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40' 넘어선 효행잔치
서서울생활과학고 졸업생들 졸업자축 경로잔치 열어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수궁동) 졸업생들이 궁동에 거주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90여 명을 교내식당으로 초대해 지난 16일 오후 12시 반부터 약 한 시간 반 동안 '2014학년도 졸업자축 경로잔치'를 열었다.
'졸업여행' 대신 해마다 '경로잔치'를 열어온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수궁동)의 전통이 올해에도 이어진 것이다. 1972년 동광실업전수학교로 개교한 이래 벌써 41년째.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식재료와 어르신들께 전달된 롤 케이크(90개), 백미(120kg, 6가마) 등은 380여 명의 졸업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진행해 마련됐다. 또 학교는 학교버스를 제공하여 어르신들의 이동을 도운 한편 노래방 기계 등도 마련해 '잔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올해 졸업생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삼계탕, 잡채, 각종 떡, 호박전, 김치전 등을 준비했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나와 음식을 준비했다는 국제조리학과 2학년 정현준 군은 "경로잔치를 준비하느라 일주일가량 정신이 없긴 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웃음을 보니 너무 즐겁다"며 "음식이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국제조리학과 2학년 김도영 양도 "저희는 그냥 '축제'라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 기분이 좋다"며 초대된 어르신들을 향해 "건강하시라"는 말을 건넸다.
이 밖에 국제조리학과 배종수·김대용·김민석 군, 인지원·이도경 양(이상 2학년) 등은 한 목소리로 "이 같은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행사에 초대된 어르신들도 이러한 학생들의 마음에 화답했다. 궁동노인회 이근풍 회장은 "말이 40년이지 이 같은 경로잔치를 해마다 여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날씨도 추운데 이 같은 잔치를 열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학교와 학생들에게 전했다.
또 남백자화(70), 최정규(75) 어르신은 "손녀·손자 같은 학생들이 만들어 준 음식이라 그런지 더 맛있다"며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만큼 앞으로 나라에 이바지 하는 큰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경로잔치에서는 '여흥의 시간'도 마련됐다. 친누나가 가수 진주 씨라는 학생회장 주범진(실용음악과, 3학년) 군은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고, 행사에 참여한 한 할머니와 함께 현철의 '내 마음 별과 같이'를 부른 전승환 교감은 제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나훈아의 '사랑'도 열창한 후 "내년에는 색소폰 연주를 어르신들께 선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