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가 기권표 ?

구의회 내무행정위 표결 구설수

2014-12-23     박주환 기자

표결 당시 회의 석상에 없는 사람은 부재자일까, 기권자일까.

개인의원실 설치를 백지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던  지난 12일 구로구의회 예결위 계수조정에 앞서 오전부터 진행됐던 구의회 내무행정위의 안건심사 표결처리과정과 의회행정지원시스템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준 없는' 계속심사 요구와 표결 진행으로 절차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구의회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던 지난 12월 15일(월) 오전 10시 30분 쯤 이호대 의원의 신상발언을 통해 나왔다.

이 의원은  "내무위원회 '구로구 보조금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하 보조금 개정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슨 근거로 (해당 조례안의)통과를 거부하려 했는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이와 함께 표결 과정에서 자리에 없던 의원을 기권표로 인정한 사안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사안은 3일전인 12일(금) 오전 10시 구의회 5층 내무행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던  안건조례 심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내무행정위원들은 상정된 조례 등 총 12개 안건 중 4번째인 사회단체 등에 지원하는 보조금 관련 개정 조례안을 심의했는데 이때 상당수 의원들이 해당 사안에 대한 계속심사를 요구했고 점심 즈음 표결을 진행한 결과 계속심사로 넘기는 것에 대해 찬성 4표(윤수찬, 정동순,서호연, 박종여의원)  , 반대3표(박종현,박평길, 이호대, 기권1표(박용순)로  부결돼, 계속심사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오후2시 재개된 심의에선 표결시 참석하지 않았던 부재자 1명에 대해  기권표로 처리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이미 진행한 안건을 다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번안동의 절차를 거쳐,  만장일치로 '보조금 개정 조례안'을 원안가결시켰다. 결국 내무위 회의는 오후 3시 30분까지 이어졌고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의 시작은 오후4시 30분까지 뒤로 미뤄졌다. 

이 의원이 이 과정에서 문제제기 하는 바는 '보조금 개정 조례안'이 상위법령의 개정에 따라 마련하는 조례인 만큼  내년도  보조금 집행을 위해 애초에 계속심사로 돌려서는 안 되는 매우 중대한 안건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조금 개정 조례안'의 심사보고서에선 "상위법령인「지방재정법」의 개정으로 지방보조금 관련 예산의 운용, 관리, 지출에 대한 공통기준이 법제화됨에 따라, 구의 예산을 재원으로 하는 보조금 관리 전반에 관한 사항을 조례에 명시하고자 한다"고 제안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15일 신상발언을 통해 해당 사안을 계속심사로 돌리고자 했던 의원들의 본뜻이 무엇이었는지를 강력히 물었다.

12일 당시 내무위 심의를 지켜봤던 한 관계자는 "구로구의회 개인사무실이 백지화 될 것처럼 보이자 (의원들이) 항의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추후 반드시 문제제기 해야 할 사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회의 진행을 일임한 윤수찬 내무행정위원회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의원 3명이 계속심사를 요구해 계속심사에 대한 의원들의 동의 여부를 물었던 것일 뿐 어떤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계속심사를 요구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꼼수 아니면  무능한 의사진행"
12일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사안에 대한 표결과정에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보조금 개정 조례안'에 대한 계속심사 요구가 일자 내무위에선 이를 표결하기로 하고, 거수투표 결과 8명중 7명이 참석해 있던 상황에서 계속심사하자에 찬성이 4표, 반대가 3표이었고, 1표는 기권표 처리했다.

문제는 기권 1표다. 박용순의원이 투표 당시 현장 자리에 있지 않았는데 내무위에서 이를 기권으로 간주해 1표를 더했다. 1표의 효과는 크다. 만약 1표를 부재자로 명확히 하고 찬성4, 반대3으로 갔다면 해당 사안은 투표 의원 과반수를 넘겨 우려하는 대로 계속심사로 결정될 수밖에 없었다. 기권 1표가 있었기 때문에 과반수를 넘기지 못해 부결된 것이다.

한 의원은 "중대한 조례안인 만큼 이 건에 대해선 계속심사로 결정하는 게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기권1표를 끼워 넣은 것으로 본다"라며 "만약 그런 게 맞다면 전형적인 꼼수 정치고 아니라고 해도 무지에 의한 무능한 의사 진행"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를 진행했던 내무행정위원회 윤수찬 위원장의 입장은 다르다. 특정 의도로 기권 1표를 넣은 것이 아니라 의원 1명의 부재 사실을 모르고 표결을 진행한 후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을 알고 전화로 의사를 반영했지만, 이 같은 방식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번안동의 절차를 통해 재투표 했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내무행정위원 전원인)8명이 있는 줄 알았는데 1명이 없었다. 담당 직원이 (박용순 의원에게) 전화를 했더니 '기권표로 해달라'고 해 기권표에 포함시키고 부결이 됐던 것"이라며 "하지만 후에 자리에 없던 사람을 총원에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표결을 정확히 해야겠다고 생각해 번안동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배석했던 내무행정위원회 담당 배춘화 전문위원도 "잠깐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출석으로 보고 본인의 기권 의사를 반영했는데 현재 자리에 없는 의원은 표결로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위원장의 제안으로 번안동의를 진행했다"며 "표결을 다시 안했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지만 다시 정정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내무행정위에 참여했던 의원들 중 일부 의원들은 당을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같은 사태를 만든) 의원이나 사무국행정시스템 전반의 무능함을 보여준 사안"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개인의원실 백지화논의와 관련한 '감정적 심의'가 반영된게 아니었느냐고 보는 시각이 더 지배적이다.

또 자리에 없는 부재자를 기권표처리하는 회의진행방식이나 역할부재론이 나오는 의회지원시스템 전반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