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설계변경 '도마'에

2014-02-10     박주환 기자
▲ 구로구옴부즈맨의 청렴계약감시결과 신도림동 십자로의 잦은 설계변경과 음식물 폐기물 위탁업체 수의계약이 지적됐다.사진은 개통전 십자로 공사현장.

구로구청 청소행정과의 음식폐기물 위탁처리업체 수의계약과  신도림 십자로 건설과정의 잦은 설계변경이 도마에 올랐다.

구로구 옴부즈맨은 지난달 27일과 28일 이같은 내용의 청렴계약감시활동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 감시 결과 청소행정과는 특별한 적격심사과정 없이 동일한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위탁해왔고, 도로과는 신도림동 십자로 건설 시에  설계변경을 총 4차례 진행해 불필요한 예산 증액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 음식물류 폐기물 위탁계약 =  이득형 옴부즈맨은  청소행정과 음식폐기물 위탁계약과 관련한 문제점으로 관례적인 수의계약, 적격심사과정 부재, 처리비 절감 노력 미흡 등 세 가지를 지적했다.

청소행정과에 따르면 구로구청은 A업체와 2006년, B업체와 2008년, C업체와 2012년부터 수의계약을 맺고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 왔다.

이득형 위원은  "음식물류 폐기물 위탁관련 수의계약 관행이 구로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특정 업체와 오랫동안 계약관계가 유지 될 경우 유착관계가 형성될 여지가 있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은 또 청소행정과가 수의계약의 근거로 제시한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제1항 8호 사목에 대해 법제처의 법령해석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이 위원이 제시한 법제처의 법령해석에 따르면 해당 항목에서 말하는 '다른 법령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위탁받거나 대행할 수 있는 자'란 다른 법령에 그 기관의 명칭이 명시된 기관이어야 한다.

따라서 폐기물 관련법령 어디에도 특정 업체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므로 수의계약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만약 지자체의 사정상 수의계약에 의해 민간업체를 선정하게 되더라도 수행능력, 경영상태 등에 대한 적격심사를 시행해 업체를 선정해야하지만 구로구는 이를 간과해왔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은 또 이 같은 계약과정에서 처리비 절감에 대한 노력도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평균 1톤당 9만 원 가량으로 계약할 수 있는 공공시설과의 계약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구로구의 톤당 처리비는 11만 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행정과는 이 같은 지적들에 대해 먼저 업체 선정 폭이 매우 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소행정과 담당자는 "공공처리시설의 경우는 이미 처리량이 한계에 가까워 새로 계약을 맺기가 매우 어렵고 서울시가 주로 계약을 맺고 있는 경기도 권의 업체들도 개수가 한정돼 있다"며 "업체들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담합을 형성하고 있어 공개경쟁입찰을 시행해도 참여도가 높지 않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소행정과는 처리비 절감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2013년 음폐수 해양배출이 금지됨에 따라 (사)한국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협회의 거센 반발로 12만7000원 이하로는 계약하지 않겠다는 담합이 형성돼 이 같은 상황에서는 가격을 무조건 낮추는 계약보다 업체와의 신뢰관계를 유지해 안정적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체에 관한 적격 심사 과정 부재에 대해선 미흡했음을 인정하며 추후 계약시 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십자로 도로개설 공사 = 차태환 옴부즈맨은 신도림 십자로 건설에서 4차례나 설계변경을 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설계변경으로 인해 도급금액이 당초 5억413만원에서 1억6366만 원 증가한 6억6779만 원으로 늘어나 증액된 만큼 수의계약을 체결한 꼴이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로구청 도로과는 2012년 5월 착공이후 2013년 8월 30일 준공 전까지 설계를 모두 4차례 변경했다.

 변경 내용은 철거대상 건물의 외장재 등 지정폐기물 처리, 도로개설 구간의 주택내 방치 혼합폐기물 처리, 기존도로 하수관 교체, 가로수 제거, 자전거 도로 분리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차 옴부즈맨은 그러나 이 변경된 내용 등은 설계작업 전, 철저한 현장조사가 진행됐다면 대부분 미리 반영될 수 있었던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차 옴부즈맨은 보고서에서 "예산절감을 위해 도로과 자체에서 (실시설계를)행함으로써 설계용역업체처럼 설계변경을 최소화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 철거대상 건물의 외장재 지정폐기물처리, 도로개설 구간의 주택의 방치 혼합폐기물 처리, 주택지의 현황도로 콘크리트 철거 처리, 철거대상 건물의 방치혼합폐기물 처리, 경인로 교통섬 개선 등은 실시설계단계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사항"이라며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도로과가 공사 중 교통신호기 설치를 위해 낸 긴급입찰공고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긴급입찰공고의 경우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난 등 불가피한 때에만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긴급입찰공고를 통해 입찰서 제출 마감일을 7일에서 5일로 줄인다고 해도 이틀 차이라 그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짧아진 기간만큼 입찰 참가자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청 도로과는 이같은 옴부즈맨지적에 대해 설계변경은 현장에 따라 당초 설계와 다른 부분이 있어서 수시로 바뀔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도로과 관계자는 "지정폐기물 처리 등은 내부를 뜯어봐야 알지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라며 "기와 밑에 슬레이트가 있을 수도 있고 그 밑에 또 유리섬유 같은 것도 천장위에 쫙 깔려 있을 수 있는데 설계 단계에서 그런 모든 건축자재를 조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통신호기 긴급입찰공고와 관련해서는 도로개통 시기에 주민들이 곧바로 도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긴급공고를 낸 것이라고 전했다.
 
◇ 고질적 문제들 '반복' =
    이번에 감시결과를 발표한 차태환옴부즈맨과 이득형옴부즈맨은 구로구청의 고질적인 문제로  이번 청렴계약감시결과에서도 드러난 수의계약과 설계변경을 꼽았다. 옴부즈맨 활동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지적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구로구 옴부즈맨실의 차태환 위원장은 "수의계약을 통한 계약연장은 부패 고리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수의계약은 관련법령에 따라 기본적으로 20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하고 그러한 때에도 불가피한 사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옴부즈맨은 오는 6월 즈음 지금까지 실시해온  조사내용과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매뉴얼을 책자로 만들어  각 부서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옴부즈맨 측은 이 설명서가 배부되면 특히 담당 부서가 바뀌는 등 업무 변동 발생시 공무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옴부즈맨은 또 설계변경과 관련한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용역설계시  현장감독실을 실시하고 설계변경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여기에 옴부즈맨 위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설계변경 과정에서 무의미하게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최소화 될 것이라고 차태환 옴부즈맨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