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 이모저모]진지한 행감...준비된 초선의원들

서울시상대로 자료수집, 주말에도 의회로, 문자로 주민의견수렴

2014-10-06     김경숙 기자

내무행정위원회와 도시건설위원회로 나뉘어 진행된 구로구의회 행정사무감사는 7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구의원 16명의 준비정도와 개별역량을 보여 주는 활동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22일부터 7일 동안 진행된 이번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기간 중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단연 '초선의원들의 돌풍'.

전체 구의원 16명 중 절반에 달하는 8명이 6월선거를 통해 구의회에 발을 디딘 초선의원들. 이들중 상당수가 구의원출마에 앞서 각자 해왔던 경력 등을 살려 비교적 꼼꼼하게 사안을 살펴보고 짚어보는 모습들을 보여 이목을 끌었다. 지난 7일간 의회 행감현장 분위기를 소개한다.

○… 새로운 의원들의 등장 속에 치러진 이번 17대 의회의 첫 행정사무감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면서 진지했다는 것.

오전10시부터 시작해 오후 4시를 전후해 마무리되는 대면감사나 청문감사에서 초재선을 떠나 대다수 의원들이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거의 자리를 뜨지 않고 질의를 이어 나가는 성실성을 보였다.

특히 15대 일부 의원들처럼 감사 중 여러 동료들이 보는 가운데 공무원들에게 소리를 버럭 지르는 경우나 감사한답시고 공무원을 불러놓고 농담따먹기식의 '시간죽이기' 감사를 하던 의원들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이 이전 구의회 행정사무감사와 다른 분위기중 하나였다 .

부서별 감사를 받기위해 대기 중이던 일부 공무원들사이에서는 "예전에 감사받을 때 000 의원이 고함지르고 해서 창피했적이 있었다"며 젠틀해지는 의회감사현장에 다소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 분위기 만큼이나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준비도 '진지'해 눈길. 이는 특히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는데, 김희서· 정대근· 박평길·김영곤 의원 등이 그들. 진보진영 정당 중 유일하게 이번 의회에 입성한 김희서 의원(노동당, 오류1-2동 수궁동)은 행감을 위해 서울시에 25개 자치구의 정보공개현황 등과 관련한 자료요청으로 '서울시속의 구로구' 실태를 파악해 감사에 임하는 등 폭넓은 정보수집활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범래 전 국회의원(구로갑)의 보좌관 등을 역임한 정대근 의원(새누리,고척1-2동 개봉1동)은 지난달 29일 진행할 남부교정시설이적지개발진행상황과 구로구시설관리공단 경영부실 등에 대한 청문감사를 위해 일요일인 전날 밤까지 의회에 나와 공부하며 자료준비를 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주말마다 의회에 나와 밤늦게까지 자료를 보고 검토하고 관련 기관들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알아보는 등 준비를 해왔다"는 정 의원은 실제 교정시설관련 감사 중 구로세무서, LH등 이적지 개발상황과 연관된 기관들의 생생한 고충이나 입장까지 거론하며 감사를 진행, 관심을 모았다.

양대웅 전 구로구청장 비서실장에서 선출직 구의원으로 지역활동을 시작한 박평길 의원(새누리, 개봉2-3동)은 인사, 기금 등과 관련한 다소 내밀한 사안까지 꿰뚫어가며 수면 밖으로 끌어내는 등 활발한 행정사무감사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구 집행부나 이성 현 구청장과 같은 당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일부로부터 상당히 '견제'받는 분위기.

박의원은 이번 첫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의견을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아는 주민 500명에게 보내기도 했다고한다. 이 중 실제로 좋은 제보 등이 들어와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공무원, 구청장비서실장 출신의 이력에다 지역내 '야권 의원'이라 현재 적지 않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지만, 다소 수위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황규복 전 구의회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영곤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고척1-2동,개봉1동)도 처음으로 맞는 행정사무감사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구로구옴부즈맨실을 찾기도 하고, 주말에 의회에 나와 자료를 준비하는 등 '준비하는 초선의원'으로서의 성실성을 보여 주변에서 '열심히 하는 의원'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기도.

○… 그러나 이처럼 공부와 준비를 하고 나선 행정사무감사이지만, 의원들사이에서는 올해도 구집행부에 요청한 '자료'에 대한 갈증과 불만이 터져나왔다. 구집행부의 불성실한 자료제출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행정사무감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확보를 위해 의원들이 제출요구한 자료중 일부는 의원들 손에 들어오기까지 수차례의 독촉과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뒤 들어와 제한된 시간동안 진행되는 행감기간 중에 관심있는 사안에 더 깊이있게 접근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한탄섞인 지적들이 이어졌다.

모 의원의 경우는 인사와 관련된 내용 파악을 위해 구청 임명직 직원들의 학력과 이력, 서류심사, 면접위원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신상정보노출우려'라는 이유로 받지 못했다고 답답함을 털어놓기도.

이 뿐만이 아니다. ~현황, 실태등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면 세부적인 정보가 담긴 자료가 아니라 '달랑' 한 장 짜리의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자료로 와 황당했다는 반응.

○…공무원과의 '자료전쟁'을 경험한 일부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때문에 나름의 확고한 전략까지 세워놓는 분위기.

앞으로 감사때가 아니라 '평상시'에 '보다 구체적으로' 자료를 요구해나가겠다는 것.

또 주요 사안은 구청장을 상대로 한 시책질의를 통해 정밀하게 짚고, 대책을 촉구하겠다는 얘기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축으로는 집행부의 파트너이면서 한편으로 주민을 대표한 건강한 감시견제라로서의 구의회 역할을 거의 느낄 수 없던 지난 16대 의회와 달리 17대 구의회는 무엇인가 '꿈틀'거리며 긴장감 있는 의회로 가고 있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 꿈틀거림이 주민을 위한 진정한 대표기관으로의 위상정립과 역할수행을 위한 '시작'일지 여부가 이제부터 구의회를 바라보는 관전포인트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