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청장 선거 막바지 핫쟁점 '활활'
재정자립도 수치 오류, 알았다 몰랐다 공방
6.4 지방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재정자립도 오타와 구 살림살이 개념 등을 둘러싼 구청장 후보간의 공방이 뜨겁다.
후보간 공방의 발단은 지난 26일경 공개 된 12쪽 분량의 새누리당 최재무 구청장후보의 선거공보책자에 실린 자료의 '오타' 확인에서 비롯됐다.
유권자 가정에 전달 된 최 후보의 공보물 9쪽에는 '구로구 살림살이 해마다 줄어들어!'라는 제목 아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구로구 재정자립도를 영등포구와 비교, "현 구청장 이후 구로구 재정자립도는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 2014년에 겨우 27.1%에 불과했습니다. 구로 곳간 안전에 빨간불"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문제는 비교를 한 영등포구의 2014년도 재정자립도가 68.8%로 기재 되어있는데, 이 수치의 출처였던 서울시 제공 재정정보공개시스템인 희망서울 클린재정의 자료 오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월요일 이던 지난26일 현재 정정된 2014년 영등포구 재정자립도는 전년보다 7% 포인트 가량 떨어진 42.4%였다.
본지가 서울시 데이터센터에 확인한 결과 최재무 후보의 말대로 26일 정정하기 전까지 영등포구 재정자립도는 68.8%로 기입돼 있었다. 서울시 담당자는 이와관련 "(이 성 후보와 같은 정당소속의 구로갑 국회의원인)이인영 의원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확인 해보니 (25개 자치구 가운데) 영등포구만 오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서울통계에서 자료를 가져오던 중 오타가 난 것 같고 그날(26일) 바로 (42.4%로) 수정이 이뤄졌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최재무 후보측은 이같은 영등포구 재정자립도 '오타'에 대해, 공신력있는 서울시 재정정보공개시스템 자료라 확실할 것이라 믿었으며 이같은 오류가 있을 것이라 누가 생각했겠느냐고 항변했다.
구로선관위도 이와 관련해 이의제기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로선관위 관계자는 "이 후보 측에서 이의신청을 가지고 왔는데 이의신청은 경력, 학력 등에 관한 걸 가지고 해야 해 이건 해당 건이 아니라 들어와도 각하 된다고 말했다"며 "자체적으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를 보고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허위 인용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용자체에 악의가 없었다는 구로 선관위의 판단에 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성 후보 진영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하는 지점은 오히려 공보물이 나오기 전, 사실관계를 인지한 시점에서 조치여부를 둘러싼 의도성 논란 공방이다.
이성 후보 측은 선관위 공보물 제출마감일인 23일보다 4일 전인 5월 19일 구로타임즈 주최로 열린 구청장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최재무 후보가 영등포구 재정자립도 수치를 잘못 얘기해 (42%라고) 이를 두 차례나 정정했다며 "토론회에서 충분히 인지가 됐다면 확인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모든 자치구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졌고 영등포구만 한 해에 갑자기 20%가 올랐다면 충분히 의심해 볼만한데 의심없이 그대로 인용한 건 문제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 진영은 이에 따라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로타임즈 토론회 중 최재무 후보에게 "2014년 영등포구 재정자립도는 68%가 아니라 42%"라고 분명하게 공개 지적을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보 책자에 게재했다며 의도적 네거티브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성 후보 측은 이 보도자료에서 "서울시 재정정보공개시스템의 단순 오타와 '살림살이'라는 애매한 용어를 교묘하게 엮어 마치 영등포구는 예산규모가 늘고 구로구는 줄어든 것처럼 주민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2009년 2,818억 원이던 구로구의 예산은 올해 4,055억 원으로 오히려 1,237억 원이나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영등포구 재정자립도 수치 오류와 관련해, 최재무 후보 측은 "우리가 서울시에서 올려놓은 걸 믿어야지 다른데서 확인할 일은 없었다"며 "서울시가 1천 만 시민에게 제공한 자료를 일일이 전화해서 확인할 순 없었고 수치가 틀렸다면 명백한 서울시의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또 토론회에서 알게 된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보물을 수정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최후보 측 관계자는 "토론회를 하면서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후보가) 다른 내용을 준비하다보면 못 들을수도 있다"며 "그같은 부분을 우리에게 서면으로 전해왔다면 정확하게 인지했을텐데, 우리 측은 정확하게 인지되지 않았다. 우리가 조사한 자료 는(공보물 제출시점인 21일까지) 변화된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 후보 측은 이와함께 "클린재정 수치가 잘못된 걸 알았다면 선거공보 내용을 수정했을 것"이라며 "우리에겐 영등포구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구와 구로구와의 비교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현재 재정자립도의 의미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 차이도 커 이에 대한 공방도 만만찮다.
먼저 최재무 후보 쪽은 재정자립도 자체가 낮은 건 맞고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내놓는 등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후보 관계자는 "관련 대책은 다 같이 고민을 해야겠지만 일단 낮은 부분이 있으면 그 메시지를 겸허히 수용해야지 그것만(영등포구 재정자립도 수치) 가지고 자꾸 이야기를 하면 숲을 봐야 하는데 나무를 보는, 개념 자체를 잘못잡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후보 측은 이에 대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구로구의 재정자립도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최 후보 진영의 자료에 의하면 구로구의 올해 수입이 지방세와 세외 수입을 포함해 1,070억6,000만 원인데 공무원 인건비와 물건비 등을 제하고 나니 36억6,500만 원만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올해 예산 중 58억 원의 자원봉사센터 매각이 없었다면 직원 월급도 못 줄 뻔 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성 후보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지방자치단체 세입 중엔 정부에서 내려주는 교부금이 있는데, 이 또한 정부에서 지자체에 의무적으로 줘야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자기 세입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최 후보 쪽은)우리 세입만 말한 건데 교부금을 더해야만 자기세입이다"라며 "자체적으로 받은 세금만 가지고 자기 인건비를 내는 것은 전국의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그것은 못 한다"고 반박했다.
또 "살림살이는 구 예산 즉 재정규모를 말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최재무 후보가 재정자립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구로구의 살림살이가 해마다 줄어들었다고 공보물에 게재한 것은 지방행정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 모든 구의 재정자립도가 매년 4-7%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유독 영등포구만 한 해에 무려 19.4%나 늘어날 수 없다는 점, 강남구보다 영등포구가 높기 어렵다는 점은 지방행정을 조금만 이해해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기초의회 4선 경력의 최재무 후보가 단순 오타로 잘못된 허위수치를 그대로 공표해 상대를 흠집 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식 밖의 일이다"고 말했다.
선거 막바지로 들어서면서 불거진 '재정자립도와 살림살이' 공방이 구청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