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구로생활자금 1억여원 회수 '비상'

"고척쇼핑상인에 무담보 대출… 협의대상 업체 부도"

2014-09-28     박주환 기자

제7대 구로구의회 박평길 의원(사진)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행정사무감사 중 2011년 경 구로구청이 생활안정자금을 법적 근거 없이 관내 고척쇼핑 상인들에게 지급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더욱이 구청이 지급한 이 금액을 추후에 구청에 환급하기로 상호 협약했던 고척쇼핑의 전 소유주인 정성E&G가 부도로 경매에 넘어가 지난 7월 매각된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지급금 환수가 어려워지게 되면서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최대 핫이슈로 떠올랐다.

박 의원과 구청 지역경제과에 따르면 구로구청은 지난 2010년 고척쇼핑 상인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2011년 3월 51명의 상인 중 47명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각 300만 원 씩 일괄 지급해 총 1억4100만 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구청이 이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이유는 이곳 상인들이 전 소유자인 정성E&G와의 명도소송에서 패소하는 데에 구청이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인데, 구청은 2008년 고척개발에서 정성E&G로 소유자가 바뀐 이후 당시 고척쇼핑이 관련 법령에 따라 시장으로 인정돼 이들이 입점상인의 지위를 인정 받을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법해석을 잘 못해 명도소송이 단행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

상인들이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오다 구청장선거를 앞둔 지난 2010년 4월 명도집행이 진행되자 구청 복도에서 60여 일 동안 입점상인 지위를 요구하며 점거 철야 농성을 이어왔다.

양대웅 구청장 시절 시작된 농성은 이후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이성 신임 구청장이 임기를 시작하던 7월 1일 농성을 접었는데 이는 구청 측이 입점상인지위 확인서와 함께 생활고 해소를 위한 기금지원을 약속했기 때문.

하지만 구가 이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상인측은 그해 7월 5일 재농성에 들어갔다가 입점상인 지위 확인서를 받고 7일 저녁 다시 철수했으며 기금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2차 철수 55일 만에 다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구청 기획경제과 측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때엔 고척쇼핑의 외형도 그렇고 자체 해석에 따라 전통시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나중에 중소기업청에 문의를 해보니 시장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듣게 됐다"며 "이 부분에 대한 실수는 물론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구청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상인들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기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획경제과는 또 "해당 지급금은 당시 소유주였던 정성E&G와의 협약을 통해 추후 PF대출이 이뤄지면 구청이 이를 소유주로부터 다시 돌려받기로 했었다"며 "당시엔 경기상황도 좋고 정성E&G가 경매에 넘어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즉 구청은 구청의 실수로 명도집행을 당하는 등 생활환경이 어려워진 상인들을 도와야할 도의적 책임은 물론 법적 근거도 있었기 때문에 지원을 결정했고 이에 대한 환수는 상인들이 아닌 소유주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평길 의원(사진)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구청이 지원결정을 한 것 자체 보다 고척쇼핑의 상인들이 원칙상 현재는 폐지된 '생활안정자금'의 지원 대상이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박 의원은 "생활안정자금은 구로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상인들의 대다수가 구로구 주민이 아니었음에도 이를 지급한 것, 무담보로 자금을 지원한 것, 각 상인들의 재정상황을 고려해 차등지급하지 않고 300만 원씩 일괄지급한 것 등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이밖에도 상인들에게 해당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없음을 당시에 알았음에도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여한 부구청장 주재 회의를 통해 이를 진행했던 것도 문제"라고 짚어냈다.

현재는 구청에서도 이 같은 절차상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정하는  상황이다.
구청 지역경제과 측은 "당시 고척쇼핑 상인들은 명도소송에서 패한 상황이라 담보로 할 만한 것이 없었고 절차상 문제의 소지가 될 부분은 있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상인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구는 또 생활안전자금의 회수가능성에 대해  "지난 7월 소유주가 바뀌긴 했지만 정성E&G라는 법인은 살아있기 때문에 추후 사업이 진행된다면 구청이 상인들에게 지급한 1억4100만 원을 환수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유자가 바뀌어도 고척쇼핑 시장정비사업 시행자로 지정된 건 여전히 정성 E&G이고, 새로운 소유자가 이를 진행하려면 정성E&G는 물론 구청과의 협의가 불가피하므로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지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고척쇼핑은 23층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사업 승인이 떨어진 만큼 새로운 소유주도 사업 진행을 위해 적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행감을 진행하면서 구청으로부터 올 12월까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정성E&G 측과 새 소유주가 어떤 관계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구청의 예상대로 새 소유주가 움직일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박 의원은 또 "정성E&G 가 부도나면서 주민들에게 지급해야 했던 20억 원 중 나머지 15억 원을 보상해야 하는 업체가 사라져 이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도 거세질 것"이라며 사업 진행 과정에서 구청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로구청 지역경제과는 "고척쇼핑의 개발은 1억4100만 원에 대한 환급은 물론 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체하기 아까운 사업이기 때문에 이대 대한 협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