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민의 민원제기 7년

"혐의 없다면 그 이유라도 알고 싶었던 것인데..."

2014-07-21     박주환 기자

지역주민 A씨 외 30명은 지난 5월 30일 구로구옴부즈맨실에 7년전 구로구내에서 진행된 한 주택재개발사업과 관련해 '해당사업 부지 내의 한 공장건물을 특정무허가건축물대장에 주거용도로 등재하고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도록 도운 공무원의 행위'와, '관리처분 당시 사망자 2명이 등재된 조합원 명부를 구청이 인가한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며 감사를 청구했다. 

A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7년 간 구청은 물론 서울시,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모두 묵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감사청구 조사를 담당한 이득형 옴부즈맨은 "파헤쳐보니 청구인의 주장에 개연성이 있어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고 판단되지만 증거가 없어 밝혀낼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설령 관련 증거가 나왔다고 해도 공무원의 징계 시효인 '행위로부터 2년'이 지난 문제기 때문에 청구인이 만족할만한 처분을 내릴 수도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해당자료의 공개와 상황에 대한 설명이 관공서 차원에서 진즉에 이뤄졌다면 A씨가 7년이라는 시간을 허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7년 동안 청구인을 고생하게 만든 데엔 공무원들에게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애초에 적극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설명했다면 해결될 수 있는 민원이었는데 미온적으로 대하니까 공무원들이 위조하고 합작했다고 의심하게 된 것"이라며 "고질민원이나 큰 문제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민원인에게 오해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구인 A씨도 이 같은 지적에 적극 동의했다.
A씨는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후에 무혐의 판결이 나와서 구청이 무슨 자료를 제출했는지 보고 싶어 이를 요청했는데 정보공개신청도 거절당했다"며 "혐의가 없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라도 알고 싶었는데 그것마저도 안 된다니 무척 답답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원래 무허가대장에 등록돼 있던 내 건물은 보상대상에서 제외하고 다른 공장 건물은 주거용으로 바꿔서 무허가대장에 등재해 분양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계속 문제제기를 해왔던 것"이라며 "어디에서도 만족할만한 답변이나 자료를 내주지 않아 지난 7년간 속앓이만 해왔다"고 토로했다.

A씨에 의하면 A씨 건물은 결국 법원에 의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인정받았지만, 조합 해산을 전후한 시점이라 해당 보상을 받지 못했다.

구청 측에선 이 같은 민원내용에 대해 구청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먼저 문제가 된 공장건물은 2006년 관리처분계획인가 당시 무허가건축물 관리대장에 주거용으로 등재가 돼 있었는데 이 용도가 주거용이 아닌 공장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거용 등재 여부는 공장이라도 내부시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 경우 현재 당시의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사망자를 조합원 명부에 등재하고 누군가가 이를 가로채 분양권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망자들은) 행방불명자로 처리돼 있었다.

구청은 주택재개발 관리처분계획인가 시 일일이 조합원이 사망자인지 여부를 확인해야할 의무가 없다"고 답변했다.

게다가 이 행방불명자들은 건축물 보상 대상자일 뿐 분양권 부여 대상자가 아니므로 누군가가 분양권을 가로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옴부즈맨 이득형 위원도 이 같은 구청의 해명엔 일부 동의를 표했다. 그는 "공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주거할 수 있는 살림살이가 마련돼 있으면 대법원 판례상 주거공간으로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민원인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정보공개요청 하라' '규정상 보여줄 수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오해를 풀려는 공무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옴부즈맨측은 무허가건축물등재로 인한 문제가 추후에 또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4년 12월까지 기존무허가건축물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주거용의 경우 입증자료를 첨부해 보관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