파악하는 것만도 1년 정도 걸렸다. 지금까지 만들어 온 걸 계속 이어가려면 부담을 안고서라도 차 위원장을 재임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차 위원은 옴부즈맨의 업무지속성을 위해서 남는 것에 동의했던 것이었으나, 구의회에서 부결처리한 주요한 이유가 재임용 때문이라면 계속 남아 있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옴부즈맨 업무의 전문가로서 자신이 있는 만큼 신규위원들에게 경험을 전해주고, 연서 없는 고충민원접수 등 새로운 일을 일궈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의회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공무원 출신이기도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안병순 공동대표는 조례를 무시한 재임용은 악용될 수 있는 선례를 남길 수 있어 걱정이 된다면서도 "좋은 실적을 남기며 활동해 온 옴부즈맨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선한 의지와 훌륭한 철학을 가진 전임자가 남는 것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내무행정위원회 박평길(새누리, 개봉2·3동)의원의 경우에는 최 모 후보에 대해 강력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오랜 공무원 경력이 오히려 옴부즈맨 업무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최 후보가 서울시 감사담당관 출신으로 과거 현 이성 구청장의 부하 직원이었으며 서울시, SH 등 공공기관에서 30여 년 이상 활동해온 인물이라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현 구청장과 함께 일했던 직원인데다 오랜 공직생활로 선후배 관계가 얽혀 있을 수 있어 주민의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시민단체 출신 등 비공무원 출신이 옴부즈맨 자리엔 어울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단체 진영에서도 공무원 출신의 경우 관과 민의 입장이 갈릴 때 결정적인 순간에 관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며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최 후보에 대한 평가는 "강직한 인물로서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왔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감사원 출신이긴 하지만 관리자 직책을 오래 맡아 실무엔 부족한 것 같다" 등 구청, 구의회 내외부 의견과 평가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