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기획_사람들]석유사러 4km 도보
안차랑 어르신
2013-12-09 구로타임즈 기획취재팀
안차랑(72, 남) 어르신은 60여 년 전, 초등학교 무렵 항동으로 이사를 왔다. 본래 고향은 서울 마포였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당시에 이사 와 살기 시작한 집이라고 했다.
안 어르신의 말에 따르면, 어르신이 항동으로 옮겨왔던 당시엔 점심밥을 챙겨 먹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각 가정에선 밀가루와 설탕을 조금이라도 나눠받기 위해 2km 가량을 걸어 나가야 했다. 당시엔 호롱불을 켜고 사는 것도 일상이라고 했다. "특별한 날이나 촛불 켰지 촛불도 맘대로 못 켰어. 돈이 없으니까 초를 못 사서 석유를 저 부천 어디로 가서 아마 4킬로미터도 넘을 건데 거기를 걸어가서 석유를 사왔지. 한 달에 한 번씩 사다 썼어. 내 기억엔 전기 들어온 게 아마 30살 쯤 됐을 때인 것 같아"
안 어르신은 먹고 살기 엄혹했던 시절을 보내왔지만 20대 중반 무렵엔 당시 대기업이라고 부를만했던 동신화학에 입사해 남들 보다 많은 월급을 받았다. 당시 동신화학 사장의 아들이 결혼할 때 준 기념접시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안 어르신에겐 당시 동료들과 미팅도 하고 영화관도 가며 함께 나눴던 추억을 회상하는 일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인 것처럼 보였다.