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회 이슈]구민회관에 구의원 개인사무실 '빈축'

시민사회단체 "철회"촉구 기자회견, 주민들 의회방청, 의회홈페이지 반대의견 줄줄

2014-12-06     박주환 기자
▲ 지난 2일 오전 구청장에 대한 구의원들의 시책질의가 열리고 있는 구로구의회 6층 본회의장. 구의원 개인사무실설치를 위해 3억4천만원 예산이 편성된 것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지역시민단체와 주민 수십명이 본회의실 안팎에서 의원과 구청장의 질의답변현장을 지켜봤다. 한 주부가 선 채 꼬박 두시간동안 거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듣고 있다.

구로구의회 의원들의 개인 사무실 공사 강행 움직임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과 제동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역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최근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관련 예산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나서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 문제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2·8>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관계자들이 이처럼 들고 일어선 것은 지난 11월 28일 금요일 제242회 구로구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가 끝나고 오후 2시 쯤 열린 의원총회에서 구의회 의원들이 의원 개인 사무실 공사를 원안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의원 개인사무실 공사는 이에 앞서 지난 11월 20일 구의회 운영위원회를 먼저 통과했던 사안으로 3억 4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이미 개인실이 있는 의장과 부의장을 제외한 14명의 의원에 대한 개인 사무실을 현 구의회 3, 4층에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경우 의회 사무국은 내년부터 구로구민회관 1층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안건은 지난 달 20일 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찬성 5, 반대 2로 원안통과 했지만, 이번 의원 전원이 참가한 총회에선 찬성 15, 반대 1의 결과로 통과됐다. 반대표를 던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김희서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의원이 찬성한 것이다.

김명조 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개인사무실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의원들은 "구로구의회에서 개인별 의원연구실 설치는 기초의회 20여 년 동안 숙원사업이었고 현재 우리구의원들은 비좁은 공간에서 상임위원회별로 4~5명이 함께 생활을 하다 보니 지역 구민들이 방문해도 개인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맘 놓고 대화를 나누지 못해 주민불편 해소차원에서도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하지만, 빠듯한 구로구살림살이 속에서 주민예산의 우선순위로 볼때 구의원 개인의원실이 당장 급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시민사회단체나 주민들의 이같은 의견은 구의회 내에서도 찬성표를 던지긴 했지만, 지역주민들과의 다각적인 토론등을 통해 시간을 갖고 합리적인 방안이나 시기를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일부 의원들의 생각과도 맥이 닿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은  구민회관의 1층 공간이 나온 만큼 지금 아니면 어렵다는 이유로 밀어붙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안으로 구의회 사무실을 이전하지 않고 구의원 11명의 개인사무실을 구민회관에 설치하는 방안 등 1억 원가량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내놓을 정도로 '개인사무실'계획을 고수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역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측에서는 11월 마지막 주말부터 관내에 현수막을 걸고 지난 12월 1일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의원 개인 사무실 설치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는 "구의원들은 불요불급한 예산 줄이기, 예산 낭비 감시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가뜩이나 재정이 바닥인 상황에서 오직 자신들의 편리함만 생각하여 개인 사무실을 신설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가용 수단으로 구의회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시책질의가 열리던 12월 2일 오전 9시 30분 경 구로구의회 정문 앞에서 "구로구의회는 의원 개인 사무실 신설 예산 3억 4천 철회하고, 교육·안전예산으로 편성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또 이날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 등 주민 20여 명은 구의회 본회의장 방청을 통해 개인 사무실 공사에 반대하는  김희서 의원의 시책질의와 이에 대한 구청장의 답변 등을 지켜봤다. 또 본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주민들과 구민회관 1층에서 12월에 사무실을 비워야 되는 상황에 처한 OK택배단 어르신 20명도 관련 시책질의를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현재 구로구의회 홈페이지 '의회에 바란다'에도  지난 11월 21일부터 의원 개인실 공사비 3억 4천 책정에 대한 비판 게시글이 거의 매일 같이 올라오고 있다. 12월 4일 현재까지 모두 25개가 넘는 반대 의견들이 대부분 실명으로 올라와있다.

이 중 노 모 씨는 "개인집무실 마련을 위해 3억 이상을 들인다? 실망이 아닌 절망이다. 구로구가 그리 돈 많은 자치구라 생각하는건지. 이제 선거도 없고 눈치 볼일들이 없다 이건가"라며 "구민들, 아이들, 구를 위한 결정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는 의회가 되길 머리 숙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 모 씨도 "구민들이 당신을 뽑았을 땐 그나마 당신이라면 하고 믿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믿음을 저버리지 말라"며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사무실인지 구로구를 찬찬히 살펴보고 말씀해 달라. 실망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 모 씨는 장문의 글을 통해 "각 단체마다 복지예산이 삭감되면서 지역 곳곳에서 현실적인 어려움과 요구들이 쌓여있는 시점이고, 문제제기를 할 때 마다 구로구는 예산이 없다, 장소가 없다로 늘 일관된 답변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구로주민들은 주민들의 편에 서는 의원을 원한다. 또한, 주민들의 현장, 삶속에 찾아와 주는 따뜻한 의원을 바란다. 개인집무실은 누구를 위한 집무실 인가· 진정 주민들과의 만남과 현안을 생생하게 듣겠다고 하시면 찾아 다니셔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