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소리]"오류시장 시설현대화라도... "
오류시장에서 근 30여 년간 방앗간을 운영해 온 김영동(61) 씨는 시장의 재건축 성사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오류시장 공매시 2010년 신산디앤아이에 낙찰된 후 초기엔 재개발 논의가 진행되는 듯도 했지만 지금은 개발의사는 물론 업체의 여력도 엿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김 씨는 오히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또 경매에 넘어갈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신산디앤아이 측이 재개발에 대한 의지를 접고 매각 의사를 보인지도 꽤 된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씨의 말 속에선 실망보다는 체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듯했다.
구로구청 지역경제과에서 들은 얘기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구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재개발에 대한 의지와 자금력을 동반한 주체가 나타나야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겨날 것 같다"며 "현재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와 함께 방앗간을 운영하는 부인 서효숙(55) 씨는 시장점포를 개인들에게 분양 시킨 후 상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시장의 활기를 먼저 되살리고, 구청이 시장정비사업이나 시설현대화를 통해 도와주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현재 토지주가 점포를 몇 개 내놓는 다면 매입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서 씨는 오류시장의 상권은 죽었지만 인근의 유동인구는 아직도 많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근방에 숙박업소들이 많아 외국인 관광객들이 싸게 묵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매일 같이 관광버스가 여러 대 드나든다는 것이다.
서 씨는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이 근처에 숙박업소가 굉장히 많아 값싸게 머무르려는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고 있는데 가까운 데 전통시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장사할 수 있을 만큼만 길과 건물들이 재정비 되면 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다시 시장이 살아날 수도 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씨 부부는 오류시장 내엔 아직도 10개의 점포가 남아있다고 했다. "우리 가게는 꼭 시장에 들어오지 않아도 외부에서 주문 제작이 많이 들어와 사정이 괜찮은 편이지만 어떤 집은 벌이가 1년 사이에 반이나 줄기도 했어요. 그래도 여기를 뜰 수가 없는 것은 새로 가게를 얻으면서 지불해야 할 권리금이나 임대료를 생각하면 불편하더라도 오히려 남아있는 게 훨씬 이익이기때문이죠."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할 문제로는 을씨년스러운 소방도로 정비를 꼽았다. 이 도로는 오류시장을 관통하며 시장 출입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오류동 먹자골목을 지나 오류경서농협방향으로 이어져 두 지역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곳이다.
김 씨는 "2년 전 무렵 구로구가 이 길을 가림막으로 막고 폐쇄하려고 해 구청장님께 사정하고 주민들의 서명을 모아 겨우 막은 적이 있다"며 "나중에 재건축이든 재정비이든 이 도로는 소방도로로 활용해야만 할 테니 가능하다면 이 도로라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구청 지역경제과 측에 의하면 개인분양에 따른 시설정비와 관련해, 전체 오류시장 소유지분의 50%이상을 개인들이 갖게 된다면 시설현대화 등을 진행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역경제과는 "오류시장은 현재 시장으로 인정이 돼 있는 상황이다"라며 "만약 개인 소유지분이 50%를 넘게 된다면 시장정비사업이나 시설현대화 등을 추진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는 다만 현재 오류시장의 80%이상을 신산디앤아이가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할 분양하는 방식에 이득이 없다면 신산 측이 분할 매각을 고려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또 소방도로 정비에 관해선 "그 곳이 도시계획시설 상 도로로 지정돼 있는 것은 맞기 때문에 어떤 주체가 재건축을 한 후에 기부채납 받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는 도로 주변이 개인의 소유라 도로를 정비하고 넓히는 일에는 보상 문제가 얽혀있어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